예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캠핑장이 있었다.

강원도 영월의 원시 속에 감추어진 공간, ‘새막골캠핑장’.

하지만 강원도라는 지역의 특성상 눈이 많은 동계 시즌에는 개장하지 않기에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던 그곳. 봄을 맞아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찾아보기로 한다.

‘도안지’라 불리었던 천혜의 요새, 새막골

서울에서 출발한 지 세 시간이나 되었을까.

영월군 수주면으로부터 시작되는 굽잇길을 돌아 캠핑장으로 가는 길이 조금은 험난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도안지’라 불리었던 이곳은 고려말의 충신인 운곡 원천석 선생이 충절을 지켜 은거한 곳으로 원천석은 고려가 망하자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에 숨어 살며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 태종이 3번이나 찾아와 벼슬에 나가라고 부탁하였으나 학문에만 힘쓰다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지는 역사의 느낌일까. 드디어 눈에 들어오는 캠핑장의 모습은 오지 속에 있는 천혜의 요새라는 느낌이다.

구룡산과 서마니강의 절경에 빠지다

동쪽으로 펼쳐지는 구룡산의 절경과 캠핑장의 옆을 타고 흐르는 서마니강(주천강)의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아직도 겨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곳의 모습이 조금은 생소하기도 하지만 낚시와 물놀이에 그만일 것 같은 자연환경에 그새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낚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낚시 도구는 언제든 대여할 수 있으며 낚시 전문가였던 캠장지기가 알려주는 비밀의 장소에서 짜릿한 손맛도 느껴볼 수 있다. 

캠장지기가 손수 돌과 통나무를 이용해 표시해 둔 사이트들은 정갈하고 예쁘게 정리되어 있고 사이트마다 꽂아둔 번호판들도 꽤 멋스럽다. 세월을 모르고 시름을 모를 것 같은 인간과 자연의 어우러짐이 가능한 이곳. 오직 바람과 물의 소리만이 가슴을 흐르니 세파에 찌든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에 이보다 더한 곳이 또 있을까.

이곳의 캠장지기인 ‘새막골’님은 학생 때부터 취미로 그린 대학신문의 만화 실력으로 각종 캠핑 관련 카페와 미디어 등에 캠핑장의 일화를 카툰으로 연재하는 인기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캠핑장 곳곳에서 보여지는 독특한 색감과 디자인들이 그의 탁월한 미술적 감각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캠핑장 한쪽의 낡은 칠판의 모습이 나를 아련한 추억 속으로 이끈다.

아이들이 분필을 들고 마음껏 낙서할 수 있도록 배려한 덕분에 이곳을 찾는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이며 벽면으로 키를 잴 수 있게 하여 직접 그 수치를 기록해둔다. 다음에 다시 찾았을 때 얼마나 컸는지 직접 비교해 주는 캠장지기의 마음이 따뜻하다. 

강원도는 강원도이다.

이미 시작된 3월 말의 봄을 마치 시샘이라도 하듯이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종잡을 수 없는 이곳의 날씨 덕분에 캠핑하던 사람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하고 눈 내리는 서마니강의 물결은 가는 겨울과 오는 봄의 마지막 이별 의식으로 굽이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캠핑

새막골의 밤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온다.

오후 5시면 시작되는 강원도 깊은 산중의 밤은 텐트마다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정겨운 속삭임들의 시작이다.

캠핑은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가장 탁월한 선택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자연과의 만남.

새막골의 품은 이를 즐기기에 너무도 충분하다.

[캠핑장 이용 정보]

'새막골 오토캠핑장'은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두산리 304-2에 있으나 간혹 내비게이션이 다른 길로 안내하기도 한다. 거의 다 도착할 무렵 만나는 ‘두산교’로 좌회전하여야 한다. 홈페이지(http://cafe.naver.com/saemakgol)를 통해 사전 예약하여야 하며 총 37동의 규모로서 철저한 싸이트 지정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단체는 정중하게 사양한다.

강대현 캠핑칼럼니스트 〈탑라이더 wowday34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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