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다니다 보면 가끔은 멀리 떠난다는 것이 힘겨울 때가 있다.

주말의 차량 정체, 장거리 운전의 피곤함 같은 이유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번잡함은 더하기만 하니 모처럼의 여유와 휴식을 즐기고자 떠났던 캠핑에서 오히려 피곤만 더 쌓여오기 일쑤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여유롭고 나무와 숲이 풍성한 곳.

오히려 적막함마저 느낄 정도의 휴식이 가능한 캠핑장은 없을까.

오늘, 그곳으로 함께 떠나 보자.

▲ 한국 스카우트연맹 중앙훈련원.

서울 강서지역을 출발한 지 30여 분. 이제 출발인가 싶은데 벌써 도착이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200-5번지에 있는 한국 스카우트연맹 중앙훈련원.

2009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 가운데 하나인 서삼릉의 인근으로 청소년들의 야영 활동과 각종 교육은 물론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지만 일반인에게도 비정기적으로 야영장을 개방하고 있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 한적하고 여유로운 야영장의 모습

예약 확인과 영지 안내를 받기 위해 본관으로 향하는 길에는 풍성한 나무들이 가득하다.

야영장의 모습은 그저 한가롭고 평화로움 그 자체의 모습이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야영장의 모습에서 마치 시골학교의 교정을 걷는 듯한 기분마저 느껴지고 독특한 건물의 외관 또한 찾는 이의 눈길에 새롭다.

▲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손수레로 짐을 옮겨야 한다.

이곳에서는 혹시 모를 청소년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손수레로 짐을 옮겨야 한다. 조금은 생소한 수고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옮겨야 하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고 평지로 이루어져 크게 무리는 없다. 오히려 도심에서는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체험이 신선하다고나 할까.

공간의 자유가 주는 쾌적한 캠핑

▲ 이곳 야영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여유로움이다.

이곳 야영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여유로움이다.

어느 영지에서든 넉넉한 공간과 번잡하지 않은 평화로움이 캠핑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부 사설 캠핑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공간적 자유가 캠핑에 즐거움을 더한다. 

▲ 야영장의 중앙에 있는 운동장.

야영장의 중앙에 있는 운동장. 이곳에서 아이들은 얼마든지 뛰어놀아도 좋다. 많은 캠핑장을 다녀보지만,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찾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축구공 하나 던져주고 느긋하게 의자에 앉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휴식이며 행복이다.

사계절 언제든 좋을 세월의 여유

▲ 야영장 전경

이곳 훈련원이 최초로 문을 연 때는 1968년이다.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크기를 더한 나무들이 야영장의 곳곳을 채우고 있다. 여름철에는 해먹을 걸기에도 충분하고 그늘을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은 환경이며 가을에는 풍성한 낙엽으로 유명하다. 드넓은 야영장을 여유롭게 산책하다 보면 여기가 과연 서울의 한편인가 싶을 정도의 한적함마저 느껴진다.

캠핑장의 밤이 찾아든다. 여느 때보다 조금은 큰 웃음이 미안하지 않을 넉넉함. 서울과 인접한 곳에 이토록 평화로운 캠핑장이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진다. 3월도 어느덧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평화, 여유 그리고 휴식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를 온몸으로 느껴보는 캠핑. 참으로 행복한 계절, 3월이다.

[이용 정보]

반드시 홈페이지(http://scoutcenter.scout.or.kr)를 통해 사전 예약하여야 하며, 청소년 수련 활동이 있을 때에는 이용할 수 없으므로 개방 여부를 미리 확인할 것. 온수 및 전기의 사용과 수세식 화장실의 이용이 가능하나 샤워장은 동계에 이용이 제한된다. 서울외곽순환도로 변에 있어 저녁으로는 약간의 차량 소음이 거슬릴 수 있다.

강대현 캠핑칼럼니스트 〈탑라이더 wowday34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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