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2인승 수입 소형 스포츠 쿠페가 늘고 있다. 아우디 TT는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고 폭스바겐 시로코, 혼다 CR-Z, 푸조 RCZ 등 각기 개성이 뚜렷한 소형 스포츠 쿠페가 선보여지고 있는데 그 정점에 있다 할 수 있는 차가 바로 미니 쿠페다.

미니 쿠페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엔진이 장착됐다. 특유의 고카트(Go-Kart)적인 느낌은 미니의 여러 모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좁은 도로나 와인딩 로드에서의 짜릿함은 웬만한 고성능 스포츠카 못지않다. ‘자동차의 본질’을 논하려면 적어도 미니 쿠페정도는 돼야한다.

▲ 정식 명칭은 미니 쿠퍼S 쿠페다

미니의 중에서도 가장 미니다운 미니 쿠퍼S 쿠페를 시승했다.

◆ 미니 쿠페로 향한 수많은 시선을 즐겨라

과감히 뒷좌석을 들어냈다. 사실 컨트리맨을 제외하면 미니의 뒷좌석은 다소 옹색한 면이 있었는데, 그걸 생략하니 차량의 무게가 조금 낮아지고 강성이 향상되는 장점이 따라왔다. 가장 좋은 점은 여자친구의 친구들까지 바래다 줄 필요가 없어진 점이다.

사실 미니 쿠페는 쿠퍼보다 작지 않다. 미니 쿠페는 일반 쿠퍼모델과 너비, 휠베이스는 동일하지만 길이는 29mm 길고 높이는 22mm 낮다. 높이가 매우 낮아져서 바닥에 착 달라붙은 느낌이 크게 들고 미니 특유의 각진 디자인도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작게 보일 뿐이다.
▲ 미니 쿠페는 미니 모델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모습이다

동글동글한 모습이 귀엽다. ‘헬멧 루프’라고 불리는 루프 디자인이 적용됐다. 어색하지 않고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디테일도 뛰어나다. 루프 끝 부분은 구멍이 뚫려있어 공기흐름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루프는 기본적으로 바디컬러와 다른 색상이 적용된다. 개성 있는 얼굴에 튀는 옷까지 입은 셈이다. 보닛과 루프의 스트라이프는 미니라서 소화할 수 있는 장신구인 듯 하다.

미니 쿠페에는 BMW그룹 최초의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됐다. 시속 80km 이상으로 주행 시 저절로 올라온다. 수동으로도 작동이 가능하다. 실내 룸미러를 통해 저절로 작동되는 리어 스포일러를 보는 맛은 뿌듯하다. 내가 정말 신나게 달리고 있구나.

◆ 미니는 외관보다 실내가 더 귀엽다

미니가 수많은 여성들의 드림카로 각광받는 이유는 귀여운 외관 못지않은 실내 디자인을 갖췄기 때문이다. 미니 쿠페의 실내 디자인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는 아기자기하다. 미니 특유의 스티어링휠,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커다란 계기반과 비주얼부스트,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각종 버튼과 독특한 조작 방식, 클래식한 송풍구와 우뚝 솟은 기어노브 등은 여성들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 미니 쿠페의 실내는 아기자기하다

생긴 것은 장난감같이 보이지만 완성도는 뛰어나다. 소재나 마감을 살펴보면 대충 모양만 예쁘게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내 공간은 건장한 성인 남성 2명이 타도 넉넉하다. 머리 공간 확보를 위해 천장을 움푹하게 파놓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또 곳곳에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시트 뒤편에는 여러 개의 가방이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실내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통로도 마련돼 있어서 스키같이 긴 물건을 실을때는 물론 자잘한 물건을 트렁크에 던져 넣을 수도 있겠다.

▲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대형 속도계 및 모니터

뒷좌석을 제거해 얻은 또 하나의 효과는 트렁크 공간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미니 쿠페의 트렁크를 열어본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 BMW코리아는 미니 쿠페 신차발표회에서 골프백 한 개와 여러 개의 보스톤백을 넣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세단에 비해선 보잘 것 없는 수준이지만 2인승 쿠페 치곤 상당한 공간이다. 

◆ 미니 모델 중 최고 수준의 주행 성능

미니의 고성능 모델인 JCW를 제외하면 미니 쿠페의 주행 성능은 미니 모델 중에서 최고다. 단순히 빠른 것만이 아니다. 쿠퍼보다 단단한 하체와 유연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핸들링도 최고다.

미니 쿠퍼S 쿠페에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4.5kg·m(오버부스트 26.5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1.6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이 엔진에는 BMW그룹의 모터스포츠 기술 노하우에서 직접 파생된 밸브트로닉 기술이 적용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7.1초다.

▲ 미니 쿠퍼S 쿠페에 장착된 1.6리터 가솔린 엔진은 184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시동을 걸면 범상치 않은 엔진소리가 귀를 자극한다. 덩치에 맞지 않게 상당히 묵직하다. 충분히 운전자를 자극하기 좋은 소리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고 주행에 나섰다. “속도 올리는 게 가장 쉬웠어요”라고 말하는 듯이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없다. 시속 180km까지 무난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시속 200km에서 속도제한을 해놓은 것이 아쉽기만 했다.

고속에서도 소형차 치고는 안정성이 제법이다.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지도 않고 도로에 착 달라붙는다. 그래도 요철을 지날 때나 노면 상태가 고르지 못한 곳에서는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시종일간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것이 미니 쿠페의 맛인 만큼 감내할 것은 해야 한다.

▲ 미니 쿠페 전용 서스펜션 장착으로 핸들링은 발군이다

직진능력도 우수하지만 미니 쿠페의 가장 큰 매력은 핸들링이다. 미니 쿠페는 해치백이 아닌 하체 강성이 보강된 컨버터블 모델을 기초로 제작됐다. 또 미니 쿠페만을 위해 제작된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탄탄한 하체와 탄력 넘치는 서스펜션으로 인해 날카로운 핸들링이 가능하다. 단지 차가 작기 때문에 느끼는 민첩함이 아니다. 자신의 손발을 움직이는 것처럼 편안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 미니 쿠페의 경쟁차종은 BMW Z4, 포르쉐 박스터

처음엔 미니에 대한 선입견이 있던게 사실이다. 2명밖에 못타고 시끄럽고 덜컹거리는 승차감에 가격은 무려 3790만원~4290만원이라는 점에서였다. 하지만 미니를 시승하면서 이내 시각이 바뀌었다.  미니 쿠페는 소형 스포츠카다. 일반적인 세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운전의 재미와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또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하기에도 충분하다.

▲ 변화무쌍한 미니의 라인업으로 인해, 앞부분만 봐서는 뒤가 어떤 모양일지 상상할 수 없다
BMW는 미니 쿠페의 경쟁차종으로 아우디 TT서부터 BMW Z4, 심지어 포르쉐 박스터까지 꼽았다.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소형 스포츠카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뛰어난 주행성능을 자신하기 때문이다. 또 경쟁차종과 비교했을 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니 경쟁력은 더욱 뛰어나다.

미니 쿠페의 디자인이나 구성은 미니의 다른 모델과 확연히 다르고 원조 미니와도 가장 동떨어진 모습이지만 ‘미니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차라고 할 수 있다.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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