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M이 근육질의 남성이라면 G는 몸매 좋은 여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이름도 M(Man)과 G(Girl)인가보다.

G25는 인피니티 집안의 막내딸 격이지만 언니, 오빠들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 성격하는 다른 형제들에 비하면 G25는 차분하고 곱상한 편이다. 하지만 집안 내력인 화끈함도 어느 정도 내재하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언니, 오빠들을 제치고 당당히 집안의 기둥으로 우뚝 선 인피니티 G25를 시승했다.

▲ 인피니티 G25

◆ 매끈한 바디라인, 완벽한 밸런스를 갖춘 그녀

사실 그녀는 첫 눈에 반할 정도로 얼굴이 예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묘한 매력이 흘러 자꾸 눈이 가는 타입이다.

G25의 얼굴을 살펴보면 눈 부위가 살짝 도드라졌다. 이것은 그녀의 집안 내력. 오빠 M은 눈, 코 모두 과격할 정도로 도드라진 것에 반해 G는 적당하다. 콧날도 적당히 세워져 있어서 입체적이고 균형 잡힌 얼굴을 하고 있다. 찬찬히 살펴보면 참 매력적인 얼굴이다. 사촌인 알티마와 기본적인 실루엣은 동일하지만 훨씬 개성 있고 곡선, 굴곡, 비율 등이 훌륭하다. 또 요즘 유행하는 LED 주간주행등 조차 하지 않은 모습이 순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인피니티 G25는 부드러움이 강조된 외관을 가졌다

그녀의 신체적 매력 포인트 중 가장 으뜸은 몸매다. 완벽할 정도로 균형 잡힌 몸매를 자랑한다. 많은 남성들에게는 흠모의 대상이고 여성들에게는 부러움을 넘어 시기와 질투까지 느끼게 할 수준이다.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 매끈한 루프라인은 부드러우면서도 스포티함을 동시에 갖췄다. 전체적인 차량 밸런스도 우수하다. 머리 공간을 희생하면서까지 억지로 루프라인을 낮추는 몇몇 차와 달리 기본적인 세단의 모습을 취하면서도 스포티함이 물씬 풍긴다.

▲ G25는 균형잡힌 몸매를 지녔다

인피니티 G의 트레이드마크인 L자형 테일램프는 여성의 뒤태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떠올리게 한다. 테일램프 속에 촘촘하게 자리한 LED는 리볼버(Revolver) 탄창처럼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그녀는 자신의 뒷모습을 힐끗 거리는 사람에게 “한눈팔다가 큰일난다”고 경고한다.

◆ 속까지 아름답고 단정한 그녀

그녀의 속을 살펴보면 스물다섯이라는 나이가 믿기 않을 정도로 원숙함이 느껴진다. 서른일곱살 먹은 친언니를 쏙 빼닮았다.

실내도 외관과 마찬가지로 곡선이 강조됐다. 도어 트림과 대시보드에 흐르는 알루미늄 패널은 마치 운전자를 감싸 안아준다. 부드러운 가죽시트도 포근함을 느끼게 해준다. 쿠션감은 크게 단단하지도 너무 물렁하지도 않다. 감촉은 부드럽고 몸이 흔들리지 않게 잘 잡아준다.

▲ 인피니티 G25 실내

그녀는 속도 넓다. 또래의 친구들 중 가장 넓어 4명의 성인 남자를 품고도 머리 공간, 다리 공간이 매우 여유롭다는 평을 듣는다. 콤팩트 스포츠세단인데도 넉넉한 뒷좌석을 제공하는 것은 큰 장점이다.

주인이 스티어링휠의 높낮이를 조절할 때 계기반의 위치도 함께 조절하는 세심한 내조도 매력적이다.

▲ 스티어링휠의 높낮이는 계기반과 함께 조절된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편의성와 단순함이 강조됐다. BMW가 추구하는 실내 디자인과 유사하다. 처음 인피니티 G를 경험하는 사람이라도 주요기능은 어렵지 않게 조작이 가능하고 심플함이 돋보인다. 유행을 타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엔트리 차량이지만 소재나 마감은 프리미엄 브랜드답다. 이 정도수준이라면 G37이 더 고급스러워져야 변별력이 생길 것 같다.

◆ “나 잡아봐라”는 금물

그녀의 집안은 대대로 튼튼한 심장을 가졌다고 명성이 자자하다. 그녀의 심장은 2.5리터 V6 VQ25HR 엔진. 최고출력은 221마력, 최대토크는 25.8kg·m다. 스펙만 좋은 것이 아니고 내구성은 둘째가라면 서럽고 부드러운 고회전이 일품이다. 여기에 7단 자동변속기가 결합해 부드러운 엔진 회전과 변속이 가능하다.

▲ 인피니티 G25의 2.5리터 V6 VQ25HR 엔진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속도는 쉽게 올라간다. 가속이 더뎌지는 시점은 시속 160km 부근. 그 전에는 가속력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변속기를 DS모드로 변경하면 D모드에서보다 엔진회전수가 500rpm 가량 상승하며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약간의 휠스핀을 일으키며 몸이 시트에 찰싹 달라붙는다.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안길 수 있다. 만약 그녀가 한적한 도로에서 “나 잡아봐라”를 연출한다면 괜히 힘 빼지 말고 서둘러 포기하는 편이 낫다.

그녀의 언니인 G37은 운동선수 출신인지 G25보다 빠르고 스포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급가속시 넘치는 힘이 뒷바퀴로만 전달되기 때문에 휘청거림이 느껴져 초보자는 컨트롤하기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전자식 차량제어장치가 너무 빠르게 개입하는 경향도 있는데 G25는 그에 비해 매우 안정적이다.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차량을 컨트롤하기 쉬운 것은 그녀의 큰 매력이다.

▲ 적당한 엔진출력과 하체의 탄탄함, 서스펜션의 탄력을 바탕으로 주행성능이 우수하다

G25의 또 다른 매력은 목소리. 수동변속기 모드로 변경 후 최고출력이 발휘되는 6400rpm 부근에서 변속하며 주행하면 고회전시 들리는 카랑카랑한 엔진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소리는 가속페달에 얹은 발을 자극하게 만든다.

적당한 엔진출력과 하체의 탄탄함, 서스펜션의 탄력은 교묘하리만큼 조화롭게 균형을 이룬다. 핸들링은 후륜구동차량답게 날카로움이 살아있고 제동 성능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 적게 먹는 그녀…알뜰한 현모양처

그녀의 집안은 씀씀이가 크다. G25의 언니인 G37만 해도 거리에 돈을 뿌리고 다닌다는 괴소문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G25는 인피니티 집안에서 가장 알뜰하다. 유럽의 소문난 짠돌이들에 비하면 크게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리터당 11km의 연비를 지녔다. 일단 그녀와 데이트를 즐기면서 잦은 ‘밀고 당기기’를 시도했지만 꾸준하게 공인연비를 유지했다.

가격 경쟁력도 큰 장점이다. 시승했던 G25 럭셔리의 가격은 4490만원이다.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렉서스 IS250 보다 390만원 저렴하다. 또 비슷한 배기량의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보다 가격은 저렴하고 성능은 앞선다.

▲ 인피니티 G25는 매력이 넘친다

인피니티 G25는 아름다운 실내외 디자인을 가졌다. 디자인을 크게 중요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선택이다. 또 한없이 부드럽다가도 때론 강하게 몰아칠 수 있는 차다. 배기량이나 최고출력이 고성능 스포츠세단에 비해서는 낮지만 후륜구동을 바탕으로 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차체에 적합한 성능을 갖춰 밸런스가 우수하고 운전하기 수월하다.

3박 4일의 시승기간 동안 불타는 밤을 함께 지새웠던 G25는 한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기 힘들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팜므파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