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차에 태워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스바루 모델이 아니면 언제, 어떤 차로 이런 슬로프를 거꾸로 올라가 보겠어요?"

'스바루 스노우 익스피리언스'에서 만난 스바루코리아 최승달 대표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스바루코리아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삼 일간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지산리조트에서 ‘제 3회 스바루 스노우 익스피리언스’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시승 행사는 지난 2010년 5월 스바루가 국내에 진출한 이후 스바루코리아가 매년 빠짐 없이 진행한 행사로, 올해 겨울에도 스바루 레거시는 어김 없이 지산리조트 슬로프를 거꾸로 올라갔다. 

▲ 슬로프를 질주하는 레거시

'스바루 스노우 익스피리언스'는 스바루 차량의 우수한 성능을 대놓고 자랑하기 위해 진행되는 행사다. 박서엔진(수평대향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된 레거시가 아니라면, 감히 어떤 차가 이렇게 눈 덮인 슬로프를 올라갈 수 있냐는 자신감이다.

▲ 거침 없이 슬로프를 거꾸로 올라가는 레거시

레거시 3.6을 타고 직접 슬로프 역주행을 시도했다. 시승회에 참석한 전문 레이서의 말을 따라 기어를 수동 2단으로 설정하고 가속페달을 최대로 밟았다. 강렬한 휠 스핀과 함께 레거시가 쏜살 같이 튀어나가 긴장된 마음으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슬로프를 올라가는 레거시의 주행 성능은 무척 놀랍다. 2~3개의 언덕이 있는 슬로프는 경사가 상당했고 일부 구간에는 30cm 이상의 눈이 쌓여 있었다. 그러나 레거시는 일반 도로를 달리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슬로프를 역주행했다. 사방으로 눈이 튀어 전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운전대만 똑바로 잡고 있으면 문제될 것은 없었다.

▲ 슬로프를 질주하는 레거시

가끔 습관적으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운전자가 있어 슬로프 중간에 묻혀 오도가도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동승한 전문 레이서는 "가속페달만 최대한 밟고 있으면 저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으니 염려 말라"면서 "저 정도 올라가는 것도 레거시가 아니면 도저히 상상도 못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 가속폐달에서 발을 떼 슬로프에 갖힌 레거시

내려오는 길에는 라바콘이 촘촘히 세워져 있는 슬라럼 구간이 있었다. 내리막 길어에는 변속기를 수동 1단으로 설정했다. 내리막 길에, 눈 덮여 울퉁불퉁하고 미끄러운 슬로프에서 이렇게 안정적인 제동력과 우수한 조향능력을 발휘하는 차량은 찾기 힘들다. 보통 차량이라면 코너를 돌면서 조향능력을 상실해 빙글빙글 돌거나 밀렸을 것이다. 다만, 안전상의 이유에서였는지 다른 차량과의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웠던 점은 조금 아쉬웠다.  

▲ 내리막 길에서의 제동력과 조향능력도 탁월한 레거시

비단 눈길 등 험로가 아니어도 레거시의 주행 성능은 매우 우수하다. 레거시 3.6에는 3630cc 6기통 박서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34.2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하며 대칭형 4륜구동 시스템 및 5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묵직한 느낌의 핸들과 가속페달의 느낌에 비해 탄력적으로 뛰쳐나가는 레거시의 가속감은 발군이다. 특히, 140~160km/h 사이의 고속에서도 불안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주행 안정성은 인상 깊다. 

▲ 스바루코리아가 '제 3회 스바루 스노우 익스피어리언스'를 개최했다

무엇보다 박서엔진으로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추고, 항시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고속 코너링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레거시를 타고 북악스카이웨이에서 팔각정을 수 차례 오르내리며 시험해 봤는데, 코너에서도 브레이크를 밟기 보다는 가속페달에 저절로 발이 갈 정도로 매우 안정적이면서도 재미나다는 느낌이 들었다.

레거시 뿐 아니라 스바루 전 차량은 박서엔진이 장착됐다. 박서엔진은 스바루 외에 포르쉐만이 사용하는 엔진 형식으로, 엔진 피스톤이 서로 마주보면서 수평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엔진의 무게 중심을 낮추고 진동을 극소화 해 코너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 슬로프를 질주하는 레거시

스바루에 적용된 대칭형 상시4륜구동(AWD) 시스템은 박서엔진과 트랜스미션, 스팬스퍼 케이스가 차량의 중심선상에 일직선으로 배치돼 좌우 대칭을 이루며, 좌우 구동축의 길이가 같다는 특징이 있다. 차량 설계 단계 부터 박서엔진과 한 세트를 이루도록 디자인됐기 때문이다.  

또, 전륜 45%, 후륜 55%로 일정하게 구동력을 배분해, 뛰어난 접지력으로 미끄러짐을 줄여 눈이나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나 산길이 많은 곳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때문에 아웃백과 레거시 등 스바루 자동차는 눈이 많이 내리는 북미 지역에서는 '가격 대비 우수한 차', '잔고장 없고 내구성이 좋은 차', '잔존 가치가 높은 차', '가장 안전한 차' 등의 찬사를 받으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 험난한 오프로드를 달리는 스바루 포레스터

그러나 스바루 차량은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인지도를 충분히 쌓지 못했다. 인지도가 부족한 탓인지 판매량도 저조한 편이어서 지난 2010년 4월 이후 작년 12월 말까지 1000여 대를 판매했을 뿐이다.

때문에 스바루코리아는 이번 행사에 총 120팀의 고객 시승체험단을 모집해 스바루 차량의 우수한 성능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또, 슬로프 이외에 인근 주변 산길의 오프로드 코스를 구성해 포레스터를 이용한 오프로드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 험난한 오프로드를 달리는 스바루 포레스터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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