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쿠퍼 디젤 시승기

그동안 미니 쿠퍼 디젤이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은 것에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미니 쿠퍼 디젤은 나름대로 적절한 성능에 연비까지 훌륭했기 때문이다.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톡톡 튀는 성능에 우수한 연비까지 갖춘 미니 쿠퍼 디젤에 기대감을 앉고 시승에 임했다.

▲ 미니 쿠퍼 디젤 시승기
광장동 악스홀에서부터 미사리 쪽 방향으로 일정거리를 진행했다가 돌아오는 시승 코스가 마련됐다. 조금 아쉬운 코스였지만, 코스 중 몇몇 곳에는 좁은 곡선 구간이 있어 어느 정도 특성을 느낄 수 있었다.

◆ 내·외관에서는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 없어

디젤엔진 모델이라 해도 가솔린 모델과 외형의 차이점은 찾기 힘들다.

단지 테일게이트 우측 엠블럼에 그레이드를 나타내는 빨간 S와 D자가 같이 붙어있다는 것 정도?

실내 모습도 마찬가지다. 굳이 찾자면 디젤인 만큼, 계기반의 엔진회전수 한계 표시가 낮다는 점 정도다. 작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비주얼부스트 화면도 같다.

▲ 외관상 가솔린 모델과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

◆ 디젤 맞아?…가솔린 모델보다 조용한 쿠퍼 디젤

시동을 걸어보면 생각보다 조용해서 의외다. 실제 계측기를 이용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체감소음은 가솔린 모델보다 오히려 조용하다. 더구나 달릴 때는 낮은 RPM이 유지되는 덕에 더 조용하다.미니 쿠퍼 디젤이 유별나게 조용하다기 보다는 가솔린 모델이 워낙 시끄러운 편이어서 이렇게 느껴지는 듯 하다.

하지만 가솔린 미니 쿠퍼의 이런 특성은 오히려 장점이라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 미니 특유의 배기음과 가속음을 느낄 수 없다니 작아진 엔진음이 오히려 아쉽기만 하다. 머플러 튜닝 전문 업체에 문의해 봤지만, 디젤엔진 특성상 소리를 더 키울 수도 없다고 한다.

◆ 여전히 절도 있고 정확한 핸들링

미니의 운전감각은 언제나 감동이다.

빈틈없이 예리한 스티어링휠과 절도 있는 방향지시등 조작 레버도 여전하다. 단지 어쩐일인지 스티어링휠의 무게감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약간 가벼워진 듯하다.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유압펌프 대신에 모터로 구동되는 일종의 MDPS방식의 조향시스템이다. 하지만 조작감이나 주행 중에 전달되는 '손맛'은 차원이 다르다.

단순히 무겁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절도 있고 정확하다. 온전히 내가 원하는 만큼 차를 조종할 수 있다는 자신감. 미니의 스티어링휠에서는 그런 것이 느껴진다.

쿠퍼 디젤은 엔진이 무거워서인지 차량의 앞머리가 반응하는 정도가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 약간은 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역시 미니는 미니다. 날카로움이 생생하게 반응하는 느낌. 도로위의 각종 요철이나 굴곡에서 신경질적으로 반응해오기 때문에 스티어링휠을 꽉 잡고 있어야 하는 것 역시 동일하다.

▲ 가솔린 모델에 비해 출력면에서 아쉽지만 경쾌함은 여전하다

◆ 조금 아쉬운 출력…가솔린 모델에 비해 순발력 부족

미니 쿠퍼 디젤에 올라간 4기통 2리터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43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부족하지는 않지만, 요즘 BMW 2리터 디젤엔진이 180마력을 넘는 시대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아보니 반응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민첩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느린 것은 분명 아니다. 미니 오너 입장에서 보면 체감으로는 약간 두루뭉술한 느낌이지만 분명 어지간한 차량에 비해서는 가속력이 월등하다.

역시 가솔린 모델의 앙칼진 회전감이 없어진 것은 크게 아쉽다. 핸들에 위치한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시프트 다운을 하려 해도 좁은 RPM 영역 탓에 자유로움이 적다.

아마 운전자가 몸으로 미니 가솔린 모델의 느낌을 기억하고 있어서인지 예리함이나 익사이팅한 기분은 덜하다. 순발력도 조금 모자라다.

▲ 미니 쿠퍼 디젤에 장착된 2.0리터 디젤 엔진

◆ 수치상으로는 우수한 연비, 하지만 아쉬운 느낌

미니 쿠퍼S 디젤 모델의 공인 연비(구)는 리터당 19.9km다. 2.0리터 엔진으로서 역대 최고의 연비이긴 하지만, 184마력인 520d의 연비가 이와 동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아쉬운 연비다.

게다가 2.0리터 사양이기 때문에 다른 중형차와도 같은 세금을 낸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가격도 150만원 이상 비싸기 때문에, 단순히 연비만 두고 차량을 구입하는 데 조금 주저된다.

조혁준 객원기자 〈탑라이더 skywolf@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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