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분지울작은캠프장

처음 캠핑을 할 때는 장비를 사고, 친구를 초청하고, 유명한 캠핑장을 쫓아다니는 데 마음을 빼앗긴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작고 조용하게’ 캠핑을 하고 싶어진다.

끊고 버리고 이별하라

2010년부터 일본에서는 ‘단사리’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끊을 단(斷), 버릴 사(捨), 이별할 리(離). 끊고 버리고 이별하라는 뜻이다. 대량 소비, 물질적 풍요의 시대에서 불필요한 것을 과감하게 버리면 숨 막히는 현실을 잠시 멈출 수 있다는 희망에서다. 필요 없는 물건을 차단하고, 쓰지도 않으면서 쌓아둔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며,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나 집착에서 한 걸음 물러났을 때 자신의 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캠핑은 현실의 스위치를 잠시 끌(off)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저 대자연 속에서 가만히 누워 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작게, 더 작게 캠핑하기 위해 양평의 한 작은 캠핑장을 찾았다. ‘양평 분지울작은캠프장’이다.

▲ 한참 눈이 온 시기의 캠핑장. 15~20팀 정도의 캠핑만 허락하기 때문에 한 가족당 쓸 수 있는 캠핑사이트가 크다.

작음을 선으로, 게으름을 미덕으로

분지울작은캠프장은 이름에 괜히 ‘작은’이 들어간 것이 아니다. 정말 아담한 야영장이기 때문. 대지 1500평 규모에 계곡을 끼고 있는 야영장에는 하루 15팀 정도로만 입장이 제한된다. 캠핑장지기 장홍익 사장은 2008년 취미 삼아 분지울에 오토캠핑장을 열었다. 장 사장은 ‘분지울’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하다. 그저 선후배들이 편안하게 묵을 수 있는 캠핑장을 열기 위해 분지울에 터를 닦았다.  

▲ 분지울작은캠프장의 장홍익 사장. 미술을 전공한 그답게 작업실이 온통 작업도구로 가득찼다. 모토인 ‘게을르무르’ 표어가 작업실에 걸려 있다.

애써 캠핑장을 열었지만 수익사업은 목적이 아니다. 야영장의 모토는 ‘게으르무르’다. ‘캠핑을 오면 게을러지라’는 뜻. 돔하우스로 제작된 작업실부터 개수대와 화장실까지 모두 ‘게으르무르’가 적혀있다. 작고 조용한 야영장에서 한 번도 바쁘지 않았던 것처럼 한없이 게을러져 보라는 의도다.

▲ 양평 산자락에 위치한 분지울작은캠프장. 이름처럼 ‘작은’ 캠핑장이지만 시설만큼은 A급이다.

게을러지라고 하지만 캠핑장의 시설만큼은 게으르지 않다. 캠핑장지기가 어찌나 깔끔한지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등 캠핑장 부대시설이 특A급이다. 화장실에는 비데까지 설치돼 있을 정도. 캠핑장지기의 세심한 배려가 캠핑장 곳곳에 숨어 있어 분지울에서는 ‘작은’ 캠핑이 더욱 빛난다.

가는길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홍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홍천 스키장 가는 버스를 타고 명성1리 입구 굴업리회관에서 내리면 된다. 차로 갈 때는 팔당대교를 건너 6번 국도를 탄다. 44㎞정도 길을 따라 오다가 단월1교에서 비발디파크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약 600가 지난 지점에서 명성1리(분지울마을)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길을 따라 약 700 정도를 더 오면 ‘분지울작은캠프장’ 표지판이 보인다. 내비게이션에는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명성리 산 54-1번지를 입력하면 된다.

▲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저렇게 캠핑카나 자동차로 텐트 주변을 에워싼다. 바람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추가정보
분지울작은캠프장은 조용한 사설야영장이다. 평소에는 15팀 정도로 예약을 제한한다. 단체 캠핑이라도 20팀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에는 24시간 온수가 나온다. 화장실에는 비데가 설치돼 있을 정도로 A급 시설을 자랑한다. 전기도 사용 가능하다. 1박에 1가족 당 3만원(전기 포함)이다. 대형 트레일러도 2대 설치돼 있다. 이용 가격은 1박에 10만원이다. 인근에 대명비발디파크가 있어 겨울에 올 경우 스키나 보드를 타러 가기 편하다. 여름에는 그늘이 조금 부족한 편이다.

▲ 개수대와 화장실 입구. 동파를 막기 위해 비닐로 작업을 해놓았다.

 

▲ 분지울캠프장의 화장실. 비데까지 설치돼 있다. 호텔급 시설을 자랑한다.

 

솔로캠퍼 〈탑라이더 g107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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