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2년여의 연구개발기간 동안 약 900억원의 비용으로 완성한 코란도스포츠와 쌍용차가 제공한 자료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점이 많았다.

쌍용차는 12일, 일산 킨텍스(KINTEX) 제 2전시장에서 임직원과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대한민국 최초의 LUV(Leisure Utility Vehicle)로 불리는 코란도스포츠의 신차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쌍용차 이유일 대표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2만대의 코란도스포츠를 판매하겠다”며 “지난해 코란도C의 눈부신 활약을 올해는 코란도스포츠가 이어 받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하지만 신차발표회와 시승에 참가했던 기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쌍용차 관계자들 앞에서 차량에 대한 소견을 밝히기 꺼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 경차보다 좁은 실내…“덩치가 아까워”

쌍용차는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가 29도로 5인승 가족 승차 시 넉넉하고 편안한 실내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쌍용차가 자체 조사한 자료에서 K사의 소형 SUV는 등받이 각도가 22도로 나타났다. 코란도스포츠의 뒷좌석 등받이 더 기울어져 있어 편안하게 시트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코란도스포츠 프리젠테이션. 등받이가 기울어져서 편안한 실내환경을 구축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등받이의 각도는 허리를 뒤로 젖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하지만 뒷좌석 다리공간은 매우 좁았다. 최근 출시되는 경차도 무릎과 앞좌석 사이에 적어도 주먹 한 개 정도는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 대부분이다.

키가 180cm 정도인 한 기자는 “무릎이 앞좌석에 닿아서 몹시 불편하다”며 “뒷좌석에 앉게 되면 자세를 바꾸기 힘들 정도로 실내 공간이 좁다”고 말했다.

또 “뒷좌석 등받이가 기울어져 반쯤 누운 듯 앉아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리공간이 부족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코란도스포츠 뒷좌석

등받이가 기울어졌다고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쌍용차는 이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다.

머리공간도 부족해 천장에 머리가 닿기 십상이었다. 또 썬루프가 장착된 차량은 머리 공간이 더 부족했다.

◆ 연비도 꼼수다…수요 적은 ‘깡통차’ 연비만 표시

쌍용차는 코란도출시전인 지난 3일 내․외관과 일부 제원을 공개했다. 쌍용차는 “프레임 타입의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1등급(15.6km/ℓ(M/T))의 경이로운 연비 구현과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전했다. 12일 신차발표회에서도 1등급 연비를 혁신적이라며 강조했다. 심지어 자동변속기 모델의 연비는 보도자료에 공개하지도 않았다.

▲ 코란도스포츠 4륜구동 모델의 연비

쌍용차가 따로 배포한 카탈로그에 따르면 자동변속기 모델은 리터당 12.8~13.5km로 큰 차이가 있었다.

리터당 15.6km의 1등급 연비를 구현할 수 있는 것도 2륜 구동 모델에서 가장 등급이 낮은 모델이다. 총 7가지의 트림 중 수동변속기가 장착되는 모델은 후륜구동인 CW5 ECO(2041만원) 뿐이다.

이 차는 구색 맞추기용 '깡통차'에 지나지 않는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운전석 및 조수석은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고 운전석 파워윈도우도 지원되지 않는다. 기본 직물시트가 적용되며 가죽시트는 적용할 수도 없다. ESP, HSA 등도 옵션으로 선택해야한다.

◆ 최대적재량은 고작 400kg

코란도스포츠는 ‘대용량 리어 데크’을 마련해 다양한 활용성과 편의성을 강조했다. 다양하고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어 레저활동에 적합하다고 쌍용차는 거듭 강조했다. 많은 기자들은 “자영업자들에게 큰 인기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 코란도스포츠의 최대적재량

하지만 이 화물대크의 최대적재량은 400kg, 즉 0.4톤에 불과하다. 이 설명은 쌍용차가 제공한 어떠한 자료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대개 화물차량은 최대적재량에 따라 1톤 트럭, 5톤 트럭 등으로 분류된다. 많은 사람들이 포터나 봉고를 정식명칭보다는 1톤 트럭으로 부르는 까닭은 최대적재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코란도스포츠의 최대적재량은 최고출력이 90~120마력 정도인 6인승 포터․봉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일반적인 승용차의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화물적재공간을 늘릴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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