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해 미니 컨트리맨에서 미니 50햄튼, 2인승 미니 쿠페 등 다양한 모델들을 출시한 덕분이라고 BMW코리아 측은 밝혔다. 이 여세를 이어 이번엔 미니 디젤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다. 상반기 중 천장이 열리는 2인승 미니 쿠페, 미니 로드스터도 등장한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미니 디젤은 기존 미니의 약점 중 하나였던 연비 부분을 개선한 차다. 토크는 오히려 높고 재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연비가 향상됐다고 하니 모든게 다 좋아보인다. 그렇다면 미니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무조건 디젤을 선택해야 할까.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 짧은 시승을 통해 알아봤다.
◆ 가솔린 대비 장점: 연비
요즘은 운전의 즐거움 역시 연비에 제한된다. 밟는 순간마다 기름값이 떠오른다면 운전의 즐거움이고 뭐고 느낄 틈이 없기 때문이다. 일단 즐겁게 밟기 위해서는 연비가 가장 중요하다.
미니 답게 매우 즐겁다. 커다란 디젤엔진을 장착해 무게가 늘었지만 미니 특유의 핸들링이 살아있고, 차체가 거동을 그대로 유지한 채 수평이동 하는 느낌이 일품이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성능을 다소 희생한 부분은 있다. BMW 기술담당 장성택 이사는 "출력을 높이려면 차체의 서스펜션 등을 강화해야 하고, 그러면 차량 무게가 늘어나는데 그로 인해 연비만 나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연비가 나빠지는 것을 각오한다면 출력을 높일 수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 가솔린 대비 단점: 그 외의 모든 것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대형차 520d는 그 큰 차체를 이끌고도 18.7km/l의 연비를 내는데, 같은 엔진에 출력을 112마력까지 낮추고도 10%도 채 향상되지 못한 20km/l의 연비를 낸다는건 좀 아쉬운 느낌이 든다.
차를 가속해보면 143마력이라는 출력도 좀 아쉽다. S가 붙어있는 모델이라면 조금 더 휠스핀을 일으키며 가속돼야 마땅할 것 같다. BMW코리아 측은 BMW 320d와 520d에 장착된 엔진이라고는 했지만, 실은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는 316d나 318d에 장착된 엔진으로 보는게 맞다. 미니 쿠퍼SD의 출력을 국내 판매 되는 차종과 비교하자면 크로스오버인 X1중 가장 출력이 떨어지는 X1 18d와 같다.
시속 100km까지 가속력은 고성능 모델인 미니 쿠퍼 SD가 8.5초, 미니 쿠퍼 D가 10.1초 걸린다. 그리 빠른 가속력이라 할 수는 없다. 확실히 가솔린 184마력에 시속 100km까지 7.2초를 자랑하는 미니쿠퍼S에서 느껴지던 찌릿한 가속력 까지는 못된다.
특히 가솔린에서 느껴지는 미니 특유의 배기음이 디젤에는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가속감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가장 아쉬운 부분은 디젤 특성상 엔진 회전수가 5000rpm 이하까지라는 점이다. RPM의 여유가 적다보니 시프트다운을 하면서 치고 나가는 재미가 가솔린 모델에 비해 덜하다.
◆ 어떤 차를 선택하는게 좋을까
한마디로 "와앙!" 하는 사운드와 스포츠카의 느낌을 기대한다면 미니 디젤보다는 미니 가솔린이 훨씬 낫다. 하지만 이건 그렇게 도로에서 과격하게 주행하는 운전자에 한해서다.
그렇다고 미니 디젤이 다른 차종에 비해서 둔한 것은 결코 아니다. 민첩하게 움직이고, 전륜구동 소형차인데도 스포티하게 달리는 느낌이 일품이다. 일반 소형차와 비교한다면 충분하고 남는다. 하지만 워낙 미니 가솔린 모델이 우수하기 때문에,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고민하게 될 듯 하다.
차가 편안하게 주행하기를 바라고 느긋하게 운전하는 여성운전자라면 미니 디젤을 선택하는게 나을지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젤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조금 더 조용하기도 했다.
디젤엔진인 미니 쿠퍼 D SE의 국내 소비자 가격은 3290만원, 미니 쿠퍼 D는 3830만원, 미니 쿠퍼 SD는 4160만원(VAT 포함)이다.
가솔린 모델인 미니 쿠퍼SE(3090만원), 미니 쿠퍼(3580만원), 미니 쿠퍼S(4010만원)과 비교하면 150만원~200만원 가량 높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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