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란트라, 액센트, 옵티마 등은 90년대를 풍미하고 사라져간 이 이름들은 현재 아반떼와 베르나, K5의 수출명이다. 해외 자동차 시장으로 수출되는 국산 자동차들 중에서는 이렇게 내수명과 수출명이 다른 경우가 많다. 판매되는 나라의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호감이 가는 이름으로 주목받기 위해서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K5의 유럽 지역 수출명을 ‘옵티마’로 결정했다. 그런데 옵티마는 K5의 전 모델인 로체의 미국 수출명이기도 하며, 국내에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출시된 기아의 중형차 옵티마와도 같다. 결국 옵티마는 옵티마-로체-K5로 이어지는 기아의 중형차 라인을 해외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포르테는 현재 ‘쎄라토’라는 이름으로 수출되고 있다. 포르테는 2003년 출시돼 2008년까지 생산된 쎄라토의 후속 모델로, 과거 쎄라토의 미국 수출명은 그 이전모델인 스펙트라였다. 시초인 스펙트라가 수출될 때 내수명과 동일한 이름을 썼다는 것을 고려하면 스펙트라-쎄라토-포르테로 이어지는 기아의 준중형 라인에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전 모델의 내수명을 수출명으로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GM대우의 중형차 토스카의 수출명은 ‘시보레 에피카’인데 이것은 토스카의 이전 모델이었던 매그너스의 수출명과도 동일하다. 역시 매그너스-토스카로 이어지는 중형차 라인을 익숙하게 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내수용 차명이 해외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거나, 현지인들의 선호도에 따라 새 이름을 찾는 경우도 많다. 기아의 SUV 카니발은 인육을 먹는 풍습을 가리키는 ‘카니발리즘’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수출명이 미국 애리조나의 고급 휴양도시인 ‘세도나’로 결정됐고, 지금은 단종된 현대자동차의 투스카니도 남미에서는 현지의 욕설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쿠페’라는 이름을 사용했었다.

수출명이 지역마다 다른 경우도 있다. 쌍용자동차의 로디우스는 유럽에서는 ‘로디우스’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 비영어 국가들에서는 발음이 쉬운 ‘스타빅’으로 불린다. GM대우의 라세티는 미국시장에서는 ‘스즈키 포렌자’로, 캐나다 시장에서는 ‘시보레 옵트라’로 불린다. 시보레 에피카로 불렸던 매그너스 역시 유럽 시장에서는 ‘에반다’로 불렸다.

이처럼 브랜드의 모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에서는 새로운 차명을 썼더라도 해외에서는 이전모델과 동일 차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현지의 지역색과 특징에 따라 차명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 최적화된 차명을 지으려는 자동차 브랜드들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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