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레이의 출시를 앞두고 국내소비자들의 관심이 대단합니다. 젊은 소비자들은 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신형 경차가 나온다는 소식에 들뜬 네티즌들도 많이 보입니다.

경차는 비교적 값이 저렴하고 취등록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사고팔기 쉬워 잠시 차를 타야 하는 경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신생아가 있는 집이나, 자영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더구나 레이는 기존 경차에 비해 공간이 훨씬 넓고 타고 내리는데 편리함까지 더했다고 하니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요.

어찌나 관심이 많았는지 레이라는 이름보다 TAM이라는 개발 코드명이 더 익숙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관련 카페가 개설되기도 했고, 위장막을 덮은 스파이샷은 1월부터 지금까지 수백장이 찍혀서 인터넷을 달궜습니다. 며칠전에는 이노션측이 광고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누군가로 인해 사진이 유출되면서 홍역을 앓기도 했습니다. 이는 기아차가 공식 사진이 계획보다 일찍 공개하는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기아차는 9일 레이(코드명 TAM)의 앞뒤 모습과 주요사양, 판매 시점 등을 공개했습니다. 기아차는 이를 공개하면서 차의 이름 '레이(RAY)'를 단순히 '빛'이 아니라 '광명'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이를 두고도 여러가지 의견이 많습니다. 한 네티즌은 기아차 최초의 공장이 '광명시'에 있기 때문에 '광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아차 레이'는 광명시 소하리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 '기아차'에서 생산하는 차도 아닙니다. 기아차 공장은 높아진 인건비와 생산 속도가 낮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아차 '모닝'을 생산하는 하청업체 동희오토가 생산합니다.

동희오토는 레이를 추가 생산하기 위해 기존 연간 15만대 생산할 수 있던 서산 공장을 23만대 규모로 증설했습니다. 이를 보면 기아차는 레이를 적어도 연간 8만대는 판매할 계획인 것 같습니다. 여기는 인근 SK이노베이션 공장에서 11월부터 시험 생산한다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받아 생산하는 레이 전기차도 포함됩니다.

경차가 대부분 국내서 판매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하청업체 동희오토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기아차 전체 판매의 절반 가량이 됩니다. 내년부터 생산될 연 23만대는 기아차가 2010년 국내 판매한 48만4512대의 47% 수준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레이가 기아차 공장이 위치한 '광명시'를 뜻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기아(KIA)' 뱃지는 기아차가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체공장 생산단가가 너무 비싸 경차를 생산하지 못하는 기아차도 안됐지만,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하청업체가 만든 차에 붙은 '기아' 뱃지를 보는 마음이 씁쓸하기 때문입니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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