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K7 3.3 GDi…'손에 땀을 쥐는 동력 성능'

[시승기] K7 3.3 GDi…'손에 땀을 쥐는 동력 성능'

발행일 2011-10-26 16:09:49 김상영 기자

기아차가 지난 8월 출시한 K7 3.3 GDi를 시승했다. 3.0 GDi 모델에 비해 배기량은 소폭 상승 했을 뿐이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성능 향상은 대단했다. 차량이 통행이 드문 새벽, 자유로와 제2자유로에서 나름대로 극한의 상황까지 차를 몰아봤다.

◆ '거침없이 시원하게'…매력적인 3.3 GDi 엔진

K7 3.3 GDi의 동력 성능은 매우 뛰어나다. 동급의 국산차는 물론이고 같은 배기량의 수입차와 견주어도 최고 수준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내가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내준다. 차가 너무 잘나가서 ‘이 정도는 과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현대차 제네시스에도 탑재됐었던 3.3리터 V6 GDi 엔진은 높은 엔진회전수에서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차체가 작고 가벼운 K7에 장착되면서 높은 엔진회전수가 아니더라도 충분한 출력을 뽑아낸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294마력, 최대토크는 35.3kg·m에 달한다.

성능을 모조리 뽑아내기 위해 기어를 수동모드로 변속하고 제2자유로를 달려봤다. 고회전에서 나오는 엔진음이 귀를 자극한다. 시끄럽다기보다는 야성적이고 다이내믹한 느낌을 준다. 8기통 엔진의 우렁찬 소리는 아니지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속도는 쉼 없이 상승했다. 이미 도로의 제한속도는 훌쩍 넘겼다. 속도계의 바늘은 이미 계기판 끝에 가까워졌는데 지칠 줄을 모른다. 또, 차가 매끄럽게 튀어나는 것이 놀라웠다. 차량의 동력성능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차는 단연코 패밀리세단보다 스포츠세단에 더 가깝다.

다른 차량에게 민폐인줄 알지만 고속에서 차선을 이리저리 변경했다. 차선을 변경하는데 있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또, 고속에서 진동이 발생하거나 풍절음이 크게 들리지도 않았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구간에서는 매우 정숙한 모습도 보였다. 고속에서의 야성적인 모습과 다르게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는 매우 부드러웠다. 공회전시 엔진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고 진동 또한 느껴지지 않았다.

◆ 부드러운 서스펜션…고속에선 불안한 모습

제2자유로보다 도로 포장상태가 나쁘고 요철이 많은 자유로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서스펜션이다.

서행할 때는 전혀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다. 또,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면 쫀쫀한 서스펜션에 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속에서는 차량을 효과적으로 지탱해주지 못했다.

특히 도로의 이음새 부분을 통과할 때면 차가 심하게 출렁거린다. 유럽차의 경우 땅에 착 달라붙는 듯한 느낌으로 요철이나 도로 이음새 구간을 통과한다. 그 당시의 충격은 어느 정도 있지만 오히려 안정적이다. 차를 지탱한다는 느낌보다 잡아당겨준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하지만 K7의 경우는 불규칙한 노면에서 오히려 차를 튕겨낸다. 튕겼다 내려오면 전보다는 약하게 다시 튕겨지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모습이다. 파도가 거친 바다에서 배를 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서스펜션 세팅은 대다수의 국내 소비자들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가벼운 스티어링휠의 느낌도 고속에서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속도가 높이 올라갈수록 갸벼운 스티어링휠을 꽉 잡게 만들어서 ‘손에 땀을 쥐는’ 시승을 해야 했다. 전자자세제어장치(ESP)의 개입이 너무나 빠른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코너링에서도 ESP의 개입이 너무 빠르다. 차를 안정적으로 자세를 바로 잡아주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한다.

여러 가지 불편했던 부분을 적어보니 주행 모드 선택 기능만 추가되면 어느 정도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 300마력에 가까운 고성능 세단인 만큼 스포츠 모드가 추가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 기아차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K7

외관의 큰 변화는 없다. 블랙 매쉬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투톤컬러의 19인치 블랙 럭셔리 휠 정도가 눈에 띈다. 

K7의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기아차 K시리즈의 첫 단추를 낀 모델이기도 하고 이 차량을 기반으로 K5, 스포티지R 등이 새롭게 선보였다. 그만큼 디자인의 완성도는 높다. 

앞유리가 크게 기울어진 모습은 인상적이다. 보닛 라인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인데, 마치 스포츠카를 연상케 한다. 외관상 스포티함을 강조할 수 있을뿐더러 공기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실내에 들어가서 주행할 때, 전방 시야가 좁다는 단점도 있다.

실내 디자인에도 큰 변화는 없다. 계기판의 시인성이나 각종 기능 버튼들은 직관적이어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누구든 이 차에 처음 앉아도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운전석은 무릎, 등받이, 좌석 위치, 요추 조절 등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고 마사지 기능도 달려있다. 또, 앞좌석은 열선과 통풍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특히, 통풍기능은 여느 고급 수입차보다 뛰어난 성능 발휘했다.

앞좌석·뒷좌석 모두 공간적으로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뒷좌석은 다리를 꼬고 앉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했고 머리 공간도 충분했다.

디멘션(Dimension)의 오디오 시스템은 나쁘지 않았지만 이전에 장착됐었던 JBL 오디오 시스템을 생각나게 했다. 시승차의 천장에는 썬루프 대신 튜브 모양의 무드등이 장착됐다. 무드등이란 명칭답게 분위기 잡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 준대형에 걸맞은 다양한 편의사양

자유로 문산 방면에는 시속 90km 구간단속 지점이 있다. 이 구간에서 크루즈컨트롤을 작동시켰다. 하지만 크루즈컨트롤이 시작됐다는 표시만 뜰뿐이다. 내가 얼마만큼의 속도를 지정했는지 알려주는 표시가 없다. 속도계을 집중해서 보며 감으로 알아 맞혀야 한다. 그 후에는 스티어링휠에 위치한 버튼으로 속도를 조절하는데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동급인 그랜저에는 스스로 서고 버튼 조작만으로 다시 출발하는 스마트 어드밴스드 크루즈컨트롤이 장착됐다.

이밖에 K7 3.3 GDi에는 운전자가 기어변속과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고 차량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차량 스스로 스티어링휠을 움직여 주차하는 ‘주자 조향 보조시스템’이 탑재됐으며,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차량 옆에 서면 저절로 아웃사이드미러가 펼쳐지고 조명이 들어오는 웰컴 시스템, 높은 연료효율을 위한 에코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기아차 K7 3.3 GDi의 가격은 4070만원이다. 옵션으로는 주차조향 보조시스템 30만원, 파노라마 썬루프 100만원이며 대형 실내등과 무드 조명, 발수 글라스, 오토 디포그 시스템, 전자식 아웃사이드 미러가 포함된 프리미엄 패키지가 70만원이다. 또, 19인치 타이어 및 블랙 럭셔리 알로이 휠, 알루미늄 센터 콘솔, JBL 사운드 시스템 등을 추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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