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GT…'난 그대의 연예인'

[시승기] BMW GT…'난 그대의 연예인'

발행일 2011-10-14 16:48:57 김상영 기자

동명의 콘솔게임의 영향 때문인지 그란투리스모(GT)라면 속도가 빠른차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란투리스모는 ‘장거리·고속 주행용의 고성능 자동차’를 뜻한다. 빠르기만 하면 GT라고 불릴 수 없다. 장거리 주행에 맞게 편안해야 하고 많은 짐도 실을 수 있어야 한다.

세단이 유독 강세인 국내 시장에서  독특한 생김새로 매달 100대 이상의 판매대수를 기록하고 있는 BMW의 정통파 그란투리스모, BMW GT xDrive를 시승했다.

◆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5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이지만 5시리즈 보다는 더욱 웅장한 느낌이 든다. 길이 4998mm, 너비 1901mm, 높이 1559mm로 5시리즈 보다 큰 차체를 자랑한다. 특히 실제로 보면 차체가 일반 세단보다 많이 높기 때문에 거대한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든다.

전체적인 외관은 날렵함보다는 웅장함과 부드러움이 더 강조된 모습이다. 통통하게 살찐 5시리즈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테일램프의 디자인이나 가로 크롬 라인은 7시리즈와 유사하다.

GT의 가장 큰 특징은 옆모습이다. 옆모습에서 이 차의 수많은 특징이 나타난다. 지붕은 완만한 선을 그리며 트렁크까지 연결돼있다. 벤츠 CLS나 폭스바겐 CC로 대표되는 4도어 쿠페의 느낌도 난다. 쿠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프레임리스도어(창틀이 없는 문짝)로 멋도 냈다.

천장의 라인이 트렁크까지 부드럽게 이어진 덕분에 트렁크를 세단처럼 열수도 있고, 해치백처럼 열 수도 있다. 세단 스타일 차는 뒷좌석을 앞으로 접어도 입구가 좁아 큰 짐을 싣지 못하지만, 이 차의 경우 세단처럼 트렁크를 구분해 사용하거나 레저를 위해 큰 짐을 싣는데도 제격이다.

또, 키 작은 사람이나 높이가 낮은 차고를 위해 트렁크가 열리는 높이를 미리 지정할 수 있는 세심함도 빼놓지 않았다.

BMW 측에 따르면 GT는 실용적인 측면과 럭셔리함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차다. 설계 당시의 설명에 따르면 세단보다 월등히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어야 했고, SUV보다 훨씬 타고 내리기 쉬워야 했다. 또, 7시리즈 못지 않은 뒷좌석의 레그룸과 시트를 뒤로 젖히는 기능도 제공해야 했다. 물론 최고 수준의 고급스러움과 멋스러움도 갖춰야 했다. BMW는 이런 다양한 요구사양을 수용해 GT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세단의 판매 비중이 압도적인 국내 시장에서도 GT는 올해만 벌써 1000대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GT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은 듯 하다.

◆ 매우 넓고 편안한 실내…한 번 타면 내리기 싫어져

기본적인 실내 구성은 BMW의 여느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BMW의 실내는 고급스러움의 차이가 존재할 뿐 구성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GT의 실내는 매우 고급스럽다. 7시리즈에 근접한 수준이다. 특히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실내 공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는 3070mm로 7시리즈와 같다. 여기에 뒷좌석을 앞뒤로 조절하거나 등받이 각도도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 등받이를 최대한 젖히고 앉으면 대형 파노라마 썬루프가 시야에 들어온다. 썬루프가 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개방감이 매우 크다. 뒷좌석에 앉아 밤하늘의 별을 보며 달리는 색다른 경험도 가능하다.

뒷좌석에는 큼지막한 중간 팔걸이가 있고 그 곳에 컵홀더 및 넓은 수납공간도 존재한다. 또, 뒷좌석도 좌·우측 독립적으로 공조장치 조작이 가능하다. 이 정도면 쇼퍼드리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앞좌석도 마찬가지다. 효율적인 좌석배치로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장거리 주행에서 느껴지는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안락한 소파와 같은 시트는 편안하기 그지없다. 어깨 공간이나 다리 공간, 머리 공간 모두 넓다. 또한, 지상고가 높기 때문에 넓은 운전 시야를 갖는 것도 장점이다.

◆ '그란투리스모'란 이름에 걸맞은 성능

GT에는 가솔린 3.0리터 직렬6기통 터보 엔진이 장착돼있다. 그란투리스모에 걸맞은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 최고출력은 306마력, 최대토크는 40.8kg·m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듣기 좋은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가속능력은 훌륭하다. 특히, 직진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저돌적인 느낌마저 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6.3초에 불과하다.

빠른 속도로 주행을 하고 있어도 안정감이 뛰어나다. 외부 소음도 실내로 크게 유입되지 않아서 체감 속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계기판를 살피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다가 속도를 확인해보면 흠칫 놀랄 수 밖에 없다. 1200rpm에서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큰 소음이나 진동없이 속도가 쭉쭉 올라간다. 

GT는 컴포트,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총 4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가 해제된다. 각 모드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노멀 모드 세팅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적당히 가속 반응도 빠르고 서스펜션도 부드러워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안성맞춤이다.

시승한 모델은 상시사륜구동방식이 적용돼있다. 후륜구동에 비해 날카로운 코너링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BMW 특유의 느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기에 뛰어난 안정감이 더해져 고속에서도 정확한 코너링을 보여준다. 회전반경이 큰 것은 아쉽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9.0km다. 상시사륜구동 방식이기 때문에 다소 연비가 아쉽다. 또, 공인연비보다 크게 떨어지는 실연비도 문제다.

BMW코리아는 지난 8월, 성능은 더욱 높이고 단점으로 지적받던 연비를 개선한 GT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3.0리터 디젤 엔진이 장착돼 245마력의 최고출력과 55.1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연비는 리터당 15.0km에 달한다.

◆ 그대를 위한 '만능 연예인'

BMW GT는 매우 독특한 차다. 세단의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GT는 편안하고 안락한 최고급 세단의 승차감과 고급스러움을 갖췄고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왜건의 실용성, SUV 보다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편의성 등이 두루 결합된 차이다.

그래서 GT는 세단이기도 하고 왜건이기도 하면서 SUV이기도 하다. 가수면서 MC에 연기까지 잘하고 유머감각도 풍부한 만능 엔터테이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만을 위한 '만능 연예인'을 영입하려면 역시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가솔린 모델인 GT xDrive의 판매가격은 7950만원에서부터 1억950만원이고, 디젤 모델인 GT 30d는 7720만원에서부터 9690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BMW GT xDrive]
외관 = 7점 (GT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차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내 = 9점 (넓고 쾌적하고 안락한 실내는 7시리즈 부럽지 않다)
성능 = 7점 (코너링이나 연비는 아쉬운 부분이다)
승차감 = 9점 (쇼퍼드리븐카 수준의 승차감을 확보했다)
가격 대비 가치 = 7점 (535i 보다 저렴해 경쟁력 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센추리 쿠페 콘셉트 공개, 롤스로이스급 하이엔드 럭셔리

센추리 쿠페 콘셉트 공개, 롤스로이스급 하이엔드 럭셔리

토요타의 하이엔드 브랜드 센추리(Century)가 센추리 쿠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29일 2025 재팬 모빌리티쇼를 통해 공개된 센추리 쿠페는 독립 브랜드로의 첫 번째 모델로, 2인승 구조의 럭셔리 전기차다. 센추리 브랜드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하게 된다. 토요타 산하의 플래그십 모델, 센추리의 브랜드 독립을 공식화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토요타 센추리는 1967년 첫 출시 이후 반세기 넘게 일본 최고급 관용차로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혼다 전기차 0 α, 최초 공개..2027년 양산 계획

혼다 전기차 0 α, 최초 공개..2027년 양산 계획

혼다가 미래 전기차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혼다는 29일 2025 재팬 모빌리티쇼를 통해 글로벌 EV, 혼다 0 시리즈의 새로운 SUV 모델인 '혼다 0 α(알파)'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혼다 0 α는 차세대 EV 프로토타입의 3번째 모델로, 1월 공개된 혼다 0 살룬과 혼다 0 SUV에 이어 선보였다. 혼다 0 α는 향후 2년내에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양산형 모델은 2027년 시장에 출시된다. 주력 시장은 일본과 인도로 예정됐다. 혼다는 0 시리즈의 개발 접근 방식인 "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아이오닉9·스포티지, IIHS 안전평가서 최고등급 획득

아이오닉9·스포티지, IIHS 안전평가서 최고등급 획득

현대차그룹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현지시각 28일 발표한 충돌 안전 평가에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과 기아 스포티지가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Top Safety Pick+) 등급을, 현대차 싼타크루즈가 톱 세이프티 픽(TSP, Top Safety Pick)’ 등급을 각각 획득했다고 밝혔다. 아이오닉 9은 전면 및 측면 충돌 평가와 전방 충돌방지 시스템 평가 등으로 구성된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훌륭함(Good)을 받았으며, 스포티지는 상품성 개선을 거치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푸조 3008 GT, 실연비 20km/ℓ..이쁘고 경제적

[시승기] 푸조 3008 GT, 실연비 20km/ℓ..이쁘고 경제적

푸조 올 뉴 3008 GT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신형 3008은 동급 경쟁차 중 가장 멋스러운 내외관 디자인과 8년전 이전 세대 모델과 동일한 가격에 풍부한 옵션을 제공하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단순한 구조로도 실연비 20km/ℓ 전후를 기록해 인상적이다. 푸조 브랜드는 지난 7월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가격은 3008 알뤼르 4490만원(개소세 3.5%, 4425만1000원), 3008 GT 4990만원(개소세 3.5%, 4916만3000원)으로 8년전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부분변경 공개..한국 출시는 2026년

지프, 그랜드 체로키 부분변경 공개..한국 출시는 2026년

지프 브랜드는 29일 부분변경 모델, 신형 그랜드 체로키를 공개했다. 2026 그랜드 체로키의 가장 큰 변화는 새롭게 적용된 '허리케인 4 터보(Hurricane 4 Turbo)' 엔진으로 양산차 최초의 터뷸런트 제트 점화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한국 시장에는 2026년 출시될 예정이다. 2.0리터 허리케인 4 터보는 최신 글로벌 4기통 엔진으로, 동급 4기통은 물론, 6기통 엔진을 뛰어넘는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제공하며,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을 동시에 달성했다.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현대차 일렉시오 출시, 722km 주행 중국 전략 전기차

현대차 일렉시오 출시, 722km 주행 중국 전략 전기차

현대자동차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를 중국에서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일렉시오는 깔끔한 실루엣과 절제된 비율로 구성된 대담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갖췄으며, 크리스탈 형태의 사각형 헤드램프가 특징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하고 뛰어난 내구성의 차체 구조로 안전성도 높였다. 또 88.1kWh 배터리를 탑재해 722km의 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CLTC 기준)를 달성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르노코리아,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그랑 콜레오스 350만원 지원

르노코리아,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그랑 콜레오스 350만원 지원

르노코리아(대표 니콜라 파리)가 10월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19일 간 진행되는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을 맞아 역대 최고 수준의 고객 혜택을 마련했다. 그랑 콜레오스 구매 고객에게는 특별지원금 30만원 혜택(단, 2025년 9월 생산분까지)과 60만원 상당의 옵션·액세서리 구매 지원이 함께 제공된다. 과거 르노코리아 차량을 한번이라도 신차로 구매한 이력이 있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로열티 고객에게는 50만원을 추가로 제공한다. 또한 생산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르노 필란테 혹은 오로라2, 매력적인 쿠페형 SUV

르노 필란테 혹은 오로라2, 매력적인 쿠페형 SUV

르노 차세대 준대형 SUV, 필란테(Filante, 프로젝트명 오로라2) 일부 디자인이 공개돼 주목된다. 중국 현지 매체에 게재된 필란테는 르노의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공격적인 외관이 특징으로, 커다란 차체와 대구경 휠은 BMW XM과 유사한 분위기다. 국내 출시는 2026년 상반기다. 르노 필란테는 D-세그먼트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의 상위 모델로, E-세그먼트 준대형 쿠페형 SUV로 기획됐다. 그랑 콜레오스 대비 커진 차체와 휠베이스, 전방과 후방 오버행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기아 PV5 카고, 693km 주행으로 기네스 기록 등재

기아 PV5 카고, 693km 주행으로 기네스 기록 등재

기아는 PV5 카고 모델이 최대 적재중량을 싣고 1회 충전 가장 긴 주행 거리인 693.38km를 달성한 전기 경상용차(eLCV, electric Light Commercial Vehicle)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기록은 71.2kWh 배터리의 PV5 카고 4도어에 665kg을 싣고 진행됐다. 이번 기록은 지난 9월 3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부 공도에서 이뤄졌다. 주행 코스는 물류 및 배달 업무를 충분히 재현할 수 있도록 58.2km의 도심 및 외곽 도로와 고도 상승 구간을 반복 주행하는 방

업계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