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를 사랑한다.
섬 속의 섬을 사랑한다.
손톱처럼 투명한 조개껍질 파도에 젖는 산호사 해변을 사랑한다.
찰랑찰랑 밀려오는 너울 너머
그리움으로 솟은 한라산을 사랑한다.

돌담을 사랑한다.
골목이 미로처럼 얽힌 상우목동을 사랑한다.
파도처럼 싱그러운 청보리밭을 사랑한다.
해풍에 헤진 비바리의 얼굴처럼
모난 돌들이 쌓여 만든 돌담을 사랑한다.
인어의 노래처럼 파도소리 메아리치는 검멀래를 사랑한다.

밤마다 남지나해를 태양처럼 비추는
소머리 오름의 등대를 사랑한다.
소머리 오름의 절벽 끝에 피어나
성산포를 향해 방끗 웃는 해국을 사랑한다.
술패랭이꽃을 사랑한다.
오름 속의 작은 오름
허물어진 봉분 위
까마득한 날에 저승밥 먹은
비바리의 무명 저고리 같은 구절초를 사랑한다.

나는 또 사랑한다.
곱게 빗질한 마당처럼
고요한 호수로 변한 하고수동 앞바다
어부들이 집어등 환하게 밝혀 갈치를 낚는 밤을 사랑한다.
텐트 출입문이 액자가 되어 그 풍경을 담아내는
우도의 밤을 사랑한다.
꿈속까지 찾아올 그 풍경과 마주하는
오늘 이 밤을 사랑한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우도에서 사랑은 끝이 없다

김산환 칼럼리스트 〈탑라이더 mountainfire@hanmail.net〉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