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포드 포커스, 골프 견제할 수 있을까

[시승기] 포드 포커스, 골프 견제할 수 있을까

발행일 2011-09-07 14:41:47 김상영 기자

포드의 야심작인 신형 포커스를 시승했다. 이달 19일 공식 출시되는 3세대 포커스는 ‘원-포드’라는 포드의 글로벌 전략에서 나온 핵심모델이다. 과거 포드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각각 개발하고 생산·판매했다. 양측 모두 수요가 높았기 때문에 현지 시장에 적합한 차를 판매한다는 전략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원-포드 전략은 기본적인 플랫폼을 동일하게 하고 서로의 장점을 공유해, 높은 상품성을 갖추고 보다 많은 수익을 내는 장점을 가졌다.

포드코리아의 정재희 대표는 “국내에 출시되는 포커스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델을 수입하지만, 유럽에서 생산되는 포커스의 부품 중 80%이상을 공유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서울 시내와 인천 영종도를 오가며 시승해 보니, 유럽과 미국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원-포드’ 전략이 자동차의 성격에서 단번에 드러났다.

◆ 빈틈없이 다부진 디자인 돋보여

포커스의 첫 느낌은 매우 강렬했다. 탄탄해 보인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좋다. 빈틈없이 다부진 몸매는 레슬링 선수의 근육질 몸매를 연상케 한다. 귀엽거나 앙증맞은 느낌은 보다는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특히, 앞모습은 날카로운 이미지가 강하다. 별도의 에어로바디킷을 적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세가 나온다. 헤드램프의 형상과 라디에이터그릴, 범퍼하단에 위치한 사다리꼴 형태의 대형인테이크홀이 조화를 이루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옆모습은 안정적인 균형감이 돋보인다. 또, 해치백이지만 트렁크 부분 천장을 부드럽게 눌러준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 A필러를 최대한 눕혀서 다이내믹한 모습도 연출했다. 이로 인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연비 개선 효과를 얻었다고 포드 측은 설명했다. 

포커스의 외관에서 굳이 트집을 잡자면, 뒷모습이 조금 아쉽다. 뒷모습은 앞모습에 비해 매우 단순하고 얌전하게 보인다. 특징적인 모습도 부족하고 테일램프나 머플러의 디자인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포드 측은 “포커스에는 포드의 디자인 개념인 ‘키넥트 디자인’이 적극 구현됐다”며 “움직이는 에너지의 느낌을 전달하는 대담한 차체 디자인으로 서있을 때조차 움직이는 듯 보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포커스 해치백은 길이 4360mm, 너비 1825mm, 높이 1475mm로 폭스바겐 골프 보다 모든 면에서 크다. 포르테 해치백이나 크루즈5 보다도 길고 넓다. 포르테 해치백과 비슷한 수준이며 크루즈5 보다는 길이가 짧다. 포커스의 휠베이스(앞·뒤 바퀴간의 거리)는 2648mm로 국산 준중형 차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실내 디자인

‘어라, 현대차랑 비슷하네?’

포커스에 실내에 들어서서 처음 든 생각이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송풍구의 모습이나 오디오 시스템의 버튼, 계기판·스티어링휠의 실루엣 등이 현대차와 비슷한 모습이다.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콕핏 스타일’을 함께 추구하고 운전자의 편의성을 고려하다보니 비슷한 결과물이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각종 버튼을 조작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 모든 버튼은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돼있고 시인성도 뛰어나서 처음 타는 사람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다만 스티어링휠에는 다양한 기능을 컨트롤하는 버튼들이 장착됐는데,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스티어링휠을 잡은 채 조작하기 힘들어 보인다.

실내의 품질이나 마감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크게 흠잡을 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았다. 각종 소재들도 준중형차 수준에서는 충분히 고급스러웠고 엉성한 부분은 없었다. 출신 성분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미국차는 종종 실내가 단순하고 마감 등이 엉성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포커스는 꼼꼼하고 실용적인 실내로 유럽차의 느낌이 강하게 든다.

◆ 거칠게 몰아도 잘 버텨…랠리카의 명성 그대로

포커스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주행 성능이다.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노하우와 기술이 접목됐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포커스에는 2.0리터 직분사 DOHC 4기통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은 162마력이며 최대토크는 20.2kg·m다. 포드 측은 고압의 직분사와 트윈 독립 가변식 캠샤프트 타이밍(Ti-VCT)이 적용돼 성능과 연비 모두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듀얼 클러치 방식의 6단 파워시프트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듀얼 클러치 방식의 6단 자동변속기은 반응이 민첩하고 언덕에서 밀리는 단점 등은 없었지만 초반 가속이 굼뜨다는 느낌이 든다.

서울 시내와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주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핸들링이다. 랠리카의 명성이 그대로 이어온 듯하다. 과감하고 익사이팅한 운전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튼튼한 하체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덕분인지 안정성은 물론 내가 외도한 방향으로 차 앞부분이 휙휙 돌아갔다.

포커스에는 우수한 핸들링을 위해 ‘토크 벡터링 컨트롤 시스템’이 장착됐다. 주로 고성능 모델이나 슈퍼카에 사용되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은 코너링 시 코너 안쪽 바퀴에 약간의 제동을 걸어 날카롭고 안정적인 코너링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아니나 다를까, 고속으로 슬라럼 구간을 통과하는 것이 식은 죽 먹기였다. 보통은 코스를 이탈하거나 차가 회전하기 마련인데 포커스는 굉장히 탄력적으로 슬라럼을 통과했다. 마치 모터사이클로 슬라럼을 하는 기분이다.

가속성능은 무난한 수준이며 고속에서 안정감도 괜찮다. 아웃사이드미러의 영향으로 풍절음이 다소 들리긴 했으나 큰 불편사항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서울 시내와 고속도로를 포함해 약 70km의 시승 구간에서 리터당 11.1km의 연비를 보였다. 포커스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13.5km다.

◆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

포드코리아의 정재희 대표는 포커스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판매가격을 묻는 질문에 “가격 책정이 가장 고민거리”라며 “이달 19일 가격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승을 하면서 가격대를 알 수 없어 매우 답답했다. 명확한 비교대상을 찾기 힘들어서다. 가격을 모르니 ‘5천만원짜리 차가 이런 것도 없어’라든지, ‘같은 가격대의 차에 없는 신기술이 있네’하는 비교가 불가했다.

3천만원 전후에서 가격이 정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일. 포커스는 골프보다 연료 효율성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지만 실내 공간, 다양한 편의사양 등은 앞서고 주행 성능은 골프의 고성능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골프와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만 된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

[포드 포커스]
외관 = 8점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
실내 = 7점 ('엉성한 미국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성능 = 7점 (핸들링은 우수하나 톡 쏘는 맛은 덜 하다)
승차감 = 7점 (우수한 핸들링 확보 때문인지 서스펜션이 다소 단단하다)
가격 대비 가치 = (3천만원 초반대의 가격은 어느 정도 설득력있다)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폴스타, 고객 로열티 행사 ‘폴스타 데이 2025’ 성료

폴스타, 고객 로열티 행사 ‘폴스타 데이 2025’ 성료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가 11월 15일부터 16일까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첫 고객 로열티 행사 ‘폴스타 데이 2025(Polestar Day 2025)’를 성황리에 마쳤다. 폴스타 데이 2025는 공도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었던 폴스타의 퍼포먼스 DNA를 고객이 트랙 위에서 직접 체험하고, 폴스타가 추구하는 다이내믹한 주행 감성과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드라이빙 철학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 첫 고객 로열티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현대차 아반떼 N TCR, '2025 TCR 월드투어' 최종전 우승

현대차 아반떼 N TCR, '2025 TCR 월드투어' 최종전 우승

현대자동차는 '더 뉴 엘란트라 N TCR(국내명: 더 뉴 아반떼 N TCR)'이 11월 13일(목)부터 16일(일, 현지시각)까지 마카오 '기아 서킷(Guia Circuit)'에서 개최된 ‘2025 TCR 월드투어’ 최종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차지하는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현대자동차 더 뉴 엘란트라 N TCR은 올해 진행된 TCR 월드투어 총 8개 대회 중 이번 마카오를 포함해 스페인, 이탈리아, 호주, 한국 대회까지 총 5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시즌을 마

모터스포츠이한승 기자
르노, 코리아세일페스타 11월까지 연장..그랑 콜레오스 350만원

르노, 코리아세일페스타 11월까지 연장..그랑 콜레오스 350만원

르노코리아(대표이사 니콜라 파리)가 코리아세일페스타 종료 이후인 17일부터 르노코리아만의 세일 페스타로 역대 최고 수준의 고객 혜택을 11월 말일까지 이어간다. 이와 함께 매주 특별한 선물을 제공하는 고객 감사제 ‘르노 메르시 위크’도 올 연말까지 지속한다. 이달 말까지 르노코리아의 베스트셀링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를 구매하는 고객은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의 아웃도어 감성 스페셜 에디션인 ‘에스카파드(escapade)&rsq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현대차그룹, 2030년까지 125조원 국내 투자..역대 최대

현대차그룹, 2030년까지 125조원 국내 투자..역대 최대

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 2천억 원의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직전 5년(2021~2025년) 동안 국내에 투자했던 89조 1천억 원을 36조 1천억 원가량 상회하는 규모다. 125조 2천억 원을 연평균 투자 금액으로 환산하면 25조 4백억 원으로, 직전 5년 연평균 투자액 17조 8천억 원 대비 40% 이상 증가한 액수다.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중장기 국내 투자 결정은 그룹의 근원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차원이며,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국내 공개..가격은 7억원대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국내 공개..가격은 7억원대

페라리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양산 모델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슈퍼 스포츠카 849 테스타로사(849 Testarossa)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페라리는 14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SF90 스트라달레를 잇는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 849 테스타로사를 선보였다. 페라리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849 테스타로사는 성능과 일상적인 편안함의 균형을 맞춘 스포츠 카(Sports car)와 달리, 매 순간 성능의 한계에 도전하고 차량의 극한을 시험하려는 드라이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제네시스 G80·GV80 프로모션, 월 40만원대 제공

제네시스 G80·GV80 프로모션, 월 40만원대 제공

제네시스 브랜드가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함께 G80, GV80 특별 혜택을 적용한 ‘8040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제네시스는 ‘8040 프로모션’을 통해 G80, GV80(GV80 쿠페 포함) 등 두 차종의 2.5 터보 모델 1천대를 한정해 월 4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G80, GV80를 구매하는 경우 고객들은 200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차량 가격의 일부를 일정 기간 동안 유예하고, 유예 기간 동안 잔금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기아, ‘미래형 PBV 생산 허브’ 구축..EVO 플랜트 준공

기아, ‘미래형 PBV 생산 허브’ 구축..EVO 플랜트 준공

기아가 PBV 전용 공장인 ‘화성 EVO Plant(이보 플랜트)’로 연 25만대 규모의 미래형 PBV 생산 허브 구축에 나선다. 기아는 14일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 위치한 오토랜드(AutoLand) 화성에서 ‘EVO Plant East’ 준공식 및 ‘EVO Plant West’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명근 화성시장 등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성 김 현대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 2027년까지 신차 40종 출시

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 2027년까지 신차 40종 출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CEO 올라 칼레니우스가 참석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Mercedes-Benz Future Strategy Conference)’를 개최하고, 2026년부터 한국 시장에 선보일 신차들을 공개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CEO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대표이사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석해,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브랜드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아이오닉9, 532km 주행하는 6천만원대 전기차

[시승기] 아이오닉9, 532km 주행하는 6천만원대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9 HTRAC2 6인승을 시승했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가 가장 최신 선보인 전기차이자 최신 파워 유닛 기술이 반영된 신차로, 110.3kWh의 대용량 NCM 배터리팩과 3열의 공간을 확보하고도 2WD 시작가격은 6715만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구성임을 부정할 수 없다. 현대차의 전기차 라인업에서 아이오닉9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현대차는 2021년 E-GMP를 공개하고 E-GMP가 적용된 아이오닉5를 출시했다. E-GMP는 배터리, 전기모터, 섀시 구조 등 전기차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