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카우트 연맹 운동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가을을 시샘하듯 무더위가 왔다. 휴가는 이미 다 썼는데 날씨는 다시 떠나라 말한다. 이럴 때면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 그렇다면 집 근처를 둘러보자.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도 밤이면 별이 반짝이는 곳이 있다.

▲ 서삼릉청소년야영장 모습.

서삼릉과 원당목장, 나들이 코스로도 제격

서삼릉청소년야영장은 서울 구파발을 넘어서면 바로 나타난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기 때문. 야영장은 서삼릉과 원당목장 가는 길에 있다. 나들이 코스로도 인기가 높은 곳. 캠핑과 겸해 가보는 것도 좋다. 서삼릉은 3개의 릉이 있어서 생긴 이름이다. 그러나 슬픈 연유가 숨어 있다. 3개의 능과 3개의 원, 폐비 윤씨의 회묘, 후궁·왕자·공주 묘 46기에 왕족들의 태실까지 있다. 원래 조선시대에는 공주와 왕자 묘를 왕릉 능역에 쓰지 못하게 했는데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에 전국에 흩어져 있던 후궁·왕자·공주 묘를 이곳에 모아놓았다. 마치 조선왕조의 공동묘지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서삼릉의 기구한 사연은 바로 옆 원당목장으로도 이어진다. 1960년대 정권이 왕릉 땅을 마사회, 축협, 골프장, 농협대학 등에 넘겨눈 것. 목장의 푸른 초지가 옛 왕릉 땅이라니 뭔가 미안한 기분이다. 야영장에서 서삼릉과 원당목장까지 걷는 하이킹은 왕복 3시간 정도 소요된다. 

▲ 야영장 전경. 너른 운동장 주변으로 나무 그늘이 형성된다.

 

▲ 캠핑장에서 줄타기와 비슷한 ‘슬랙라인’을 즐기는 사람들

스카우트연맹 중앙훈련원 야영장, 40년 전통이...

야영장 공식 명칭은 ‘한국 스카우트연맹 중앙훈련원’. 흔하디흔한 시골길 옆으로 갑자기 훈련원 표석이 나온다. 언덕 위에 훈련원 본부 건물이 있고 아래로는 작은 숲으로 둘러싸인 운동장과 공터가 있다. 주말을 맞아 단체 행사가 줄줄이 이어진 덕에 이미 공터는 알록달록 텐트의 향연이 펼쳐진다. 서삼릉청소년야영장은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야영장 축에 든다. 중앙훈련원이 1968년 약 3만2000평 규모로 이 자리에 들어섰기 때문. 2003년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고 3년 전부터는 일반 야영장에서 오토캠핑장으로 쓰임새가 늘어났다.

▲ 해먹 위에서 노는 아이들

시설을 보면 화장실, 개수대, 샤워실 모두 깨끗한 편이다. 야영장 양 끝에 총 2곳이 있다. 온수가 나온다. 본부 건물에도 화장실이 있고 숙소도 따로 마련돼 있다. 이용료는 텐트 1동 당 1박에 1만5000원이다. 겨울에는 전기요금료 5000원을 추가로 받는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가능하다. 보통 비수기인 11월~3월까지 일반 가족 캠핑객들이 사용한다. 성수기인 4월~10월까지는 스카우트연맹 행사가 주말마다 열리기 때문에 단체 캠핑 행사만 예약을 받곤 한다. 작은 숲이 둘러져 있어 그늘이 있지만 캠핑장 바로 뒤쪽으로 외곽순환고속도로가 지나기 때문에 소음이 들리기도 한다. 서울과 지척인데도 고즈넉한 풍광과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 서삼릉의 밤 풍경

* 가는 길

서울 구파발을 지나면 바로 고양 삼송리다.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삼송지대에서 서삼릉 쪽으로 오다 보면 허브랜드를 지나쳐 서삼릉청소년야영장 팻말이 보인다. 구제역 방역 때문에 현재 서삼릉과 원당목장은 볼 수가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허브랜드 인근에 마을 버스 정류장이 있다. 내비게이션에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200-5’를 입력하면 된다. (031-967-9163)

▲ 캠핑 공간이 넓다. 여유있게 캠핑할 수 있는 것도 장점.

 

▲ 스카우트 연맹 본부
 

솔로캠퍼 〈탑라이더 g107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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