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은 ‘비단 물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비단처럼 매끈한 물길이 이 세상 모든 풍경을 담아두기 때문이리라. S라인 물길에 비친 하늘과 산을 보며 하룻밤을 청해 본다.

▲ 양강에 비친 하늘과 산. 세상 풍경이 그대로 양강에 담겼다.

천내강과 양강, 금강의 또다른 이름

금강은 전북 무주에서 발원해 충청남북도를 흥건히 적신다. 금산 IC에서 68번 지방도로에 올라서면 금강 상류 물줄기가 길옆으로 따라붙는다. 지도상엔 금강이지만 주민에겐 천내강으로 불리는 곳. 금산을 적시며 흘러온 강물이 영동으로 빠져나가기 직전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주변에 형성된 강이다. 이쯤 오면 까마득하게 높은 바위벽 옆으로 물살이 휘돌아 나간다.

물줄기가 영동군 양산면에 다다르면 ‘양강’으로 이름이 바뀐다. 금강은 이렇게 양산 송호리 주변에 양산팔경을 만들고 다시 옥천과 보은을 지나 대청호로 이어진다. 대청호를 거치면 다시 공주와 부여, 군산을 통해 서해로 흘러드는 ‘젖줄’. 그 중에서도 송호리의 물길 ‘양강’에 텐트를 내려놓는다.

▲ 쭉 뻗은 소나무를 뒤로 한 채 강을 바라보고 텐트를 쳤다.

 

▲ 아날로그 캠핑의 즐거움. 전기 없이 하룻밤을 청해보는 것도 괜찮다.

100그루 소나무가 만드는 시원한 그늘 속에서

 

‘송호국민관광지’는 양강의 절경을 품고 있다. 눈부신 물길 옆으로 1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줄을 섰다. 최고 수령 400여 년에 이르는 소나무가 늠름하게 자리를 지킨다. 황해도 연안부사였던 박응종이 가져온 솔방울이 지금의 송호리 송림의 시작. 지금도 송호리 관광지 일대는 밀양 박씨 가문의 땅이다. 현재 마을에는 밀양 박씨 문중 20여 가구가 살고 있다.

▲ 양강의 풍경. 왜가리가 유유히 거닐고 있다.

소나무숲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관광지 면적은 총 28만4290㎡. 이곳에 양산8경 중 3곳이 있다. 송호리에서 양강 건너편인 봉곡리에 있는 ‘강선대’는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곳. 송호리 양강 물속에 우뚝 솟은 기암은 하늘로 오르려던 용이 선녀가 목욕하는 것에 반해 오르지 못하고 떨어진 것이라며 ‘용암’이라 불린다. 또 용암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여의정은 박응종이 말년에 후학을 가르친 곳이다.

송호리 야영장은 ‘차’로 들어갈 수 없다. 입구 앞에 주차를 한 뒤 손수레를 이용해 캠핑장비를 옮겨야 한다. 몇백년 수령의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서다. 전기도 사용할 수 없으니 완전 ‘아날로그 캠핑’이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는 등유랜턴을 켜고 양강의 노래에 푹 빠져보는 건 어떨까.

▲ 송호국민야영지에는 자전거길도 잘 나 있다.

* 가는 길

금산IC에서 나와 68번 지방도로를 타고 충북 영동군 양산면 방향으로 향한다. 천내강과 양강을 끼고 양산에 다다르면 ‘송호국민관광지’표지판이 보인다. 내비게이션에는 ‘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299-1’을 치면 된다.

▲ 수령 400여년의 소나무 1000그루가 송호국민관광지를 채우고 있다.

* 기타 정보

송호국민관광지 야영장은 오토캠핑장이 아니다. 매표소 앞 주차장에 차를 대고 손수레를 이용해 캠핑 장비를 날라야 한다. 전기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아날로그’ 캠핑을 준비할 것. 입장료와 야영비, 텐트 사이트 이용료가 각각 나뉘어 있다. 관광지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500원이다. 2박3일 기준 야영비는 성인 9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400원이다. 2박3일 기준 텐트 사이트 이용료는 리빙쉘과 같은 대형텐트 3000원, 3인용 이하 소형 텐트와 타프는 1500원이다. 화장실은 수세식이고 깨끗하지만 전체 야영장에 2곳 밖에 없다. 개수대 3곳. 샤워장은 물놀이장이 문을 여는 여름철에만 이용할 수 있다. 매점이 있어 장작 구매 가능. 화로를 사용해서 모닥불을 피워야한다. 송림이 우거져서 그늘이 풍부하다. 소나무 사이사이에 사이트를 구축할 경우 타프가 필요 없을 정도. 강이 보이는 사이트는 풍광이 좋지만 타프를 따로 쳐야 한다. 조각공원, 방갈로, 족구장, 물놀이장, 운동장 등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예약은 받지 않고 선착순 입장이다. 야영 가능 여부를 송호국민관광지 관리사무소(043-740-3228)에 문의하고 찾는 것이 좋다.

 

 

솔로캠퍼 〈탑라이더 g107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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