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조에를 시승했다. 조에는 르노 EV 기술이 집약된 전기차로 최고출력 136마력, 1회 완충시 309km를 주행할 수 있다. 경쾌한 가속감, 민첩한 핸들링, 정숙성과 함께 뛰어난 차체 밸런스가 강점이다. 다만 차선 유지보조와 같은 ADAS의 부재는 아쉽다.

르노 조에는 2012년 유럽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올해 6월까지 약 21만6000대가 판매된 전기차다. 올해 상반기 유럽 판매량은 3만7540대로 테슬라 모델3를 앞지르며 1위를 기록했다. 국내 가격은 젠 3995만원, 인텐스 에코 4245만원, 인텐스 4395만원이다.

조에의 차체 크기는 전장 4090mm, 전폭 1730mm, 전고 1560mm, 휠베이스 2590mm다. 외관에는 르노 최신 디자인 언어가 적용됐다. ‘C’자 형태의 C-shape 주간주행등이 대표적이다. 모든 트림에는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이 기본이다.

그릴과 안개등 주변엔 크롬 인서트가 더해졌으며, 인텐스 및 인텐스 에코 트림에는 핫스탬핑 그릴이 적용돼 고급감을 높였다. 측면부는 굵은 캐릭터라인을 통해 볼륨감을 강조했다. 리어램프에는 동급 최초로 LED 다이내믹 턴 시그널 램프가 적용됐다. 

조에의 실내는 XM3, 르노 캡처와 유사한 레이아웃이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9.3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기어레버는 전자식이다. 도어 암레스트와 대시보드, 시트 등에 친환경 소재인 업사이클 패브릭이 활용됐다. 소재의 촉감은 부드럽다.

스티어링 휠과 공조기 등 각종 버튼은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대시보드에 수납공간을 마련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센터콘솔에도 수납공간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빠짐없이 갖췄다. 컵홀더가 1개인 부분은 다소 아쉽다.

조에의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은 시트 포지션이다. 1열 조수석은 물론 운전석 시트의 높낮이도 조절할 수 없다. 신장 180cm의 기자가 앉았을 때도 다소 높게 느껴진다. 키가 작거나 큰 운전자는 시트 포지션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시트의 착좌감은 좋다.

조에의 휠베이스는 2590mm로 경쟁 모델과 비교해 짧지만, 실내 공간이 넓다. 특히 2열 레그룸과 헤드룸 공간에 여유가 있다. 2열 시트의 등받이 각도도 완만해 장거리 주행시에도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340ℓ다.

9.3인치 디스플레이에는 르노삼성차의 새로운 이지 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내비게이션은 통신형 T맵을 지원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 목적지까지의 도착 소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조에에는 100kW급 최신 R245 모터가 적용됐다. 모터는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54.5kWh 용량의 Z.E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완충시 주행 가능 거리는 309km다. 50kW급 충전기 이용시 30분 충전으로 약 1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시승 구간은 도심과 북악스카이웨이로 진행됐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전기차 특성상 초반 가속은 경쾌하다. 조에의 최대토크는 현대차 그랜저 2.5리터 가솔린(25.3kgm) 수준이다. 제한속도 50~60km/h인 도심에서 답답함을 느낄 수 없다.

북악스카이웨이의 가파른 언덕도 거침없이 주행한다. 도심 구간 시승으로 100km/h 이상 가속하진 못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도 무난한 가속감을 보여줄 것으로 보이며, 110km/h에서 추월을 위한 재가속은 비교적 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악스카이웨이에서는 르노 특유의 핸들링과 차체 밸런스가 돋보인다. 코너 진입 능력이 뛰어나다. 연속된 코너에서도 좌우 무게 이동이 매끄럽게 이뤄져 민첩한 코너링이 가능하다. 전륜구동 모델인 만큼 코너링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한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고르지 못한 노면과 요철, 과속방지턱을 빠르게 넘어도 운전자에게 충격을 전달하지 않는다. 2~3번의 상하 바운싱 후 자세를 잡는다. 연속된 코너에서 차체 롤링 현상을 완벽하게 제어하진 못하지만 낮은 무게중심으로 안정감이 느껴진다.

조에의 강점은 도심 주행에서 드러난다. 차체 하부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은 르노삼성차 신형 SM6만큼 적다. 특히 주행모드 B-모드를 활용하면 배터리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B-모드는 전자식 변속기인 E-시프터의 원터치 컨트롤을 활용한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다.

막히는 도로나 장거리 주행에서 브레이크 페달의 사용 빈도를 줄일 수 있으며, 감속시에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켜 배터리를 충전한다. B-모드를 활용해 약 1.5km의 내리막을 주행해본 결과 주행가능거리가 10km 가까이 증가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3km의 도심 정체 구간에서는 에어컨을 3단계로 작동했음에도 주행가능거리가 줄어들지 않았다. 에코모드는 최대 주행거리를 위해 에어컨 및 히팅 기능을 효율적으로 자동 제어한다. 가속페달 반응도 한 템포 늦어지며, 가속도 서서히 진행된다.

차선 중앙 유지보조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부재는 아쉽다. 장거리 주행을 많이 하는 소비자에겐 불만 사항일 수 있다. 참고로 유럽 최고사양에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유지보조는 지원되지 않는다. 차선 이탈 및 사각지대 경고, 오토하이빔만 적용됐다.

조에는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전기차다. 경쾌한 가속감과 뛰어난 제동력,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B-모드까지 고루 갖췄다. 정숙성은 덤이다. ADAS의 부재는 아쉽지만 도심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사용 빈도는 적다. 가성비 좋은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에게 추천한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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