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다. 아이들도 방학을 맞는다. 어디 갈 곳 없을까. 성수기에는 어딜 가든 비싸고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어른, 아이 모두 즐길거리가 풍족한 곳도 마땅치 않다. 그러나 답은 있다. 섬진강 물길 따라 곡성으로 캠핑을 떠났다.

▲ 옛 곡성역~가정역 구간 철로는 섬진강, 17번 국도와 나란히 달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중 하나로 꼽힌다.

열차 여행 진수를 맛보다

우선 열차 이야기부터 꺼내야겠다. 곡성 청소년야영장은 가정역 맞은편에 위치해있다. 가정역은 폐선된 전라선 위의 역이다. 그렇다고 열차가 다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 요즘에는 전라선이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가정역을 찾는다. 바로 옛 곡성역에 생긴 섬진강기차마을 덕분이다. 옛 곡성역에서 가정역에 이르는 약 10km의 구간을 증기기관차가 오간다. 디젤기관차를 증기기관차로 리모델링했는데 뽀얀 수증기와 특유의 기적 소리를 내며 폐선을 달린다.

▲ 가정역에서 섬진강 맞은편에 있는 곡성청소년야영장

 

▲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텐트가 설치돼있다.

유홍준 교수는 폐선된 전라선 구간을 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중 하나로 꼽았다. 그 이유는 강과 길, 철로가 나란히 달리는 풍경에 있다. 마치 강따라 길이 나고 또 그 모양 그대로 철길이 난 모양새다. 열차는 고작해야 시속 25~30㎞ 속력을 낸다. 그렇다고 느리다 무시할 수 없다. 이 길은 느리게 지날수록 매력적이기 때문. 길이가 무려 212.3㎞에 달하는 섬진강이 ‘강다운 모양새’를 갖추는 곳이 곡성에서부터다. 끊임없이 덜컹대며 열차의 리듬과 유유자적 강의 흐름이 이곳만큼 잘 어울리는 곳도 없다.

▲ 곡성청소년야영장에 설치돼 있는 텐트 내부. 시설이 깔끔하다.

▲ 곡성청소년야영장 운동장에 설치돼 있는 텐트

열차로 한번, 자전거로 또 한번

곡성에서 출발해 약 25분을 달린 열차는 가정역에 멈춘다. 가정역 근처에는 기차펜션, 곡성섬진강천문대, 곡성청소년야영장 등이 있다. 25분을 쉬고 되돌아가는 열차에 오르지 않아도 된다면 가정역 인근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특히 이 일대를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은 매혹적이다. 가정역에서 섬진강 건너편 두계마을과 가정마을 앞으로 자전거길이 나있다. 섬진강과 17번 국도, 철로를 나란히 왼쪽에 두고 페달을 밟으면 들꽃 향기가 강바람에 실려 온다. 자전거는 가정역 인근 매점과 청소년야영장에서 빌릴 수 있다.

▲ 옛 곡성역에 하얀 수증기를 내뿜으며 증기기관차가 들어서고 있다.

 

가정역 맞은편에 곡성청소년야영장에서는 텐트 없이도 야영을 할 수 있다. 텐트를 빌려서 야영하는데 1동당 2만원이다. 오토캠핑객이 섬진강 바로 옆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잔디밭도 있다. 텐트를 가져오면 1동당 1만원. 잔디밭 이외에서는 전기 사용도 가능하다. 야영장 건물에서는 일반 숙박도 가능하다. 인근에는 기차펜션과 한옥펜션이 있으니 일주일쯤 여행계획을 세웠다면 참고할 것.

▲ 레일바이크 체험. 침곡~가정역까지 레일바이크가 운행되니 체험해보는 것도 좋다.

* 가는 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가다 익산에서 환승하면 곡성까지 3시간30분 걸린다. 옛 곡성역~가정역 구간 증기기관차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하루 다섯 번 운행된다. 왕복요금이 어른 6000원, 어린이 5500원이다. 침곡역~가정역 구간 레일바이크 이용요금은 2인승 1만5000원, 4인승 2만2000원이다. (061-363-9900)

* 기타정보

캠핑장 요금은 텐트를 빌리면 1동당 1박에 2만원, 텐트를 가져오면 1동당 1박에 1만원이다. 샤워는 여름에만 가능. 개수대와 화장실 모두 깨끗하다. 전기는 잔디밭 이외의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주변에 열차 및 자전거 체험을 비롯해 천문대관람 등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솔로캠퍼 〈탑라이더 g107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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