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리스트 문동훈씨는 수입차 토탈 관리 업체 엠플러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직접 차량 출고부터 수리, 재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입차 관리의 전 분야를 도맡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수입차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인물 중 하나다. 앞으로 <문동훈의 '수입차 블라블라'> 칼럼을 통해 수입차에 관련한 모든 것을 세심하게 알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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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차 출고하면 뭐부터 하지?

첫 글이니만큼 처음에 어울리는 주제를 생각해보다가 ‘신차 출고 전 검수’가 떠올랐습니다.

최근 뉴스에 벤츠 VDC센터 문제에 대한 기사가 나오기도 하였고, 마침 저도 6월 중에 여러 대의 신차 출고 과정에서 문제를 접했기에 적당한 소재가 아닌가 싶네요. 제가 겪은 문제를 간략히 적어보면 B사의 신 모델 출고 때는 운전석 도어 안쪽의 볼트 1개가 풀렸다가 다시 조여진 흔적이 있었고, F사의 신 모델 출고 때는 페인트 도장에, L사의 차량 출고 때는 페인트 도장과 도어 몰딩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대체로 사소한 문제이긴 하지만 수천만 원에서 일억 원이 넘는 차량들에 저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좋아할 소비자는 없겠지요?

국산차나 수입차나 소위 ‘뽑기 문제’라고 하는 초기품질 문제는 수입차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라 독일차, 일본차, 미국차 등 어느 차에나 있습니다. J.D 파워 등에서 90일 이내의 고장이나 컴플레인 등을 조사하는 신차품질조사가 있는 것도 이런 ‘뽑기 문제’가 엄연히 어느 브랜드에나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뽑기’가 잘 되었는지 맨 처음으로 보는 작업이 바로 신차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내외부를 살펴보고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 스페어타이어와 같은 물품들이 잘 구비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신차 검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신차 검수를 어떻게 하면 되느냐 하는 세부 항목에 대한 부분은 뒤로 하겠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만 몇 번 해도 신차 인수 전 체크리스트 등 잘 정리된 내용이 나올 테니까요. 여기서는 먼저 검수에 있어서 검수 시기의 문제와 검수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기분은 나쁘지만 이런 경우는 흔하디흔한 문제다. 이 때문에 인수 거부하고 몇 개월 또 기다릴 수는 없잖은가?

우선 검수 시기 문제부터 볼까요?

수입차들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경로를 보면, 국내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국산차들과 달리 수입차는 복잡하고 오랜 경로를 거쳐 배로 운송되어 입항하게 되고 각각의 물류센터(Vehicle Distribution Center, 이하 VDC)에서 PDI(Pre-Delivery Inspection) 작업을 마친 후 출고지로 다시 운송됩니다. 그리고 대체로 수입차를 구입하시는 분들은 차량이 출고지(대체로 딜러 전시장)에 올라오는 대로 딜러 영업사원을 통해 보험 가입과 등록, 그리고 윈도우 틴팅 등의 작업을 일사천리로 끝난 후에 차량을 인수하러 가게 되지요. 문제는 우선 이 부분입니다. 일단 차량 등록이라는 법적 절차는 다 끝났고, 차량에는 일부 개인적인 작업(틴팅, 하이패스, 블랙박스 등)이 끝난 상태라는 것이죠. 법적 절차도 끝났고 차량에 개인적인 작업까지 마친 후에 인수증에 사인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셈입니다.(최근 몇몇 딜러사들에는 인수증 자체가 없어졌습니다.) 따라서 신차 검수는 반드시 전시장에 차가 올라온 후 차량등록 전에 하도록 합니다.

▲ 차량 검수는 차량이 출고지로 올라온 직후, 차량등록 전에 하자.

다음으로는 검수해서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출고 전 검수에서는 동력계통 문제 등은 사실상 찾아낼 수 없기 때문에 내외부 마감과 등화장치, 조립품질 등을 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 가벼운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우선 수입차는 복잡한 절차와 과정을 겪어 출고되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도 없는 차를 받는다는 보장은 아무도 해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소한 문제들을 발견해서 인수 거부를 하면 구매자에게 무슨 이득이 있을까요? 대체로 수입차들은 계약 후 인도 시까지 짧게는 2~3주, 길게는 3~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데 이렇게 기다리고 사소한 문제로 인수거부를 하면 실제로는 고객 자신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계약 후 대기 없이 바로 출고하는 차가 아니라면 당연히 일단은 인수를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인수는 한다고 치고, 저러한 사소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추후 차량 매매 시 성능기록부 상에 사고차로 기록될 수 있을 법한 문제가 아닌 이상은 영업사원 또는 딜러나 수입사와 해결해야 합니다. 대체로는 그에 상응하는 뭔가의 보상을 요구하고 받아내는 쪽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엔진 오일을 1통 추가로 더 받는다든가, 작은 선물을 받는다든가, 해당 문제와 관련하여 후에 추가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무료로 작업을 받기로 약정한다든가, 전자쿠폰을 1회 더 받아낸다든가 하는 등의 그 딜러에서 운영하는 서비스 센터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받거나, 해당 딜러사나, 지점장이나 팀장, 영업사원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으로 보상을 받는 것이죠. 이렇게 하는 편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입니다.

물론 중요한 문제들, 예를 들면 엔진음이 이상하거나, RPM이 일정치 않거나, 누유흔적이 있거나, 시동 시 계기반에 에러 메시지가 뜨거나, 도어나 휀더 등이 교체되었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면 가급적 인수 거부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보증 믿고 인수한 후에 겪을 수 있는 불편은 국산차와는 차원이 다를 수 있고, 수입차를 인수해놓고 차량을 반납하거나 교환 받기란 십중팔구 불가능합니다.

끝으로 신차 검수 요령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신차 인수는 반드시 여유롭고 넓고 밝은 곳, 가급적 조명이 균일한 실내에서 차가 깨끗한 상태에서 합니다. 검수에서 발견되는 문제의 절반 정도는 도장면의 문제이기에 조명은 중요합니다.

▲ 신차 인수 전 검수할 때는 가급적 넓고 밝은 곳에서 여유롭게 천천히 진행하자

둘째, 검수 시간은 약 1시간 정도로 여유 있게 잡습니다. 실내외를 모두 검수하다보면 1시간도 긴 시간은 아닙니다.

셋째, 흥분을 가라앉히고 편안하고 여유롭게 합니다. 수천만 원 이상 하는 차를 새로 받게 되면 누구나 약간씩은 흥분해 있기 마련이고, 한국사람 대부분이 그렇듯 사람 놓고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꼼꼼히 보고 따져 묻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만 꼼꼼하게 묻고 챙겨야 합니다.

문동훈 칼럼리스트 〈탑라이더 laic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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