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유럽시장서 4개월 연속해 도요타의 판매량을 앞서고 있다. 미국서도 지난달 쏘나타와 K5 등이 중형시장 점유율 19.0%를 기록, 18.8%을 기록한 GM을 따돌리고 판매대수 1위를 기록했다. 이 배경에는 우수한 디자인은 물론, 경쟁자를 따돌리는 강력한 파워트레인의 힘이 뒷받침 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 '기술력 인정' 1등 공신…GDi와 터보엔진

최근 현대기아차는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GDi 엔진과 터보엔진을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해 점차 확대 적용해나갔다. 지난해 쏘나타 2.4 모델에 GDi 엔진을 처음 적용한 이후 소형 차급에서 5.0리터 대형 차종까지 전차종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성능·고연비·친환경성을 동시에 달성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엑센트, 아반떼, 포르테, 벨로스터에는 감마 1.6 GDi 엔진을 장착해 140마력을 낼 뿐 아니라,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도 15.3km/l(벨로스터)~17.0km/l(엑센트)를 자랑한다.

쏘나타와 K5, 신형그랜저, K7 2.4 GDi 모델도 최고출력 201ps, 최대토크 25.5kg·m으로 동급 경쟁차종을 압도하는 폭발적인 성능을 갖췄으며,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상태에서 연비도 13.0km/ℓ로 동급 가솔린 엔진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람다 3.0 GDi 엔진은 최고출력 270ps, 최대토크 31.6kg·m, 연비 11.6km/ℓ를 달성해 동급 최고 수준의 동력 성능과 연비를 실현해 그랜저와 K7에 장착됐다.
▲ 5.0리터 타우 GDi 엔진

타우 V8 5.0 GDi 엔진은 워즈오토 등 다양한 해외 매체로부터 동급 최고 성능을 인정 받았다.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2.0kg·m, 연비 8.8km/ℓ로 경쟁 수입차를 월등히 압도한다.

현대기아차는 기존 제네시스 쿠페 2.0 모델에만 적용했던 터보엔진을 GDi엔진과 터보차저를 결합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터보 GDi 엔진으로 개발해 적용 차종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미 작년 말 미국시장의 쏘나타와 K5에 터보 2.0 GDi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278마력(미국 기준 274HP 환산수치), 최대토크 37.2kg.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국내는 지난 3월부터 2011년형 스포티지R에 이를 장착, 최고출력 261ps, 최대토크 37.2kg·m의 막강한 동력 성능과 함께 11.2km/ℓ(2WD)의 연비를 낸다.

- 직분사(GDI)엔진, 터보엔진 뭐기에

직분사(GDi) 엔진은 기존 다중분사방식(MPi)과 달리 고압의 연료를 실린더 내에 직접 분사를 하는 방식으로 보다 정밀하게 연료의 양을 제어할 수 있으며, 연소실내에서 증발시 잠열에 의한 냉각효과를 발생, 엔진의 흡기 충진 효율을 향상시켜 엔진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냉각효과를 이용한 높은 압축비 설계로 열효율이 향상돼 연비 개선효과를 가져오고, 엔진의 최적화 제어를 통해 배출가스를 정화하는 촉매의 활성화 시간을 단축시켜 배출가스도 저감된다.
▲ 현대기아차 터보차저

터보엔진은 배기가스로 터빈을 돌려 공기를 강제로 압축시킨 후 이를 연소실로 보내 더 많은 연료가 연소될 수 있도록 하는 터보차저를 탑재한 것이다.

기존 터보차저 엔진은 터보랙이 가장 큰 문제였다. 터보차저는 일정 엔진회전수(RPM) 이상에서만 작동하는데, 공기를 압축시키면서 열이 상승하므로 평상시 압축비를 충분히 높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터보차저도 공기를 압축하는데, 엔진 내부 압축율까지 높이면 지나치게 열이 상승해 적정 점화 시기 이전에 점화가 일어나 버려 오점화(misfire)나 노킹(knocking)이 발생한다.

때문에 초기 터보엔진은 평상시 엔진의 압축비를 낮춰야 했고, 터보가 동작하기 전에는 일반 엔진에 비해 오히려 출력이 떨어지는 터보랙(Turbo lag)이 발생해 운전자들의 불평을 받았다. 하지만 GDi엔진은 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GDi와 터보엔진을 결합하면 터보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터보랙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독일 메이커들을 시작으로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GDi 터보엔진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 차종에 GDi 엔진을 장착하고, 터보 엔진 장착을 확대하면서 이같은 세계적 조류에 한발 앞서 도달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진행중이다.

2. 현대기아차 "변속기가 달라졌다"

최근 현대기아차를 몰아본 사람들의 소감은 한결같다. 변속기가 달라져서 차가 치고 나가는 느낌이 경쾌해졌다는 설명이다. 지나치게 가볍다는 의견마저 있을 정도다.

기존 현대기아차 변속기는 저단(4단)위주인데다 헛도는 느낌이 강하고 동력 손실 또한 컸다. 하지만 이번 변속기는 기존에 비해 직결감이 우수하고(엔진-휠 동력손실 10%대) 내구성도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변속기는 출시 전 30만km의 주행테스트를 거쳤으며, 6년 12만킬로의 무상보증이 제공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커졌다.

- 6단, 8단 자동변속기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9년 1월 독자적으로 개발한 6단 전륜 자동변속기를 그랜저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 중 3번째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놀라운 성과였다. 6단 자동변속기는 기존 대비 연비가 12.2% 향상됐으며, 발진가속(0->100km/h)은 2.5% 향상됐고, 추월가속(60->100km/h)은 11% 향상됐다. 중량도 5단 자동변속기 대비 12kg 경량화되고, 부품수도 감소했다.
▲ 후륜구동형 8단 자동변속기

2012년형 에쿠스와 제네시스에 탑재된 8단 후륜 자동변속기는 독일 ZF, 일본 아이신에 이은 세계 3번째, 완성차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2012년형 에쿠스에 탑재된 8단 후륜 자동변속기는 동급 자동변속기 중 세계 최고 수준의 허용토크 용량인 55kg·m을 확보해, 타우 5.0 GDi 엔진과 같은 고출력 엔진에도 대응 가능한 성능을 갖추게 됐다. 최근에는 SUV차량인 모하비에도 장착되는 등 8단 후륜 자동변속기의 적용범위가 늘고 있다.

-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

현대기아차는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 개발을 통해 고연비 친환경 차량 구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연비 향상과 더불어 수동변속기가 갖고 있는 스포티한 주행성능과 자동변속기의 편리한 운전성을 동시에 갖는 차세대 자동화 수동변속기다.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소음 및 진동 성능을 향상시키는 듀얼 매스 플라이휠과 더블 클러치, 2개의 입력축 구조를 갖고 있는 동력전달장치, 전기 모터식 액츄에이터 등을 적용했다.

더블 클러치 변속기는 2개의 클러치에 의한 클러치 조작 및 기어 변속을 TCU에 의해 자동으로 제어하게 돼, 마치 자동변속기처럼 변속이 가능하면서도 수동변속기의 주행성능을 가능케 한다. 뿐만 아니라, 수동변속기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비를 개선해 친환경적인 면에서도 매우 우수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부터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3. 하이브리드카로 기술력 과시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하면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차량들은 판매대수를 노리기 보다 우수한 기술과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제작을 위해 세계 최초 기술을 다양하게 도입했다. 우선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했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들에 장착되던 CVT에 비해 스포티한 느낌과 가속감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또, 자동변속기의 특징인 토크 컨버터를 없애고 전기모터를 이용한 엔진 클러치를 탑재해 자동변속기의 동력손실을 줄이고 시스템도 단순화 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일부 수입차에 장착되는 '액티브 에어 플랩' 장치를 그릴 안쪽에 설치해 차량 냉간시에는 플랩을 닫아 열고 닫도록 만들어져 있다. 감속 시엔 브레이크 엑추에이터 내부에 별도의 페달 시뮬레이터 장치 적용으로 자연스러운 브레이크 페달 조작감을 구현했다.

해외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성장은 눈부신 수준이다. 각계 전문가들은 이런 성과가 단순한 인기나 마케팅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실제 기술력 차이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이같은 인기가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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