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LP550-2 시승기…"심장이 왜 멋대로 두근두근"

람보르기니 LP550-2 시승기…"심장이 왜 멋대로 두근두근"

발행일 2011-06-03 16:47:02 김한용 기자

"저는 집 안사고 이 차 살거예요! 집은 타고 다닐 수도 없잖아요!"

기자 한명이 차에서 내리더니 그야말로 입이 귀에 걸린채로 소리를 쳤다. 뭐에 홀린듯 한 표정인데, 아마도 아드레날린이 지나치게 방출된 듯 했다.

이번에 시승한 람보르기니는 가야르도 LP550-2다. 람보르기니는 2000년대 중반부터 출력과 구동방식을 적는 식으로 모델명을 만들어왔다. LP550은 550마력 엔진이라는 의미, -2는 2륜구동을 의미한다. 이날 등장한 차 중 560마력 4륜구동인 LP560-4도 있었지만, 이는 인스트럭터의 차지였다.

사실 람보르기니라면 안정감이 높은 슈퍼카라는 인상이 강하다. 페라리는 예전부터 후륜구동만 고집해온 반면 람보르기니는 4륜구동을 기반으로 차를 발전 시켜왔기 때문이다. 람보르기니로선 오히려 이례적인 후륜구동이어서 더 흥미로웠다. 최고 출력이 550마력이나 되는데, 모두 뒷바퀴로만 보낸다니 혹시 스핀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며 시승에 나섰다.

◆ 차에 앉으니 "내 심장이 두근두근"

엔트리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2억이 넘는 수퍼카임엔 틀림없다. 10기통이나 되는 커다란 엔진이  차의 중앙을 떡 하니 차지하고 있다. 혹시 밖에서 이 귀한 엔진을 보지 못할까봐 철판 대신 강화 유리로 덮여있다. 엔진 사운드와 열기가 잘 빠져나올 수 있는 엔진 덮개도 인상적이다. 이래저래 운전자는 엔진에 비하면 뒷전인 셈이다.  

 

차에 앉으니 SPORT모드, A모드, CORSA모드 버튼이 차례로 눈에 띈다. SPORT나 CORSA모드는 변속속도를 빠르게 하고, 퍼포먼스를 더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여기에 SPORT모드에선 ESP가 70%만 동작하고 CORSA모드에선 50%만 동작하게 된다. A모드는 자동변속모드다. 

기어노브는 따로 없고 F1 시퀀설 기어박스와 유사한 E기어라고 하는 장비가 장착됐다. 핸들의 왼쪽을 당기면 시프트 다운, 오른쪽을 당기면 시프트업이 이뤄진다. 양쪽을 동시에 당기면 중립이 되는 식이어서 페라리를 타본 사람에겐 익숙하다. 후진은 중립상태에서 R버튼을 누르면 된다.

마침 일본에서 온 차여서 우핸들, 자연히 풋레스트도 좁고 가속페달 위치도 너무 가운데다. 출발이 머뭇거려졌다.

◆ 일단 달리니…뿜어내는 아드레날린을 멈추고 싶지 않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인스트럭터는 가급적 5000RPM에서 변속하는게 좋다고 말했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8000RPM을 넘으며 머리가 헤드레스트를 들이 받아 버렸다. 변속을 한다고 하는데 계속 8000RPM. 최대 출력인 550마력으로 차를 밀어 붙일 때는 '과연 이래도 제지 당하지 않는걸까'하는 심정이었다. 나도 모르게 솟아난 아드레날린 때문일까, 이래선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자꾸 가속페달을 더 밟고 만다. 말 그대로 폭발하는 사운드가 나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2륜구동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페라리나 여타 고성능 차들에서 느껴지던, 뒤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아 이상할 정도다. 코너에서도 완벽에 가깝게, 노면에 착 붙은채 돌아나가 짜릿하다. 핸들링만 보면 마치 포르쉐 박스터를 몰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급코너에서는 가속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뒷부분이 마음 먹은대로만 흘러 컨트롤이 얼마든 가능한 느낌이다. 내가 핸들을 잡고 있으면서도 이 강력한 엔진을 어떻게 이렇게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걸까 하는 놀라움이 앞선다. LP550-2 전용의 후륜 LSD와 스테빌라이저, ESP 등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가능한 일이다. 과연 '궁극의 핸들링 머신'이라 부를만 했다.

 

최근의 람보르기니는 E기어라는 반자동 변속기를 이용한다. 토크컨버터가 있는 자동변속기가 아니라 로봇화 된 수동변속기라고 보면 된다. 이 장비는 빠르게 작동할 뿐 아니라 변속 때마다 쿵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의 충격으로 차를 가속시킨다. 절도있고 깔끔하게 변속되는 느낌이 놀랍다.

이번에는 기어를 3단에 넣고 출발해봐도 가속감은 상당하다. 어마어마한 토크와 이질적인 가벼운 차체 덕분이다. 2단으로 쭉 달리다보니 어느새 시속 100km.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게 두려울 정도다.

고속주회로에 들어섰다. 화성의 고속주회로는 벌써 수십회 돌았지만, 이번은 좀 다르다. 람보르기니라니 기대가 매우 컸다. 과연 람보르기니, 가속감과 안정감은 시속 160km 이상을 달려도 전혀 흔들림이 없도록 했다.

 

가속할 수록 차가 실제로 가라앉는다. 에어로다이내믹과 전자제어 서스펜션으로 높낮이가 조절되는 탓이다. 기어를 오르내리는 것에 따라 엔진 사운드는 저음부터 고음까지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기어를 6단으로 올렸을때는 마치 고급 세단을 타는 듯 조용해 이질감이 느껴졌다.

조용한 가운데 들어보니 앞차에서 튀기는 수십개의 작은 돌멩이가 차 앞부분을 끊임없이 가격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차에 돌멩이가 부딪치다니 가슴이 아프다.

◆ 시승해보니…스포츠성능과 일상의 조화

빼어난 코너링 성능과 가속성능, 뛰어난 배기음과 디자인 등은 이 차가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할 요소였다.

 

하지만 과속방지턱을 넘기 쉽도록 서스펜션을 높여주는 버튼,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코너를 잘 잡아주는 서스펜션, 저 RPM에서는 슈퍼카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실내. 이렇게 사용하기 편리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람보르기니 4륜구동 모델에 비해 가속페달 반응이나 핸들링 감각이 날카로워서 운전의 자유도가 더 부여됐다. 원한다면 언제든 차를 미끄러뜨릴 수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차를 타는 동안에는 초고속에서 급코너까지 한 순간도 위협적이라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통제 가능한 수준의 미끄러짐이 매력적이다.

포르쉐를 탈때면 느껴지던 수치적 성취감이나, 페라리를 탈 때의 칼날위를 걷는 듯한 찌릿함이 아니라, 람보르기니 운전자만이 누릴 수 있는 심장의 두근거림이 이 차엔 있었다.

[사양]
전장×전폭×전고= 4345mm×1900mm×1165mm
휠베이스=2560mm
차량중량=1380kg
구동방식=MR
엔진= 5.2리터V형10기통DOHC
최고 출력= 550마력/8000rpm
최대 토크= 55.1kg.m/6500rpm
트랜스미션= 6단 E기어(반자동)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BMW, ‘BMW XM 레이블’ 국내 출시..2억2770만원

BMW, ‘BMW XM 레이블’ 국내 출시..2억2770만원

BMW코리아가 M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BMW XM 레이블(XM Label)’을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BMW XM 레이블은 라인업 내 최상위 모델로 플래그십 SAV에 걸맞은 럭셔리한 내외관 디자인과 친환경성을 겸비해 초고성능 차량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2억2770만원이다. BMW XM 레이블에는 BMW M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585마력을 발휘하는 M 트윈파워 터보 8기통 가솔린 엔진과 197마력 전기 모터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M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BYD코리아, 김포 서비스센터 공식 오픈

BYD코리아, 김포 서비스센터 공식 오픈

BYD코리아가 경기도 김포시에 ‘BYD Auto 김포 서비스센터’를 공식 오픈했다. 김포 서비스센터(운양동 1432-4)는 김포 지역을 비롯해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서부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고 신속하게 BYD 전기차 애프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구축된 거점이다. BYD Auto 김포 서비스센터는 김포시 운양동에 위치해 있으며, 주요 간선도로와 인접해 접근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김포 한강 신도시권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전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2025 토요타 고객 감사 윈터 서비스 캠페인’ 실시

‘2025 토요타 고객 감사 윈터 서비스 캠페인’ 실시

토요타코리아는 겨울철 고객들의 안전한 차량 운행을 지원하기 위해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전국 토요타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2025 토요타 고객 감사 윈터 서비스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 캠페인은 지난 9월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ConsumerInsight)가 실시한 ‘2025 연례 자동차 기획 조사’에서 토요타 브랜드가 판매 서비스 만족도(SSI) 1위를 달성한 것을 기념해 기획됐다. 토요타는 해당 조사에서 '판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현대차, 12월 ‘라스트 찬스 프로모션’ 실시

현대차, 12월 ‘라스트 찬스 프로모션’ 실시

현대차가 2025년 연말을 맞아 그랜저를 비롯한 인기 차종에 대해 ‘라스트 찬스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라스트 찬스 프로모션’은 그랜저 차종에 대해 파격적인 특별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그 외 현대·제네시스 인기 차종에 대해서도 최대 500만원의 할인을 제공해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더불어 고객의 차량 구매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프로모션은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가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쉐보레, 12월 특별 프로모션 및 '윈터 럭키 드라이브' 이벤트

쉐보레, 12월 특별 프로모션 및 '윈터 럭키 드라이브' 이벤트

쉐보레가 연말을 맞아 12월 한 달간 경품을 증정하는 ‘윈터 럭키 드라이브(Winter Lucky Drive)’ 이벤트와 함께, 전 차종을 대상으로 금융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특별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3.5% 이율(36개월)과 4.0% 이율(60개월)의 초저리 및 슈퍼 초장기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025년형은 이와 함께 3.9% 이율(60개월)에 50만원을 지원하는 콤보 할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트레일블레이저 구매 고객에게는 4.5% 이율(36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르노코리아, 12월 ‘개별소비세 더블 혜택’ 시행

르노코리아, 12월 ‘개별소비세 더블 혜택’ 시행

르노코리아가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12월에 모델별로 최대 160만원의 ‘개별소비세 더블 혜택’을 제공한다. 12월에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를 구매하는 고객은 파워트레인에 상관없이 생산 월에 따라 110만~160만원의 개별소비세 더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솔린 2.0 터보 모델과 에스카파드(escapade) 에디션에 대한 추가 혜택도 풍성하다. ▲2025년형 가솔린 170만원 ▲2025년형 가솔린 4WD 220만원 ▲2026년형 가솔린 100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푸조 5008 하이브리드 국내 인증, 3열 7인승 SUV

푸조 5008 하이브리드 국내 인증, 3열 7인승 SUV

푸조 브랜드의 7인승 하이브리드 SUV, 푸조 5008 하이브리드가 출시될 전망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최근 올 뉴 푸조 5008 하이브리드의 연비 인증을 마쳤다. 뉴 푸조 5008 하이브리드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반으로 복합연비 13.3km/ℓ(도심 12.8, 고속 14.0)를 확보했다. 뉴 푸조 5008 하이브리드는 먼저 출시된 뉴 푸조 3008 하이브리드 동일한 STLA 미디엄 플랫폼을 사용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까지 사용할 수 있다. 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스카우트, 트래블러와 테라 디자인 확정..복고풍 전기차

스카우트, 트래블러와 테라 디자인 확정..복고풍 전기차

스카우트 모터스(Scout Motors)가 2026년말 생산을 시작할 전기 SUV 트래블러와 전기 픽업트럭 테라의 최종 디자인을 확정했다. 스카우트는 폭스바겐과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자동차 제조사로, 리비안 R2 아키텍처 기반의 스카우트 신차를 선보이게 된다. 스카우트는 44년만에 폭스바겐그룹 산하에서 부활한 클래식 브랜드다. 과거 스카우트에서 영감을 받은 복고풍 디자인 요소는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래더 프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메르세데스-AMG GT 63 국내 출시, 가격은 2억7860만원

메르세데스-AMG GT 63 국내 출시, 가격은 2억7860만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63 S E 퍼포먼스’를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5월 ‘GT 55 4MATIC+’ 출시에 이어 선보인 ‘GT 63 S E 퍼포먼스’는 2세대 GT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이다. 메르세데스-AMG GT 63 S E 퍼포먼스의 가격은 2억7860만원이다.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 포뮬러 1TM 기술에 기반한 AMG 고성능 배터리, 전기 모터로 구성된 P3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시스템 최고출력 816마력, 최대토크 1420Nm(144.8kgm)다

신차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