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연비를 내는 국산차를 조사한 결과, 쌍용차 체어맨을 비롯한 대형차 및 대형 SUV 들의 연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엠이 내놓은 알페온이 준대형으로는 유일하게 '연비 나쁜 국산차'에 이름을 올렸다.

4일, 에너지관리공단 웹사이트에 따르면 '연비 나쁜 국산차'는 쌍용차의 대형세단 체어맨W가 차지했다. 체어맨W는 3.2~5.0리터급 모델까지의 연비가 모두 7.3~8.0km/l로 저조하다. 야심차게 새로 출시했다는 체어맨H 3.2리터 모델도 8.7km/l에 불과해 5위를 차지했다.

대형 SUV인 기아차 모하비 가솔린 4.6 모델(7.3km/l)과 현대차 베라크루즈 가솔린 3.8 모델(8.1~8.5km/l)도 '연비 나쁜 국산차' 2위와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크고 무거운 차체와 높은 배기량 때문이다.

'연비 나쁜 국산차' 7위에 알페온이 꼽힌 것은 의외의 결과다. 최악의 연비를 기록한 차들은 주로 초대형 세단이나 대형 SUV들이지만, 알페온은 준대형이면서도 초대형 세단에 못지 않은 저조한 연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효율이 우수한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떨어지는 변속기와 무거운 차체가 연비 하락의 주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관리공단 녹색에너지 협력실 장광식 팀장은 "알페온의 연비가 유독 떨어지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연비는 주로 무게와 변속기, 유종에 관계된다"고 밝혔다. 또, 연비가 높은 차를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선 "디젤 엔진과 수동차를 운행하면 가장 우수한 연비를 낼 수 있어 이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지구환경과 경제성을 생각하면 피해야 할 '연비 나쁜 국산차 TOP7' 목록.

1. 체어맨W 5.0 가솔린 – 7.3~8.0km/l 

국내 출시되는 국산 자동차 중 연비 최악의 차는 체어맨W다. 체어맨W 가솔린 5.0 모델의 연비는 리터당 7.3km로 LPG 차량을 제외하면 국산 자동차 중 가장 낮은 연비를 보인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1년 예상연료비는 약 347만원(1년 1만3000km 주행, 휘발유가격 1946.57원으로 계산)이다. 배기량이 낮은 3.6 모델과 3.2 모델도 7.5~8.0km/l 사이의 낮은 연비로 1년 예상연료비는 약 316~337만원이다.

2. 모하비 4.6 가솔린 – 7.3km/l

고급 SUV 모하비 4.6 가솔린 모델이 리터당 7.3km/l로 체어맨W 가솔린 5.0 모델과 함께 연비 최악의 차에 순위를 올렸다. 모하비 4.6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4.4kg.m의 뛰어난 성능을 발휘지만 4627cc의 높은 배기량과 2120kg에 달하는 무거운 공차중량 때문에 연비가 낮다. 모하비 4.6을 1년간 주행하려면 기름값이 약 347만원 들어간다. 기아차는 새로 출시될 모하비에 연비가 우수하고 변속감도 탁월한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할 예정이다.

3. 베라크루즈 3.8 가솔린 8.1~8.5km/l

베라크루즈 3.8 가솔린 모델이 8.1~8.5km/l의 연비로 모하비의 뒤를 이었다. 1년 주행 시 약 312만원의 연료비가 들어간다. 베라크루즈 역시, 3778cc의 높은 배기량과 2110kg의 공차중량 때문에 낮은 연비를 보였다. 베라크루즈 3.0 디젤 모델의 연비는 10.7~11km/l, 1년 연료비는 약 218만원 정도다.

4. 에쿠스 5.0 GDI – 8.1~8.8km/l

지난 3월 출시한 에쿠스 5.0 GDI 모델이 리터당 8.1~8.8km/l의 연비로 최악의 연비 4위에 올랐다. 리무진 모델의 연비는 8.1km/l로 연간연료비 약 312만원, 일반 모델의 연비는 8.8km/l로 연간 약 287만원이 든다. 에쿠스 5.0 GDI 모델은 5038cc 람다 5.0 GD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2.0kg.m에 달하는 뛰어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높은 성능과 2150kg의 무거운 공차중량 때문에 에쿠스 5.0 GDI 모델의 연비는 8km/l대를 기록했다. 에쿠스 3.8 GDI 모델의 공인 연비는 9.4~9.7km/l다.

5. 체어맨H 가솔린 3.2 – 8.7~8.8km/l

2011 서울모터쇼에서 새롭게 선보인 쌍용차 체어맨H가 최악의 연비 5위로 꼽혔다. 체어맨H는 이전 모델인 체어맨W에 비해 약 0.8~1.4km/l의 연비가 향상돼, 공인연비 8.7~8.8km/l를 보였다. 연간 예상연료비는 287~290만원으로 체어맨W보다 30~60만원 줄어들었다. 체어맨H에는 3199cc L6 3.2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20마력, 최대토크 31.0kg.m다. 공차중량은 1735kg이다.

6. SM7 3.5 – 9.0km/l

올 8월 신차 출시를 앞둔 SM7 3.5 모델이 공인연비 9.0km/l로 6위에 올랐다. 연간 예상연료비는 약 281만원이다. SM7 3.5에는 3498cc 네오 VQ35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17마력, 최대토크 32.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새롭게 출시될 뉴 SM7 3.5 모델의 예상 연비는 약 9.4km/l로 예상된다.

7. 알페온 3.0 – 9.3km/l

최악의 연비 7위는 알페온 3.0 모델이 차지했다. 알페온 3.0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9.3km로 연간 예상연료비는 약 272만원이다. 알페온은 순위에 오른 차량 가운데 배기량 2997cc로 가장 낮지만, 동급 차량에 비해 차체가 클 뿐 아니라, 공차중량도 약 200kg가량 무겁기 때문에 최악의 연비 TOP7에 올랐다. 알페온 3.0 모델은 경쟁 차종에 비해 리터당 약 2km/l 낮은 연비를 보이고 있다.

김한용•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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