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환의 캠핑폐인] 비처럼 울고 싶은 날에

[김산환의 캠핑폐인] 비처럼 울고 싶은 날에

발행일 2011-05-02 19:44:10 김산환 칼럼리스트

당김줄을 힘껏 당긴다. 텐트의 플라이가 탱탱하게 펴진다. 모서리의 팩도 뽑아 한 뼘쯤 뒤로 당겨 박는다. 늘어지는 것은 싫다. 비를 맞고 플라이가 축 처지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인생이 반환점을 돌 무렵, 내 몸 어딘가에 주름이 늘기 시작했다. 뱃살은 처지고, 턱은 두겹으로 겹쳐졌다. 눈자위에도 그늘이 드리웠다. 어디 처진 것이 몸뿐이랴. 탄력을 일은 것이 피부뿐이랴. 단 한 번도 세상의 주인이지 못했던, 단 한 번도 세상을 향해 당당히 외쳐본 적 없는 지난 삶은 얼마나 굴욕적인가. 늘 삼류인생의 그늘을 벗지 못하고 누군가에 주눅이 들어 살아온 날들은 또 얼마나 무기력했나. 그러나 텐트가 쳐지는 것만큼 용서할 수 없다.

더 당길 곳은 없는가. 텐트가 다림질을 해놓은 것처럼 매끈하다. 빗방울이 굴러 떨어지는 모습에서 생기가 넘친다. 빗방울이 마치 달리기 시합이라도 벌이는 듯하다. 나뭇잎에서 뭉쳐진 커다란 빗방울이 텐트 지붕에 떨어질 때는 작은 물방울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다.

그제서야 안심을 하고 텐트 속으로 든다. 온통 흐린 날씨 탓에 시간을 분간할 수 없다. 아니 분간할 이유도 없다. 누군가 새지 않아도 시간은 저절로 바퀴를 굴려서 간다. 사각침낭 속에 몸을 누인다. 마치 관 속에 들어있는 미라처럼 미동도 없이 누워 있는다. 눈을 감는다. 빗줄기가 사나워진다. 콩 볶듯이 요란하다. 난타의 공연처럼 수많은 파열음이 텐트를 두들긴다.

눈을 감고 있다. 빗줄기가 텐트를 뚫는다. 화살처럼 날카로운 빗방울이 침낭을 뚫는다. 비수 같은 빗방울이 가슴을 찌른다. 얼굴을 할퀸다. 빗줄기가 이미 지나온 세월의 강을 거슬러가 쓰러지거나 피 흘리거나, 혹은 치유할 수 없을 만큼 상처받아 비틀거렸던 고통스런 순간들을 들추고 아프게 찌른다. 기쁜 날도, 긍정의 힘이 지배하는 순간도 많았지만 팔 할은 상처받고, 그것을 치유하며 보낸 시간들이 대부분인 내 인생을 향해 야유하듯 퍼붓는다. 빗줄기가 그런 아픈 기억에 꽂힐 때마다 나는 서럽다. 서러워 눈물이 난다.

얼마나 흘렀을까. 빗소리가 조용히 물러간다. 나는 움직일 생각조차 못하고 빗소리에 흠뻑 젖어 있다. 귀밑까지 빗물이 고여 찰랑거리는 느낌이다. 가늘어진 빗줄기는 고른 숨결로 텐트 위에 낙하 한다.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는 것처럼 내린다.

괜찮아, 괜찮아.

빗방울이 나를 위로 한다.

옹이 없는 인생은 없어, 인생의 나이테는 그런 옹이들이 모여 단단해지는 거야.
실컷 울어도 좋아.
텐트 안에는 너 혼자야.
여기서 남자인 척, 강한 척 할 필요는 없어.
마음껏 울어도 괜찮아.

그 위로에 또 목이 멘다.
오늘은 비처럼 울고 싶은 날이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BMW 뉴 iX3 공개, 6세대 eDrive 기술..주행거리 805km

BMW 뉴 iX3 공개, 6세대 eDrive 기술..주행거리 805km

BMW는 5일(현지시간) 차세대 전기차, 뉴 iX3를 공개했다.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 기반의 첫 양산형 모델로, 올 연말부터 생산이 시작된다. 뉴 iX3에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의 내외관 디자인을 비롯해 BMW 파노라믹 비전과 BMW OS X가 적용돼 차세대 BMW 신차를 가늠할 수 있다. 뉴 iX3에는 6세대 BMW eDrive 기술이 적용됐다. WLTP 기준 최대 805km의 주행거리, 최대 400kW 충전을 통해 효율성과 장거리 성능을 높였다. 또한 역동적이고 정밀한 핸들링도 강조했다. 2026년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푸조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승 개최, 월 30만원대 할부 제공

푸조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승 개최, 월 30만원대 할부 제공

푸조가 올 가을 도심 속 일상에 색다른 즐거움과 스마트한 효율을 선사하는 스마트 하이브리드 라인업 알리기에 나선다. 오는 30일까지 전국 푸조 전시장에서 푸조의 최신 전동화 기술이 적용된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와 ‘408 스마트 하이브리드’,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시승행사는 푸조가 제안하는 세련되고 효율적인 주행의 즐거움이 일상에 기분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레이 2026년형 조용히 출시, 가격은 1490~2003만원

기아 레이 2026년형 조용히 출시, 가격은 1490~2003만원

기아는 2026년형 레이를 조용히 출시했다. 2026년형 레이는 연식변경으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등 최신 ADAS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으며, 상위 트림은 후측방 충돌 경고와 충돌방지 보조 등이 추가됐다. X-라인 트림이 도입됐다. 가격은 1490만원부터다. 2026년형 레이 가격은 트렌디 1490만원, 프레스티지 1760만원, 시그니처 1903만원, X-라인 2003만원이다. 기존 2025년형 가격과 비교해 트렌디 90만원, 프레스티지 85만원, 시그니처 70만원 인상됐다.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폭스바겐 폴로 전기차 티저 공개, 고성능 GTI까지 나온다

폭스바겐 폴로 전기차 티저 공개, 고성능 GTI까지 나온다

폭스바겐은 ID.폴로(Polo) 티저를 4일 공개했다. ID.폴로는 폭스바겐 ID.2all 콘셉트카의 양산형 버전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해 작은 차체 크기에도 불구하고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폭스바겐 첫 고성능 전기차 GTI가 도입된다. 내년에 공개된다. ID.폴로는 폭스바겐 ID.2all 콘셉트카의 양산형 버전이다. 폭스바겐은 ID.폴로를 시작으로 익숙한 이름의 기존 폭스바겐 차명에 ID.를 붙이는 전기차명 체계로 변경한다. ID.티구안과 같은 모델이 새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무선 충전 탑재, 스마트폰처럼 편하게 충전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무선 충전 탑재, 스마트폰처럼 편하게 충전

포르쉐는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의 무선 충전 기술을 5일 공개했다.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의 무선 충전 기술은 스마트폰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최대 11kW급 충전 출력으로 유선 완성 충전과 동일한 수준이다.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은 올해 하반기에 공개된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차세대 카이엔의 전기차 버전이다.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은 포르쉐 고객들이 기대하는 높은 실용성과 퍼포먼스 제공을 목표로 개발됐으며, 성능이 향상된 포르쉐 액티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5 제원 유출, 884마력..포르쉐 타이칸 정조준

폴스타5 제원 유출, 884마력..포르쉐 타이칸 정조준

폴스타5 제원이 유출됐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에 따르면 폴스타5는 총 출력 748마력/884마력 사양으로 운영되며, 1회 완충시 주행거리는 WLTP 기준 최대 669km다. 폴스타5는 4인승 고성능 그랜드 투어러로 연내 공개될 예정이며, 국내에도 출시된다. 폴스타5는 4인승 고성능 그랜드 투어러(GT)다. 폴스타5는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등과 경쟁한다. 폴스타5는 연내 공개되며, 월드프리미어와 함께 풀패키지 구성인 런치 에디션을 도입한다. 폴스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EX30 크로스컨트리, 한국이 유럽보다 3500만원 저렴

EX30 크로스컨트리, 한국이 유럽보다 3500만원 저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30 크로스컨트리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EX30CC는 높은 지상고과 독특한 외관 디테일,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더했다. 출발부터 100km/h까지 3.7초만에 도달하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보여준다. EX30CC의 국내 판매가격은 5516만원이다. EX30 크로스컨트리의 글로벌 주요 국가 판매가격은 영국(4만5560파운드, 한화 약 8520만원), 스웨덴(60만9000크로나, 한화 약 8991만원), 독일(5만7290유로, 한화 약 9295만원), 일본(649만엔, 한화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벤츠 G클래스 1980 에디션 출시, 가격은 2억1820만원

벤츠 G클래스 1980 에디션 출시, 가격은 2억1820만원

벤츠코리아는 G클래스 스트롱거 댄 더 1980 에디션(STRONGER THAN THE 1980s, 이하 1980s 에디션)을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G클래스 1980s 에디션은 G클래스 W460 시리즈를 헌정해 제작된 한정판으로 클래식한 디자인이 강조됐다. 가격은 2억1820만원이다. G클래스 1980s 에디션은 1979년 첫 G클래스 모델 시리즈 W460을 헌정해 제작된 한정판 모델이다. G클래스 1980s 에디션은 글로벌 기준 G450d와 G500 두 가지 버전으로 전 세계 총 460대가 생산되며, 그 중 한국에는 G450d 25대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피아트 그란데 판다 공개, 귀여운 수동변속 SUV

피아트 그란데 판다 공개, 귀여운 수동변속 SUV

피아트는 그란데 판다 가솔린을 4일 공개했다. 그란데 판다는 과거 판다의 디자인 요소가 반영돼 박시한 복고풍 외관 디자인이 강조된 소형 SUV로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00마력 1.2리터 3기통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올해 하반기 판매가 시작된다. 그란데 판다는 올해 초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피아트의 차세대 SUV다. 피아트는 그란데 판다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매년 새로운 신차를 글로벌 시장에 도입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