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넌센스(Nunsense)]가 2011년 현재 20살이 됐다. 그 동안 인켈아트홀에서의 초연을 시작으로 호암아트홀, 세종문화회관대극장, 연강홀 등을 돌면서 공연을 해오다 대학로의 아담한 극장인 창조아트센터에서 5년간 공연을 이어오다 4월22일부터는 대학로 더 굿 씨어터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한결같이 20년을 사랑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극장에서 관객과 호흡하며 관객을 공연 속에 이끄는 적극성, 배우들의 위트 넘치는 말솜씨, 검은 수녀복 속에 감춰진 끼 발산, 마음의 선물뿐 아니라 눈에 보이는 선물까지 전달하는 준비성이 [넌센스]의 저력이다. 게다가 이번엔 초연멤버인 우상민,민경옥,황수경을 과감히 캐스팅해 지금껏 함께 해온 기존 배우인 박선주, 박정희, 임현빈, 장예원, 이은희, 박수화, 송희영 등 젊은 뮤지컬 배우들이 조화를 이룬다.

미국 극작가 겸 작곡가 단 고긴의 작품 [넌센스]는 집단 식중독으로 숨진 수녀들의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5명의 수녀들이 자선공연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근엄한 수녀들이 자선공연쇼를 벌인다? 여기서부터 관객들의 웃음보는 터진다. 4월 28일 20주년 기념 프레스콜 공연을 관람한 결과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데는 이유가 있어보였다. 몇년 전 관람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만난 [넌센스]는 배우들의 입담과 개인기로 관객들을 확실히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넌센스]의 진짜 매력은 캐릭터에 있다. 원년멤버인 만큼 연기력과 가창력은 더 말할 필요없다. 대형 벽걸이 TV를 구입해 약점을 잡히게 된 원장수녀 우상민의 환각제 춤, 우직한 허버트 수녀 민경옥의 안정감 있는 가창, 기억을 잃어버린 엠네지아 수녀 황수경의 엉뚱 발랄한 연기와 멘트로 인해 관객들은 행복해했다. 이에 더해 세상물정에 밝은 로버트 앤 수녀 박수화의 자유분방함에 통쾌함을 내 보였으며, 귀여운 발레리나 레오 수녀의 수준급의 발레 실력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렇게 5명의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있어 무대 전환 없이도 2시간이 넘는 공연시간 동안 즐거움을 갖게 했다. 단, 내용의 논리성, 화려한 무대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뮤지컬 [넌센스]는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스타 여배우들의 경연장이기도 했다. 첫 공연에는 우상민, 양금석, 김지숙, 민경옥, 황수경 등이 출연하며 관객들을 웃음의 바다에 빠뜨렸다. 넌센스는 초연 이후 인기가 늘어가면서 넌센스의 주인공이 된 여배우들은 박정자, 윤석화, 양희경, 하희라, 신애라, 전수경, 양금석 등 국내 최고의 톱스타들을 포함해 연인원 무려 300여명이나 된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들이 모두 ‘넌센스’ 무대에 선 것이다.

넌센스 컴퍼니는 ‘넌센스’ 시리즈 첫번째인 ‘넌센스’에 이어 올 11월에는 ‘넌센스 잼보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정다훈 객원기자 〈탑라이더 otrcoolp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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