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1.4 TSI는 단 350대만 국내 도입되는 귀한 몸이다. 국내 어떤 고성능 차보다 친환경적이긴 하지만, 이 친환경은 유럽식 친환경이어서 국내 친환경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넌센스 같은 이유 때문이다. 유럽식 친환경이라는게 대단한것도 아니고, 진단기를 꽂는 콘센트 규격이 다르다는 정도다.

환경부는 한EU-FTA 발효를 앞두고 유럽식 가솔린 차를 수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생색내기 식이어서 수입 업체별로 단 1000대까지만 국내 수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 코리아는 골프 1.4TSI를 350대, 골프 GTI를 650대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둘 다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어서 이미 올해분 계약이 끝났다. 독자가 뒤늦게 이 시승기를 읽고 매장으로 가봐야 살 수 없다는 뜻이다.

여러 유럽회사들은 디젤엔진의 연비와 성능이 우수하다고 그렇게 강조했지만 이 차는 가솔린 엔진을 달고도 연비와 효율이 뛰어나다. 터보도 아니고 슈퍼차져도 아닌 트윈차져 엔진이 내는 강력한 성능은 말할 나위도 없다. 1.4리터가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 설레는 마음으로 시승에 나섰다. 

◆ 겉모양에 속지마라…이건 '골프'가 아니다

일단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골프에서 의례 느껴지던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지 않아 이질적이다.

자동 모드에서도 계기판에 기어의 현재 단수가 표시됐다. 다른 차들과 달리 마구 변속이 이뤄지는 느낌이 독특하다. 이전에 비해 좀 더 세련되게 변화된 7단 DSG 변속기가 인상적이다. DSG 변속기의 변속시간이 짧다보니 적절한 기어로 자주 변속이 이뤄지도록 프로그램 된 듯 했다. 

슈퍼차져와 터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토크가 매우 높고 낮은 RPM에서부터 최대 토크가 나타난다. 더구나 엔진과 변속기의 밸런스가 훌륭해 초반은 물론 고속에서도 가속시 치고 나가는 느낌이 탁월하다.

120~180km/h의 속도를 반복적으로 왔다갔다 해보니, 1390cc에 불과한 배기량으로 어떻게 이런 성능을 발휘하는지 놀라울 정도다.

고속에서의 주행 안정감은 더 놀랍다. 140km 이상의 속도에서도 불안감 없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아 고개를 갸웃 할 정도다. 코너에서의 쏠림도 느끼기 어렵다. 핸들은 손에, 타이어는 지면에 쫀득하게 달라 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차선을 변경 할 때도 생각한 만큼만의 움직임을 보였다.

▲ '2010 올해의 엔진상'을 수상한 폭스바겐 1.4 TSI 엔진

◆ 엔진 얼마나 대단하기에

골프 1.4 TSI는 배기량이 1390cc 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4.5kg.m를 자랑한다. 0~100km/h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초다. 폭스바겐측에 따르면 골프의 1.4 트윈차저 엔진은 2.0L급 엔진을 뛰어넘는 성능을 발휘한다고 한다. 실제로 현대 쏘나타 2.0L 모델의 최대 출력은 165마력, 최대토크는 20.2kg.m다.

골프 1.4 TSI 엔진은 세계 최초로 가솔린 직분사 엔진 기술과 트윈차저 기술을 동시에 적용한 가솔린 엔진으로 2009~10년 올해의 엔진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저속에서는 슈퍼차저가 힘을 발휘하고 고속에서는 터보차저가 힘을 보태 빠르고 안정적으로 속도를 올린다. 24.5kg.m의 최대토크를 1500~4500rpm까지 지속적으로 발휘해 강력한 성능을 낸다.

시승을 과격하게도 했다. 정지에서 180km/l까지 가감속을 계속하고, 정체되는 시내도 드나들었다. 비교적 험난한 주행환경에도 평균 연비는 12.5km/l가 나왔다. 조금만 신경쓰면 공인연비는 훌쩍 넘겠다.

골프 1.4 TSI의 공인연비는 14.7km/l로 지난 1월 출시된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연비(21.9km/l)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지만, 가솔린 고성능 모델 중에는 비교할 차가 없을 정도다. 

골프 1.4 TSI의 가격은 3370만원으로 골프TDI(3070만원)기본형보다 비싸고, 골프 GTI(3940만원)보다는 저렴하다.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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