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가 그제 폐막했다면서요.

네 지난주에 스위스에서 열린 제네바모터쇼에 다녀왔는데요.

이번 모터쇼에는 화려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스포츠카와 슈퍼카도 많이 등장했지만, 보다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편의장비 내지는 안전 장비들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전자장비를 통해 운전자가 운전중에 잠시 잠을 자도 목적지까지 바래다주는 여러가지 방법이 연구되고 있었습니다.

Q. 운전자가 잠을 잔다구요? 얼핏 듣기엔 굉장히 위험하게 들리는데요.

네 보통 차에서 운전자가 잠들면 사고로 이어지겠지요.

하지만 스웨덴 자동차 메이커인 볼보를 비롯해 다양한 메이커들이 이번 모터쇼에서 선보인 기술 중에 사트레(SATRE)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트레는 Safe Road Trains For The Environment, 즉 '환경을 위한 안전한 도로 기차' 라는 뜻의 약자인데요.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차들이 서로 통신을 하면서 운행 정보를 공유한다는 겁니다. 이를 이용하면 방향이 같은 차들이 기차처럼 연달아서 달릴 수 있게 되구요. 앞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뒷차까지 모두 끌고가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뒷차 운전자들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쉴 수 있게 되는거지요. 목적지에 도착하면 스스로 운전대를 잡고 코너를 이탈하면 됩니다.

운전자 편의를 향상시키고 사고율을 감소시키는 등 안전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차들이 급가속이나 급감속을 자주 하지 않게 돼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교통 체증도 크게 줄어들게 되구요.

당분간은 다양한 운행환경에 맞도록 개발이 필요한데요. 차들부터 똑똑해져야 합니다. 앞차를 따라 달리면서 운행이 되고, 차선을 따라가는 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갖춰야 할겁니다.

그렇더라도 정체되는 도로나 고속도로 같이 꾸준히 달리는 곳에서만 기차처럼 달리는 기능이 사용 가능할것이구요.

Q. 그러면 굉장히 먼 미래의 얘기 같은데요.

사실 운전자 없이 운전한다는 생각은 너무 급진적이어서 미래소설에나 등장할 법 싶지만, 의외로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시점은 내후년인 2013년입니다.

이미 완성된 차량도 꽤 있습니다. 지난해 구글에서는 구글의 지도서비스인 구글맵과 내비게이션에 사용되는 GPS를 이용해서 스스로 운행하는 차를 만들었는데요. 구글은 7대의 무인주행차를 만들어서 22만4천킬로의 거리를 주행하는 테스트를 마쳤다고 합니다. 일반 승용차 운전자가 11년간 달려야할 거리를 달렸다고 보면 되겠는데요. 그동안 사고는 단 한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사고도 이 차가 주행하면서 일으킨 가해 사고가 아니고, 다른 차한테 받혀서 일어난 피해 사고라고 하구요.

이미 사람이 운전하는 것에 비해 기계가 운전하는 것이 더 안전하게 됐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고 하겠는데요. 기술은 충분히 올라왔지만 가격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합니다. 실험에 쓰인 차는 대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가구요. 일반 승용차 가격까지 낮추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바꿔말하면 10년 후면 택시 운전사라는 직업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겁니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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