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피니티 G25

한국닛산이 지난 5일 제주도 롯데 호텔에서 인피니티 G25 기자 시승회를 열었다.

G25는 인피니티의 스포츠 세단 G37의 엔진 배기량을 낮추고 부드럽게 길들인 모델이다. G25는 인피니티 브랜드 최초로 배기량 3000cc를 넘지 않는 차다. 최대출력이 300마력을 넘지 않는것도 처음이다.

외관과 실내 디자인은 G37과 별 차이가 없었다. 상급모델과 비슷해 보이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다. 바로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낮은 톤으로 으르렁거리는 엔진음이 묵직하고 힘차 G37과 비교해 손색없다.

선도차량의 안내를 따라 호텔을 빠져 나왔다. 첫 시승 코스는 인피니티 G25의 연비를 테스트 해보는 에코 코스였다. 에코 코스에서는 약 30~50km/h의 속도를 유지해야 했다. 부드럽게 밟히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한템포 늦은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지나치게 느긋한 느낌이었다. 반면 느린 속도에서도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묵직하고 예리하다는 것은 충분히 느껴졌다.

에코 코스에서 측정한 인피니티 G25의 연비는 10~12km/l 사이였다. 공인 연비 11.0km와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 인피니티 G25

에코 코스가 끝난 뒤, 자율 주행을 시작했다. 힘껏 가속페달을 밟았지만 한 템포 쉬고 반응하는 느낌이 들었다. 1차선 도로에서 약 70~80km/h 정도 속도로 달릴 때도 치고 나가는 느낌은 약간 부족하게 느껴졌다. 절대적인 성능은 부족함이 없는데도 상급 모델 G37 디자인과 유사해 지나치게 기대감이 커져서다. G37은 3.7리터로 330마력을 내며, 가속력에 있어 동급 최고다. 사실 지나치게 과격해 신경질적인 반응이라는 의견이 있을 정도다.

넓은 도로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G25는 비로소 묵직한 엔진음을 내며 속도를 냈다. 전반적으로 부드럽지만 꾸준한 가속이 이뤄졌다. 속도계 바늘이 160km/h에 이를 때까지 거침 없이 쭉 치고 올라갔다. 엔진 배기음이 기분좋게 들렸지만, 이날따라 유난히 바람이 심해선지 풍절음이 크게 들리는 점은 인피니티 답지 않아 아쉬웠다.

운전대, 가속페달, 브레이크페달이 모두 묵직해 고속으로 코너를 빠져나갈 때도 부드럽고 안정감이 느껴졌다. 차가 워낙 노면을 잘 잡아주고 세미버킷 타입 시트도 몸을 잘 지지해줘 코너에서도 쏠림없이 안심하고 더욱 강하게 가속할 수 있었다.

◆ 인피니티 G25, 상급모델 G37보다 나을수도

인피니티 G25는 상급모델 G37에 비해 가속성능이 다소 떨어졌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듯 했다. 오히려 다루기 편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차체 무게도 조금이나마 더 가벼워 코너에 유리하다. 최고속도에 가깝게 달릴때는 G37 못지 않은 충분한 성능과 안정성을 보였다. 한국닛산측에 따르면 인피니티 G25에 적용된 7단 변속기는 저속구간보다 고속구간에서 높은 성능을 발휘하게 세팅됐기 때문이다.

G25는 G37에 없어서 아쉬웠던 레인센서, 자동점멸라이트 등의 옵션이 장착 되기도 했다.

인피니티 G25의 엔진은 최대출력 221마력(6400RPM) , 최대토크 25.8kg.m로 BMW 328i 모델(최대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27.6kg/m)과 비슷한 수준이다.

▲ 인피니티 G25

한국닛산은 인피니티 G25를 출시하며 "G25는 연비를 중요시 하는 고객과 인피니티의 높은 배기량이 부담스러운 고객들을 위해 만든 모델”이라며 “주 고객층은 기존 G시리즈보다 낮은 연령층, 특히 여성 고객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인피니티 G25는 지난 1월 출시 이후 2달 동안 200여대가 팔렸다. 그 중 여성의 비율은 40%정도로 G37보다 10%이상 증가했다. 

인피니티 G25가 '여성을 위한 차'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이 탈만한 차'란 생각이 들었다. 초·중반의 과격함을 길들여 부드럽게 만들었지만 고속에서의 강력함은 G37 못지 않아 여성들에게도 부담없는 모델이다.

경쟁 모델에 비해 저렴한 가격도 큰 장점이다. 인피니티 G25의 가격은 4390만원으로 G37보다 9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제주=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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