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은 유관순과 동지들이 부르는 대한독립 만세 합창, 객석의 관객들이 기립해서 부르는 애국가가 오랜시간 울려퍼졌다. 제 3자 입장에서 유관순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직접 열사 유관순이 되어 마음 속의 애국심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사)고려오페라단이 주최한 3ㆍ1절 기념 창작오페라 총 3막 ‘유관순 갈라콘서트’는 CMK 콰이어의 서창과 헌병대장의 '대 일본 제국 병사여!'로 시작했다. 1막과 2막은 유관순이 만세운동을 벌이며 겪게 되는 고통과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고뇌, 인간적인 사랑을 속삭인 이창환과의 우정을 그려냈다. 이후 3막은 감옥에 갇히는 유관순이 일본 여자 간수 야마사끼와 벌이는 대결을 압축해서 보였다. 에필로그는 유관순의 죽음을 접하고 부르는 야먀사끼와 이창환의 아리아와 군중들의 합창으로 채웠다.

2000년 3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된 오페라 [유관순]은 우여곡절 끝에 11년만에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르게 됐다.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위해서 죽을때까지 만세운동을 벌인 유관순의 기개서린 나라사랑의 정신을 잘 표현한 이번 무대는 주인공 유관순 역의 소프라노 오미선과 이창환 역의 테너 김남두의 풍부한 성량이 단연 눈에 띄었다. 또한 CMK 오케스트라가 전하는 관현악의 울림을 종교적 분위기가 감싸안은 듯한 공연이었다.

제 92주년 3ㆍ1절 기념 음악회 박재훈 창작오페라 갈라콘서트 1부는 최선규 아나운서의 진행하에 한국 가곡을 감상하는 시간을 제공했다. 2부는 오페라 유관순 갈라콘서트로 진행됐다. 지휘자 이기균을 비롯해 전 출연신 모두 애국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노 개런티로 무대로 섰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하다. 이날 소프라노 오미선은 안정준 작곡가의 <아리 아리랑>을 애절하게 뽑아냈으며, 2부 유관순 갈라 콘서트 무대에서는 18세 소녀 유관순으로 분해 아리아 '나의 주 하나님' '나는 보았습니다.' '오! 주여 이 나라 이 민족을 구원해주소서'를 불러 92년 전 그 시대로 관객들을 데려갔다.

1부 무대에서, 테너 박요한은 가곡 <선구자>와 오페라 '안중근'의 삽입곡인 <금강산아 낙동강아>를 불렀고, 글로벌 오페라 단장이자 메조 소프라노인 김수정은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 <청산에 살리라>등을 들려줬다. 1부의 마지막은 작곡가 현제명의 <희망의 나라로>를 흥겹게 합창하는 것으로 끝맺었다.

2부 무대에서, 메조 소프라노 김소영은 야마사끼의 카리스마 가득한 음색으로 무대에 서 관객들의 귀를 쫑긋거리게 했다. 유관순의 오빠인 유관옥으로 분한 테너 강신모는 2막 1장의 사중창 '주여! 우리의 주여', 3막 2장의 이중창 '대한독립 만세'에서 섬세한 음색을 들려줘 눈여겨 보게 만들었다.

단, 1부와 2부 전체적인 분위기가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이 완전이 일치하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무대장치 없이 오케스트라 옆에서 군무씬등을 보여줘 관객이 완전이 동화되지 못하게 했다. 3ㆍ1절을 기념 하는 좋은 의도로 올려진 공연이었지만, 욕심이 과한 듯 보였다. 오히려 오페라 [유관순]의 주요 아리아만 보여줬다면 전막 공연에 기대감을 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연 전체를 갈라 콘서트 형식에 기대 다소 매끄럽지 않게 무대로 불러내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고려오페라단의 열정 넘치는 에너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한의 잔다르크란 수식어도 허용하지 않은 채 오로지 ‘대한의 딸임’을 극명하게 내비친 ‘오페라 유관순 갈라 콘서트’ 공연을 끝낸 고려 오페라단은 끊임없이 예술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고려오페라단은 손양은 목사 일대기를 그린 오페라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찾을 예정이다.

 

정다훈 객원기자 〈탑라이더 otrcoolp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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