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훈의 클릭오페라] ‘돈 빠스꽐레’ 오페라에 대해 잊고 있던 웃음

[정다훈의 클릭오페라] ‘돈 빠스꽐레’ 오페라에 대해 잊고 있던 웃음

발행일 2011-02-28 07:47:03 정다훈 객원기자

놀라운 일이다. 오페라 보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초등학생들, 아줌마, 아저씨들이 ‘키득 키득’ 웃으면서 극을 감상했으니 말이다. 이 작품이 코미디인 것인가, 아니면 관객들의 이성을 꿰뚫어 공감의 웃음을 유발한 것인가. 25.26일 창동열린 극장에서 공연된 서울시 오페라단의 [돈 빠스꽐레](연출 이경재)는 그동안 오페라에 대해 잊고 있었던 웃음을 콸콸 쏟아내며 흥분하게 만들었다.

작품은 서로 속고 속이는 코미디 극이지만, 음악적으로는 품격이 넘치는 벨칸토 시대 최후의 명작이다. 돈 많은 늙은 독신남 돈 빠스꽐레(한경석)가 조카 에르네스트(박준석)와 노리나(강혜정)의 결혼을 반대하자 돈 빠스꽐레의 주치의자 친구인 말라테스타(최강지)가 계략을 써서 빠스꽐레를 골탕먹인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이 눈길을 끄는 건 돈을 쓰기 싫어하는 구두쇠 영감이 최대한 돈을 아끼면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고 싶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법. 우리의 빠스꽐레 역시 여자의 외모만 보고 ‘혹’해 잘못된 결혼을 하게 된다. 돈만 모을 줄 알았지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빠스꽐레는 연애 9단 노리나에게 당하게 된다.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 공개적으로 망신받게 되는 순간이다. 관객들은 빠스꽐레를 마음속으로 조롱한 후 대 놓고 웃어주면서 희극의 정수를 맞보게 된다.

도니체티의 오페라 [돈 빠스꽐레]는 흔히, 목욕탕 안에서 울리는 목소리라고 하는 ‘중후한 오페라 목소리’보단 익살이 가득한 목소리로 관객을 홀린다. 특히 파를란도(말하는 목소리에 가깝게 노래하라는 음악용어로 많은 양의 대사를 아주 빠르게 노래하는 것) 장면이 나오면 객석은 우아한 오페라 무대에서 정신없는 랩을 듣는 듯 해 뒤집어진다. 중후한 음색의 바리톤 가수가 파를란도를 하는 순간, 희극적 효과는 200%였다. 유명한 3중창 ‘곧 알게 될 거야’ 가 불려지면, ‘오페라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곧 알게 될 거야’라고 환청이 들리는 듯 하다.

여기에 주역 가수 네 사람의 누구 하나도 뒤지지 않는 조화로운 앙상블은 저렴한 티켓 값 몇 배 이상으로 감동을 몰고 왔다. 이번 오페라 티켓은 R석 1만5천원, S석 1만원으로 책정됐다. 게다가 창동열린극장 회원으로 가입하면 20%할인을 받아 R석을 1만2천원에 감상할 수 있다. ‘오페라 공연은 비싸서 못 본다’는 말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티켓값인 셈이다.

돈 빠스꽐레 역의 바리톤 한경석씨의 뭔가 어수룩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익살스런 연기와 가창, 소프라노 강혜정이 순진과 농염의 양 극단을 오고가며 선보인 완벽한 연기와 아름다운 음색은 관객이 극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번에 오페라 [돈 빠스꽐레]와 안면을 텄다면, 호암아트홀이 외국 유명 오페라를 스크린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메트 오페라 온 스크린’이 희소식이 될 듯하다. 호암아트홀에서 4월 1일부터 3일까지 상영하는 [돈 파스콸레]는 2010/11 시즌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공연된 최신작이다. 이외 메트의 공연을 생중계로 볼 수 있는 이번 프로그램의 첫 상영작은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3/18~3/20)이다.

한차례 서울시 오페라단의 작품에 매료되고,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남자 주인공이 오페라 감상 중에 소프라노가 부른 아리아(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눈 앞에서 실제로 듣고 싶다면 서울시 오페라단의 차기작을 주목하길.

단 하루 만에 죽음으로 내몰린 연인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 토스카(4/21~24,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는 오페라 전문 지휘자 마크 깁슨(Mark Gibson)의 손길을 거쳐 음악성이 강조된다. 현재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 전속주역 테너 박기천, 스칼라 극장에서 수 편의 오페라 주역으로 활약한 소프라노 임세경, 대한민국 대표 바리톤 고성현이 가세해 오페라 초보자들의 귀를 무장해제 시킬 예정이다.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스카우트, 트래블러와 테라 디자인 확정..복고풍 전기차

스카우트, 트래블러와 테라 디자인 확정..복고풍 전기차

스카우트 모터스(Scout Motors)가 2026년말 생산을 시작할 전기 SUV 트래블러와 전기 픽업트럭 테라의 최종 디자인을 확정했다. 스카우트는 폭스바겐과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자동차 제조사로, 리비안 R2 아키텍처 기반의 스카우트 신차를 선보이게 된다. 스카우트는 44년만에 폭스바겐그룹 산하에서 부활한 클래식 브랜드다. 과거 스카우트에서 영감을 받은 복고풍 디자인 요소는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래더 프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메르세데스-AMG GT 63 국내 출시, 가격은 2억7860만원

메르세데스-AMG GT 63 국내 출시, 가격은 2억7860만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63 S E 퍼포먼스’를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5월 ‘GT 55 4MATIC+’ 출시에 이어 선보인 ‘GT 63 S E 퍼포먼스’는 2세대 GT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이다. 메르세데스-AMG GT 63 S E 퍼포먼스의 가격은 2억7860만원이다.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 포뮬러 1TM 기술에 기반한 AMG 고성능 배터리, 전기 모터로 구성된 P3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시스템 최고출력 816마력, 최대토크 1420Nm(144.8kgm)다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스텔란티스코리아, 탄소배출권 이익 환원 위한 MOU 체결

스텔란티스코리아, 탄소배출권 이익 환원 위한 MOU 체결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탄소배출권 거래 전문 기업인 후시파트너스(Hooxi Partners, 대표 이행열)와 탄소배출권 사업 업무 협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내 최초로 전기차 고객 개인의 탄소 감축실적을 실질적 이익으로 환원하는 프로그램 도입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MOU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자사의 전기차(지프 어벤저, 푸조 e-208 및 e-2008) 고객으로부터 탄소배출권 거래를 위임 받아 후시파트너스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거래함으로써 발생

뉴스이한승 기자
로터스, 전기차 브랜드 포기..엘레트라 PHEV 출시

로터스, 전기차 브랜드 포기..엘레트라 PHEV 출시

로터스가 순수 전기차 브랜드를 포기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카에 따르면 로터스가 대형 전기 SUV 엘레트라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한다. 엘레트라 PHEV는 2026년 초 선보일 예정이며, 2027년 소형 SUV도 출시된다. 로터스 CEO 펑칭펑(Qingfeng Feng)은 최근 실적발표회의에서 엘레트라 PHEV의 출시 계획을 밝혔다. 엘레트라 PHEV는 900V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이퍼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빠른 충전과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폭스바겐, 독일 ‘2025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4개 부문 수상

폭스바겐, 독일 ‘2025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4개 부문 수상

폭스바겐이 독일 ‘2025 골든 스티어링 휠(Goldene Lenkrad)’ 어워드에서 4개 부문을 석권하며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2025년에는 총 72대의 모델을 대상으로 구동, 섀시, 디자인, 품질, 지속 가능성, 가격 대비 성능, 안전성 등 17개 평가 항목을 심사해 13개 모델을 선정했다. 폭스바겐은 올해 어워드에서 골든 스티어링 휠 49년 역사상 최초로 한 제조사가 4개 부문을 동시에 석권한 브랜드로 이름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먼저 최고의 컴팩트카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영국, 전기차에 주행세 부과 예고..2028년 시행

영국, 전기차에 주행세 부과 예고..2028년 시행

영국이 2028년부터 전기차에 주행세를 부과한다. 영국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은 2026년 예산안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주행세, 도로세 등 전기차 운영자에 대한 세금 부과 계획을 밝혔다. 이같은 세금 계획안은 휘발유나 경유 소비가 줄어들어 생긴 재정 공백을 채우기 위함이다. 영국 정부는 2028년 4월부터 전기차를 운행하는 사람들에 대해 1마일(1.6km)당 3펜스(58원)의 요금을 부과한다. 하루 32km 주행시 약 1160원, 30일 운영시 매월 3만4800원, 연간 42만3400원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캐딜락, 2026년 상반기까지 3개 전시장 신설 계획

캐딜락, 2026년 상반기까지 3개 전시장 신설 계획

캐딜락이 고객 접점 강화를 위해 12월 서울 송파 전시장 신규 오픈을 시작으로, 2026년 상반기 수도권 서부·부산에 전시장을 추가 오픈하며 전국 세일즈 네트워크 확장에 본격 나선다. 전시장 확대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 전국 고객들의 브랜드 경험 기회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10월 공식 오픈한 수원전시장에 이어 12월 중 오픈 예정인 서울 송파 전시장은 강남권 핵심 상권에 위치해 송파·강남·서초 등 서울 남부권 고객과의 접점을 강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최강 가성비

[시승기] 볼보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최강 가성비

볼보 신형 S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시승했다. 신형 S90 T8은 S90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로 PHEV, 에어 서스펜션이 포함된 액티브 섀시를 통한 강력한 퍼포먼스와 소형차 수준의 높은 연비를 보여주면서 넓은 실내공간을 갖춰 1억원 이하 패밀리카로 최상의 선택지 중 하나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 7월 신형 S90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S90은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볼보의 차세대 외관 디자인을 적용과 함께 차세대 UX와 퀄컴 칩, 고해상도 디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GMC 캐니언 AT4x 국내 인증, 오프로드 특화 픽업트럭

GMC 캐니언 AT4x 국내 인증, 오프로드 특화 픽업트럭

GMC 국내 모델 라인업이 확대될 전망이다. GM 한국사업장은 최근 중형 픽업트럭, GMC 캐니언(Canyon) AT4x의 연비 인증을 마쳤다. GMC 라인업 중 AT4는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트림으로, 강화된 서스펜션, 높은 지상고 등이 특징이다. 시에라는 고급감을 강조한 드날리로 출시됐다. GMC 캐니언은 GMC의 중형 픽업트럭으로, 먼저 출시된 쉐보레 콜로라도와 형제차다. GMC와 쉐보레는 유사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데, GMC는 중대형 SUV와 픽업트

신차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