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현행 Z4는 최근 종영된 모 드라마 덕분에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차종이다. 주인공 현빈이 탄다고 해서 ‘현빈차’ 라고도 불리는 BMW의 하드탑 컨버터블 모델이다. 드라마 방영 전 까지는 가격대로 M3와 유사한 레벨 때문에 Z4를 살 바에는 M3를 사겠다는 오명을 듣기도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다. 비록 종영된 후 이기에 그 여파가 다소 약해지긴 했지만… 항상 디자인에는 취향이란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 Z4는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한 느낌이 든다. 전면에서 바라보는 것 보다 측면에서의 균형미가 뛰어나다. 심지어는 하드탑을 접은 것과 접지 않은 상태 모두의 디자인 밸런스가 훌륭하기 때문에, 어느 쪽의 상태로 운행하더라도 도로 위에서 상큼한 모습에는 변함이 없다. 하드탑 컨버터블 중 가장 저렴한 다른 모델처럼 하드탑을 채용하기 위해 디자인을 희생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기나긴 보닛아래에는 유명한 직렬 6기통 3리터 트윈터보 엔진이 프론트 미드쉽 형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운전석에 앉아 보닛의 끝을 바라보면 다른 차와 다르게 엄청나게 멀게 느껴지기 때문에 처음 운전을 시작할 때에는 꽤 집중을 해야만 할 정도였다. 2인승 로드스터 이면서 운전석 바로 근처에 후륜이 존재하는 차는 그리 많지 않을 텐데, 이 점이 Z4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재미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뒤쪽에서 바라보면 하드탑을 닫은 모습 또한 균형미가 있지만, 접어 넣었을 때 보이는 좌석 머리 뒤 부분의 은색 안티 롤 바는 귀여운 케릭터의 귀 형상으로 솟아있어 시각적으로도 포인트가 된다. 뒤쪽의 번호판등도 LED로 되어 있지만, 테일렘프와 방향지시등 모두 LED를 적극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첨단을 달리는 느낌도 강하게 든다. “이 차는 최신형이야!” 라고 역설하는 듯한 모습이다. Z4를 타는 사람이라면 한 겨울에도 탑을 오픈 하는 대인배 기질이 필요하다. 그것이 도로 위의 관객(?)들에게 보내는 팬 서비스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불쌍하게 쳐다본다 해도 당당히 앞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아주 추운 혹한기 때가 아니라면 겨울에도 탑 오픈에 큰 부담이 없다. 탑을 오픈 하면 자동으로 공조기가 좀더 따뜻하거나 시원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작동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공기의 흐름 때문에 좌석으로 들이치는 바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차량은 개인소유의 차량이었기에 여타 다른 시승차에 비해 상태도 훌륭했고,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충분히 일상과 와인딩로드 등을 오가며 접할 시간이 있었다. 가장 처음 느낀 감동은 단연 엉덩이 아래에서 일어나는 후륜의 움직임이다. 좌석 바로 뒤에 후륜이 위치 해 있기 때문에, 다른 후륜구동 차량들에 비해 후륜의 움직임이 매우 섬세하게 등과 엉덩이로 전달되어 온다. 특히 다소 급격하게 차선을 변경 해 보면 앞머리가 옆 차선으로 들어간 후 마치 누군가 차의 엉덩이 부분을 툭 쳐서 밀어 넣어주는 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는데, 그 맛(?)이 일품이기에 꼭 한번 느껴봐야 한다. 일단 운전석에 앉아 앞을 바라보면 역시 저 멀리 보이는 보닛 끝이 한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조향륜과의 거리가 다른 차량에 비해 다소 멀기 때문에, 조향감각이 다소 어색하게 다가오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예리한 핸들링을 자랑하는 BMW의 혈통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에 움직임에서는 상당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다소 다루기 쉬운 언더스티어 지향이라는 평이 많지만, 그것이 핸들링이 나쁘다는 평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일상 주행에서는 운전석과 전 후륜의 위치 차이에 다소 주의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특히 주차할 때는 자칫 생각보다 다른 위치에 기둥이 다가와 있던 경험이 몇 번 있었다. 와인딩로드에 올리면 예쁘장한 것과 다르게 상당한 실력을 보여준다. 3리터 트윈터보 엔진과 듀얼클러치 DCT미션의 조합은 이 차가 터보차량인 것을 잊게 해준다. 경쾌한 코너링도 수준급이지만, 무엇보다 코너 탈출 시 느낄 수 있는 시원한 탈출 가속이 일품이다. 이 순간을 위해서 코너에서 가속페달을 아껴 밟는 것이 너무나도 기대가 되게 만든다. 순정 배기음도 탑을 오픈한 상태에서는 꽤 기분좋게 들려오는 편인데, 패들 쉬프트 등을 이용해 업/다운을 실시 할 때 간혹 들려오는 ‘퍽’, ‘퍼벅’ 하는 소리는 운전자를 더욱 더 흥분시키는 요소가 된다. 와인딩에서 무엇보다 혹사되는 브레이크는 역시 믿음직스럽다. 반복적이고도 강한 브레이킹에서도 전혀 주저함이 없었고, 다소간의 오버페이스 진입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충분히 감속이 가능했다. Z4가 와인딩에서만 강한 것은 아니다. DCT미션의 조합으로 제공되는 런치 컨트롤을 사용할 경우, 드래그 스타트 성능도 상당할 뿐 아니라. 고속 점유 능력도 대단히 훌륭하다. 세상엔 한 가지만 성능만 극한으로 끌어올린 제품도 크게 인정을 받지만, 때로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성격을 가진 제품도 시장에서 크게 환영 받는다. Z4의 경우 후자에 속하는데, 미려한 디자인에, 꽤 빠른 발과 날렵한 코너링, 그리고 조수석의 파트너와 함께 느끼는 오픈에어링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으며, 각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단 하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없는 2인승 이라는 점을 빼자면 말이다. 글,사진: 탑라이더 객원기자 조혁준(울푸^-^v~!) / 디자인,편집: 디자인漁 차량제공: 이범선(스타정보)

조혁준 객원기자 〈탑라이더 skywolf@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