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가 그렇게 뜸들이던 1.4리터 슈퍼차저-터보엔진을 드디어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에 들여온 골프 1.6리터 디젤 블루모션 300대가 불과 1주만에 완판 됐는데, 이번 차는 얼마만에 완판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차에 붙은 TSI는 터보 스파크 이그니션의 약자로, 폭스바겐의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에 붙는 이니셜이다. 현대기아차의 T-GDi와 같은 의미다. 하지만 이 차의 엔진을 단순히 가솔린 직분사 터보라 부르기엔 좀 억울한 면이 있다. 이 차에는 슈퍼차저가 덤으로 붙어있기 때문이다.

█ 믿어지지 않는 가속력…"이게 1.4리터라니"

시동을 걸어보니 황당하다. 응당 있어야 할 엔진소리나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폭스바겐이라기 보다 렉서스를 탄 듯 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가속페달이 유별나게 단단하다. 여기 발을 얹는 순간 폭스바겐의 경쾌한 사운드가 깨어난다. 배기시스템의 별도 부품을 통해 튜닝된 사운드라 하는데, 과연 성능을 더 부각시켜주면서도 듣기 좋은 소리가 됐다. 자꾸만 더 듣고싶어 가속페달에 힘을 주게 된다. 요즘 BMW와 폭스바겐 등 유럽 수입차들의 디젤엔진도 성능은 좋지만, 이런 자극적인 사운드를 내주진 못한다.

잠시 정차했다가 출발 가속을 해보니, "끼익~" 하는 큰 소리와 함께 휠스핀이 일어난다. 상급모델인 골프 GTI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출발가속만 놓고 보면 스포츠카로 분류해도 손색이 없겠다. 토크에 큰 차이가 없는데다 1.4 TSI가 더 낮은 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가속 느낌이 비슷하다.


변속기 1단을 너무 낮은 기어비로 설정해 출발 가속을 높인게 아닌가 싶었다. 고속에서는 어찌하려나 생각하는 순간 "툭"하고 2단으로 변속돼 버린다. 변속 시간은 눈깜짝 할 새도 아니다. 0.1초도 안되는 시간에 쑥쑥 변속된다.

기어비가 7단으로 만들어져있어 이전에 비해 세분화 됐고, 듀얼 클러치 변속기(DSG)이기 때문에 1단으로 차를 오래 끌고갈 필요가 없다. 기어를 자주 바꿔주면서 연비와 가속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이 마련된 것이다. 6단 DSG는 토크컨버터가 있지만, 7단 DSG는 건식클러치로 만들어져 기술적으로도 월등히 진보했다.


출발은 슈퍼차저를 통해 힘을 받고 RPM이 조금 높아지면 터보차저의 힘으로 최고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다보니 1.4리터의 작은 엔진으로 최고속도 220km를 돌파한다.

배기량 덕분에 세금은 아반떼보다 적게낸다. 그러면서도 엔진 출력은 160마력으로 BMW 320i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토크는 더 우수해서 24.5kg.m를 1500RPM에서부터 꾸준히 낸다. 더구나 연비까지 14.6km/l에 달한다. 이쯤 되면 요즘 젊은 층에서 흔히 말하는 '사기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동안의 골프가 예고편이었다면 이제는 비로소 골프라고 말할수 있는 차가 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 1.4TSI의 가격은 3370만원이다.

김한용 기자 whynot@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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