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엑센트’가 모닝과 아반떼 사이에서 기대 이하의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가이스 라이센스’라며 사회 초년생들의 엔트리카 역할을 기대한 현대차의 의도가 무색할 정도다.
신차 효과도 미미했다. 작년 11월 출시된 엑센트의 11~12월 판매량은 3004대(11월 1021대, 12월 1983대)에 불과했다. 출시 6년째를 맞은 경쟁모델 프라이드도 같은 기간 약 2500여대를 판매해 큰 차이가 없었다.
현대차 측은 “울산 공장 공장점거 파업 때문에 신차 출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미비한 신차 효과를 파업 탓으로 돌렸지만 파업이 끝난 이후에도 판매량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엑센트 판매 저조에 대해 전문가들은 “엑센트는 경차 모닝과 준중형차 아반떼 사이에 끼여 카니발리제이션(서로 잡아먹다)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미 탄탄한 소비층이 있는 모닝과 아반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엑센트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라 평가했다.
또한 “엑센트의 가격대가 상당부분 준중형차 가격과 겹친다”면서 “소비자의 눈 높이가 높아진 만큼, 가격차가 크지 않다면 소형차 보다 준중형차를 선택할 것”이라 말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마케팅인사이트의 자동차 초기반응조사에 따르면 엑센트의 디자인 초기반응점수는 최근 출시된 신차 중 가장 낮았다. 구형 모델인 베르나, 프라이드에 비해 조금 높지만 신형 쏘나타, 신형 아반떼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주력?
엑센트 국내 판매량은 저조하지만, 해외 시장에는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4만 9259대가 수출됐다. 현지 해외 공장 생산대수도 13만 5583대에 달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에 불과한 국내 소형차 시장 보다는 소형차 시장이 활발한 중국,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 공략에 주력하고 있는듯 하다.
국내는 엑센트 세단 뿐이지만, 해외 시장에는 작년 12월 중국 광저우 모터쇼를 통해 해치백 모델이 공개됐다. 중국을 시작으로 유럽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측은 엑센트 판매량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1월 국내 소형차는 3420대가 팔렸는데, 엑센트는 2176대로 시장 점유율 64%에 달한다”면서 “엑센트 판매량이 조금씩 늘어 국내 소형차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1년 엑센트 국내 판매 목표를 2만대로 낮춰 잡을 만큼 국내 소형차 시장이 침체돼 있다”면서 “국내와 달리 세계 시장은 소형차 시장이 활발해 5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용 기자 car@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