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품질 문제 위태로운 수준"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내놓자마자 기자들의 우려를 샀다. 한눈에도 초기 품질이 크게 떨어져서다.

현대차는13일 저녁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클럽앤스파에서 신형 그랜저의 출시행사를 갖고 판매에 나섰다.

구석구석을 살펴본 일부 기자들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원래 매끈하게 조립돼 있어야 할 범퍼와 차체가 3~5mm 가량 어긋나 움푹 들어가 있는게 발견 되는 등 단차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겉보기엔 멀쩡 해 보였지만, 범퍼를 손으로 만져보니 페인트도 거칠게 칠해졌다. 자세히 보니 범퍼와 휀더 부위의 색도 전혀 달라 요즘 차의 마무리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 범퍼와 펜더 사이에 단차와 색상 차이가 심하다

여기에 참석한 기자 한명은 "한눈에도 품질 문제가 이렇게 보이는데 엔진이나 조향성능 같이 보이지 않는 안전 품질에는 더 큰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얼마전에 포르테 주행중 핸들이 빠진 일이나, 아반떼가 주행중 전소되는 일도 따지고 보면 사소한 조립 문제에서 발생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 행사 1시간만에 배터리 모두 방전…경쟁 고급차엔 있을 수 없는 일

시동을 꺼도 파워핸들이 작동되고, 이로 인해 배터리가 방전되는 이상한 현상도 일어나, 설계가 제대로 된 것인지를 우려하는 측도 있었다.

이 차에는 엔진 힘이 아니라 전기를 이용해 핸들을 움직이는 부품인 MDPS(Motor Drive Power Steering)가 내장돼 있다. 일반적으로 MDPS는 운전중에만 작동되는 것이지만, 신형 그랜저는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작동돼 일부 기자들은 배터리가 쉽게 방전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역시 행사가 시작된 지 1시간도 못돼 배터리가 거의 방전돼 버렸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차량 전체의 불이 10여초간 깜박 거리는 이상 작동이 일어났다.

▲ 방전 후 이상 작동을 보였던 신형 그랜저

경쟁 모델의 경우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MDPS가 작동되지 않는게 일반적이다. MDPS는 요즘 자동차 부품 중 가장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부품이어서다.

또 BMW의 기술담당 이사는 "요즘 고급차들은 배터리 상태를 살피고 있다가 배터리 전력량이 낮아지면 오디오나 관련 전기 장치의 전원을 차단하고 다음번 시동을 위한 전력량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준대형차를 표방한다는 현대 그랜저는 어떤 이유에선지 이와 같은 기능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 화재, 핸들빠짐 등…생산 초기 품질문제 위협적인 수준

실제 4개월전 출시된 현대 신형 아반떼는 출시 2개월만에 북악 스카이웨이를 주행 중 화염이 발생해 차가 전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원인은 제조시 배선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밝혀졌다. 포르테를 구입한 한 운전자는 정차 중 핸들이 빠져버린 일도 있었다.

최근들어서는 핸들을 급하게 조작할 때 조향이 어려워지는 문제로 상당수 소비자들이 제조사와 마찰을 겪고 있다.

이들은 모두 생산 초기의 품질 문제로 인한 사건이었다.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내놓았을때 발생하는 품질 문제는 여러차례 지적돼 왔다.

자동차 전문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는 지난달 14일 "K7, 쏘렌토R, 투싼ix등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신차들에는 문제점이 이전 모델들에 비해 크게 증가(156%에 달함)한다"면서 "초기 2년 동안 다양한 문제점이 빠르게 해결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제점의 유형은 소음-잡소리부터 엔진, 조향장치까지 다양했다.

김한용 기자 whynot@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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