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17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공개했다.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는 차량의 디자인, 설계 등의 주요 개발 과정에 VR, AR,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해 차량의 안전성과 작동성 등을 디지털로 검증하는 프로세스다.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의 적용으로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 R&D에 재투자 및 차량의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프로세스는 신형 쏘나타, 3세대 K5, 그리고 GV80를 비롯한 향후 신차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7월 현대기아차는 미래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본부 조직체계를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 조직으로 개편했다. 또한 그 일환으로 '버추얼차량개발실'을 신설했다. 버추얼 개발이란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테스트카 개발 과정을 상당부분 간소화 할 수 있다.

자동차 디자이너는 원하는 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실물 시제작 자동차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하고 개선해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VR 디자인 품평장을 마련했다.

VR 디자인 품평장은 최대 20명이 동시에 VR을 활용해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과 똑같이 외부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으며, 실내를 살펴보고 기능을 작동할 수 있는 시설이다. VR 도입으로 현대기아차는 양산차 디자인을 선정하기 위한 실제 모델 구현을 생략할 수 있다.

아울러 유럽, 미국, 중국, 인도 등의 디자인센터와 협업해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가상공간에서 차량을 디자인하고 평가할 수 있는 원격 VR 디자인 평가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더불어 VR을 활용한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을 통해 차량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VR 장비를 착용한 연구원들은 가상 자동차를 직접 운행할 수 있고, 컨트롤러로 운행 중인 차량을 절개해 엔진의 움직임이나 부품의 작동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가상 환경 주행을 통한 안전성, 운전석의 시야, 공력 테스트, 조작 편의성 등을 검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물 시험차 생산 후 집중됐던 품질 검증을 선행개발 단계부터 시작해 이후 디자인과 설계, 시작차 제작 단계, 제조 및 조립 단계 등 연구개발 프로세스 전 과정에 걸쳐 시행하는 것이 가능해져 품질 검증을 높은 수준으로 올릴 수 있게 됐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도입될 경우 신차개발 기간은 약 20%, 개발 비용은 연간 약 15%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생산, 조립 라인 설계에도 VR을 도입해 효율적인 조립 라인 및 작업 환경을 설계할 계획이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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