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과 G80 후속에 적용될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이 공개됐다. 11일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RANC는 도로에서 발생해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소음을 줄여주는 기술로 센서 위치 및 신호 선정 방법에 대해 한국과 미국에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수동적인 소음 차단 방식은 차음재, 다이나믹 댐퍼 등을 사용함에 따라 차 무게가 증가돼 차의 연료소비효율에 불리했다. 또한 웅웅 거리는 저주파 소음의 차단도 불완전했다. 능동형 소음 저감기술(ANC)은 마이크 등 가벼운 부품을 쓰면서 저주파 소음도 개선된다.

하지만 ANC 기술은 기술적 한계로 소음의 유형이 일정하고 소음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 한정돼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특히 노면소음은 약 0.009초만에 실내로 전달되는 데다 불규칙적이어서 상쇄 음파를 즉시 발생시켜 소음을 줄이는 것이 기술적으로 힘들었다.

RANC는 다양한 유형으로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노면소음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를 상쇄시키는 반대 위상의 음파를 발생시켜줌으로써 실내 정숙성을 대폭 향상시킨다. 실내로 약 0.009초만에 전달되는 노면소음에 대해 0.002초만에 반대 음파를 내보낸다.

RANC의 원리는 먼저 반응이 빠른 가속도 센서를 사용해 노면에서 차로 전달되는 진동을 계측하면 제어 컴퓨터인 DSP가 소음의 유형과 크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후 역위상 상쇄 음파를 생성해 오디오 시스템인 스피커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또한 RANC용 마이크는 노면 소음이 제대로 상쇄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DSP가 소음 저감 효과를 높이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다양한 유형으로 동시에 발생하는 노면소음을 줄여 실내 정숙성을 대폭 향상시킨다.

RANC의 적용으로 감소하는 약 3dB의 소음은 이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실내 소음에너지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누구라도 쉽게 소음 저감을 체감할 수 있으며 한 체급 더 높은 차의 정숙성을 갖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가속도 센서, 제어기, 마이크로 구성된 RANC 시스템의 무게는 약 1kg이다. RANC 만큼의 소음 제어 효과를 얻기 위해 흡음재, 댐퍼 등을 적용할 경우 이보다 무게가 더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RANC를 쓸 경우 방음은 물론 경량화라는 목적까지 달성할 수 있다.

RANC는 6년여의 개발기간 중 선행개발 단계에서 KAIST, 번영, ARE, 위아컴 등이 참여하는 산학협력 오픈이노베이션 형태로 진행됐다. 양산 단계에서는 글로벌 차량 오디오 전문 업체인 하만과 협업해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RANC의 개발로 고급차는 물론 파워트레인이 없어 노면소음이 두드러지는 수소차와 순수전기차에 적용했을 때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RANC를 기존 NVH 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킨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솔 기자 〈탑라이더 hskim@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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