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세단형 모델 파나메라가 출시 10주년을 맞이했다. 출시 초기 SUV 모델인 카이엔와 함께 포르쉐답지 못한 모델로 마니아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포르쉐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았다. 파나메라와 카이엔의 성공은 더 좋은 911 개발의 밑거름이다.

포르쉐 파나메라는 스포츠카의 강력한 성능과 럭셔리 세단의 편안함을 겸비한 모델로 출시 당시 연간 2만대 생산을 계획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판매를 통해 현재까지의 누적 생산량은 23만5천대를 넘어섰다. 파나메라는 최근 2세대로 모델 체인지를 마쳤다.

70년 이상의 브랜드 역사를 가진 포르쉐는 4인승 차량 개발에 대한 계속해서 고민해 왔다. 이미 1950년대 356 기반의 편안한 4인승 모델을 개발했다. 타입 530은 길어진 휠베이스와 커진 도어, 높은 루프가 특징이다. 이후 911 기반의 4도어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1980년대에는 더 길어진 변형 모델 928이 출시됐으며, 페리 포르쉐는 4도어 모델을 전용차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1988년에 출시된 타입 989는 새로운 시도였다. 타입 989는 V8 프런트 엔진을 장착한 4도어 쿠페 모델로 넓은 2개의 뒷좌석 공간을 제공했다.

989의 디자인 요소는 이후 993세대 911에 적용됐다. 하지만 989는 프로토타입으로 남았으며, 경제적인 이유로 1992년 초 개발이 중단됐다. 2000년 대 초반, 포르쉐는 시장 연구 및 경쟁사 분석을 통해 4도어 해치백 세단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포르쉐 AG 이사회 회장이었던 벤델린 비데킹(Wendelin Wiedeking)은 파나메라를 단순히 럭셔리 클래스로의 진입이 아닌, 탁월한 드라이빙 다이내믹과 넉넉한 공간, 그리고 본질적인 포르쉐의 디자인 DNA까지 모두 포함할 것을 주문했다.

당시 스타일 포르쉐 부사장이었던 마이클 마우어는 "우리는 날렵한 루프 라인과 대형 테일 게이트 및 해치백을 갖춘 4인승 스포츠카를 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 결과 디자인 과정에서 '미라지', '메테오', '팬텀'의 세 가지 콘셉트가 나왔다.

이후 생산 모델에는 남성적인 외관의 미라지 콘셉트가 제일 먼저 적용됐으나, 결국 3개의 변형 요소들이 모두 합쳐져 제품 디자인에 사용됐다. 모델명 역시 멕시코 내구 레이스 '카레라 파나메리카나'에서 영감을 얻은 '파나메라'로 새롭게 붙여졌다.

2009년 4월 19일 파나메라의 월드 프리미어 공개는 상하이 월드 파이낸셜 센터 94층에서 진행됐다. 파나메라는 특별 제작된 화물 엘리베이터를 통해 400미터 높이를 1분 만에 이동하고, 94층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코드명 G1으로 알려진 최초의 파나메라는 스포티함과 편안함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이었다. 또한, 변속기와 스타트-스톱 시스템 등 럭셔리 클래스 모델로서는 처음으로 혁신적인 시스템이 적용됐다.

최상위 모델 파나메라 터보에는 에어 서스펜션과 어댑티브 리어 스포일러까지 적용됐으며, 파나메라에 적용된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작동 콘셉트는 포르쉐의 모든 다른 모델 라인에도 영향을 미쳤다. 파나메라는 후륜 및 사륜구동, 다양한 엔진 라인업으로 확대됐다.

초기에는 V6과 V8 자연흡기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 적용이 가능했지만, 대다수의 고객들은 7단 PDK 변속기를 선택했다. 2013년에는 중국 전용으로 최고출력 570마력의 엔진과 확장형 휠베이스를 장착한 이그제큐티브 모델이 공개돼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2세대 파나메라(G2) 개발에는 다양한 트림이 포함됐다. 기본 및 확장 휠베이스가 장착된 그란 투리스모 외에도 동일한 플랫폼에서 세 번째 파생 모델이 개발됐다. 2012년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콘셉트 스포츠 투리스모'는 2세대 파나메라의 전신이 된다.

2세대 파나메라는 더욱 스포티해지고 우아하면서도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루프 라인은 더욱 날렵해졌으며, 수평 테일 라이트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스포티한 차체는 물론, 새롭고 디지털화된 디스플레이와 작동 방식 다양한 혁신 요소가 적용됐다.

3-챔버 에어 서스펜션과 리어 액슬 스티어링 및 PDCC 스포츠 전자 기계식 롤 스태빌라이저 시스템 등 섀시 시스템을 통해 트랙이나 온로드에서도 안락한 주행이 가능해졌다. 라스 케른은 파나메라 터보로 뉘르부르크링 북쪽 코스에서 랩 타임 7분38초를 기록했다.

2011년 포르쉐는 파나메라와 함께 전동화 발판을 마련했다. 럭셔리 클래스 최초 병렬식 하이브리드 모델인 파나메라 S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2년 후 포르쉐는 럭셔리 세그먼트의 세계 최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2세대 파나메라에는 모든 모델에 전기 드라이브를 적용했다. 918 스파이더로부터 계승한 부스트 전략 적용으로 전형적인 스포츠카 성능과 높은 효율성을 결합시켰다.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는 462마력, 최상위 모델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는 680마력이다.

럭셔리 세그먼트 모델인 파나메라에 918 스파이더의 성능 지향적인 하이브리드 전략을 그대로 적용한 점은 적중했다. 포르쉐가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유럽 시장에 인도한 파나메라 모델의 67%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2세대 파나메라 전체 판매를 견인했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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