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존재감의 극치

[시승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존재감의 극치

발행일 2019-01-04 12:47:21 이한승 기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시승했다. 압도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에스컬레이드는 국내에서 구입 가능한 수입 SUV 중 가장 큰 덩치와 420마력 V8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고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납득 가능한 연비와 고속에서의 주행감각은 인상적이다.

SUV가 넘쳐나는 SUV 전성시대에도 유독 돋보이는 모델들이 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벤츠 G클래스는 독창적인 외관 디자인과 프레임보디 기반의 견고한 차체를 통해 럭셔리 SUV의 기준을 만들어냈다. 특히 에스컬레이드는 존재감 넘치는 외관이 특징이다.

에스컬레이드는 지난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청와대가 경호 인력 운용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방탄 기능이 더해진 특별 제작 모델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 전용차의 경우 에스컬레이드의 섀시와 디자인이 적용된 방탄차가 사용된다.

국내 도입 모델은 노멀 휠베이스

캐딜락코리아는 지난 2017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국내에 출시했다. 그간 병행수입을 통해 국내에 도입되던 롱보디 모델 에스컬레이드 ESV와는 다른 노멀 휠베이스 모델이다. 전장이 5700mm에 달하는 롱보디 모델과 달리 노멀 모델의 전장은 5180mm 수준이다.

에스컬레이드의 전폭은 2045mm, 전고는 1900mm, 휠베이스는 2946mm다. 높고 넓은 차체가 풍기는 존재감이 대단하다. 사이드스텝을 밟지 않으면 차에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최저지상고가 높다. 6개의 휠 볼트를 지닌 22인치 휠과 285mm 타이어가 기본이다.

에스컬레이드의 전면은 대형 그릴과 수직형 헤드램프 등 캐딜락 고유의 디자인을 가장 대담하게 표현했다. 높고 편평한 보닛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후면에는 누드 타입의 수직형 리어램프가 적용됐으며 국내 사양에는 노란색 LED 방향지시등이 포함되는 등 현지화됐다.

3가지로 구성된 인테리어 컬러

시승차는 젯 블랙 인테리어가 적용된 모델로 캐딜락 특유의 직선이 강조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젯 블랙 외에도 코나 브라운, 셰일 등 밝은 브라운 계열의 인테리어를 선택할 수 있다. 외장 컬러는 블랙 레이븐, 블루 메탈릭, 래디언트 실버, 크리스탈 화이트 등 8가지다.

실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전용적인 미국 스타일의 컬럼식 기어레버다. D레인지 아래에는 L레인지가 위치하며, L레인지에서는 레버의 버튼을 통해 인위적인 변속이 가능하다. 기어레버 끝단에는 트레일러 견인시 주행안정장치 최적화를 지원하는 버튼이 마련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자식 계기판, 열선 및 통풍 1열시트, 운전석 메모리, 전동조절식 컬럼, 이중접합차음유리, 실내 움직임 감지, 터치식 공조장치, 스마트폰 무선충전, 리어뷰 카메라 룸미러가 적용됐으며,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은 가죽으로 마감해 고급감을 높였다.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2.2kgm

에스컬레이드의 파워트레인은 6.2리터 V8 가솔린 직분사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2.2kgm를 발휘한다. 7인승 기준 공차중량은 2675kg, 복합연비는 6.8km/ℓ(도심 5.9 고속 8.5)다. 2018년형 모델부터는 10단 변속기가 적용됐다.

운전석에 오르면 넓고 높은 시야가 확보된다. 도로에서 만나는 어지간한 SUV는 왜건처럼 낮아 보인다. SUV를 선택하는 이유가 아래로 내려보는 시야라면 에스컬레이드의 설정은 대적할 차가 없다. 시트의 상하 조절폭이 넓어 다양한 포지션을 설정할 수 있다.

아이들링시 소음과 진동은 운전자에게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다만 8기통 엔진 특유의 한번씩 툭툭 전달되는 맥동은 대배기량 머슬카가 연상된다.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8기통 가솔린 SUV의 감각은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잔잔한 배기음도 중요한 포인트다.

경쾌한 움직임의 저중속 구간

발진시의 움직임은 2.6톤의 몸무게가 의식되지 않을 정도로 경쾌하다. 엔진회전을 크게 올리지 않아도 저회전부터 발생되는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두툼한 토크는 터보차저가 만들어내는 힘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내연기관의 정점은 8기통 자연흡기라고 생각된다.

주행시 승차감은 부드러움이 강조됐다. 스트로크가 긴 서스펜션은 노면의 요철로 인한 충격을 날카롭게 전달하는 법이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충격은 완화돼 부드럽게 전달된다. 다만 반복된 요철을 일정한 속도로 지나면 프레임보디 특유의 반복적인 진동도 감지된다.

급가속시에는 보닛이 살짝 들리는듯한 감각으로 막강한 가속을 뽐낸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비공식 6.0초다. 작고 날렵한 스포츠카의 6초와 거대한 SUV의 6초는 안팎에서의 감각이 사뭇 다른데, 에스컬레이드의 급가속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8기통 자연흡기의 매력

스포츠모드에서 엔진과 변속기는 고회전을 유지하려는 성향을 보이는데, 앞에서는 8기통의 호쾌한 엔진음이, 뒤에서는 8기통 특유의 배기음이 연출된다.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정숙성을 위해 볼륨은 억제됐지만 8기통 배기음 특유의 고동감과 사운드는 숨기지 않았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은 의외의 모습이다. 규정속도를 한참 넘어선 초고속 영역에서의 항속주행과 빠른 차선변경에서도 차체는 안정감을 끈질기게 유지한다. 단면폭이 285mm에 달하는 타이어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스태빌라이저바의 이상적인 조합이다.

캐딜락이 일부 고성능 모델에 적용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가장 진보된 가변형 댐퍼 시스템 중 하나로 부드럽지만 탄탄한 승차감을 연출한다. 캐딜락 라인업 중에서는 에스컬레이드의 셋업이 가장 만족스럽다. 해당 시스템은 일부 슈퍼카에도 적용된다.

인상적인 고속주행시 안정감

코너링 한계도 의외로 높다. 일정 수준의 롤과 피칭은 허용하지만 제한된 범위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부드러움을 전하기 위함이다. 높은 지상고와 긴 스트로크의 서스펜션을 생각하면 이상할 정도다. 부드러움이 강조된 브레이크는 초반 답력이 약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제한속도를 한참 넘기는 항속주행에서도 실내는 정숙함을 유지한다. 거대하고 뭉툭한 보닛 형상을 고려하면 풍절음을 만들법도 한데, 실내로 전달되는 풍절음은 극히 일상적이다. 이중접합 차음유리와 노이즈 캔슬레이션, 꼼꼼히 채워진 흡차음재가 제역할을 한다.

리클라이닝을 지원하는 2열 독립 시트는 넉넉한 사이즈가 특징이다. 넓은 공간을 강조하기 위해 방석 부분을 짧게하거나 등받이 쿠션을 희생하지 않았다. 2열에는 쿨링과 히팅 기능이 제공된다. 출고시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8인승 시트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 있다.

덩치 대치 비교적 준수한 연비

3열은 다소 옹색하다. 발을 놓는 부분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방석의자에 앉는 느낌이다. 프레임보디 특성상 바닥 부분이 높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트렁크 공간은 430리터, 3열 폴딩시 1461리터까지 확대된다. 3열은 전동식으로, 2열은 원터치로 동작된다.

에스컬레이드에는 다소 생소한 센터 에어백이 적용됐다. 측면 충돌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로 펼쳐지도록 설계돼 승객끼리의 충돌로 인한 상해를 방지한다. 그 밖에 전방충돌경고, 차선이탈경고, 햅틱 시트가 적용됐다. 최신 운전보조시스템의 부재는 아쉽다.

시승기간 동안의 누적 평균연비는 6.8km/ℓ를 기록했다. 100km/h 항속주행에서는 11~12km/ℓ의 연비를 나타내며, 실린더 휴지 기능을 통해 4기통만 동작하는 구간에서는 14~15km/ℓ까지 상승하기도 한다. 시내나 가혹한 주행에서는 5km/ℓ 수준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다양한 부분에서 잘 만들어진 대형 럭셔리 SUV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존재감 있는 거대한 차체와 디자인,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고려하면 1억2833만원의 가격이 합리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예상을 뛰어넘는 주행성능은 주목할 만 하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기아 PV5 택시 전용 디스플레이 출시, 올인원으로 편의성 '업'

기아 PV5 택시 전용 디스플레이 출시, 올인원으로 편의성 '업'

기아는 PV5를 기반으로 한 택시 영업 특화 사야인 '올인원 디스플레이2(All-in-One Display2)'를 16일 공개했다. 올인원 디스플레이2는 택시 영업에 필수적인 기능을 12.9인치 디스플레이에 통합해 제공하는 PV5 택시 전용 옵션이다. 옵션 가격은 37만원이다. 올인원 디스플레이2는 택시 기사용앱(카카오 T), 내비게이션 앱(카카오내비), 미터앱(티머니모빌리티/이동의즐거움) 등 택시 영업에 필수적인 기능을 12.9인치 디스플레이에 통합해 제공하는 PV5 택시 전용 옵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bZ7 세단 공개, 그랜저보다 큰 전기차..화웨이 탑재

토요타 bZ7 세단 공개, 그랜저보다 큰 전기차..화웨이 탑재

토요타는 bZ7 세단을 15일 공개했다. bZ7 세단은 토요타와 합작 투자 파트너인 중국 GAC가 함께 개발한 플래그십 세단으로 스포티한 실루엣과 브랜드 최신 패밀리룩이 적용된 전면부가 특징이다. 화웨이에서 전기모터와 OS 등을 제공한다. 올해 말 공식 출시된다. bZ7 세단은 토요타와 중국 광저우 자동차 그룹(GAC)가 합작 설립한 GAC 토요타에서 개발한 플래그십 세단이다. 토요타는 올해 말 bZ7 세단의 판매를 시작할 예정인데, 중국 외 지역 출시 계획은 공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GMC 아카디아 국내 출시 예고, 팰리세이드 정조준

GMC 아카디아 국내 출시 예고, 팰리세이드 정조준

GMC 신형 아카디아(Acadia)가 국내 투입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한국GMC는 최근 신형 아카디아의 인증을 완료, 출시 준비에 돌입했다. 신형 아카디아는 쉐보레 트래버스의 형제차로 외관 및 실내의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GMC는 프리미엄 픽업트럭 및 SUV 전문 브랜드로 한국 시장 런칭 이후 시에라 단일 모델만 판매해왔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 4월 탑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한국GMC 국내 라인업 확장을 고려하고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2026년형 출시, 가격은 6327~9780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2026년형 출시, 가격은 6327~9780

기아는 2026년형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2026년형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편의사양을 강화해 고급감을 높이고 신규 트림 운영으로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로 운영된다. 가격은 6327만원부터다. 2026년형 카니발 하이리무진 가격은 3.5 가솔린 9인승 노블레스 6327만원, 시그니처 6667만원, 7인승 시그니처 6891만원, 4인승 시그니처 9330만원, 1.6 터보 하이브리드 9인승 노블레스 6782만원, 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신형 볼트 EV 선공개, LFP 배터리 탑재..세련된 외관

쉐보레 신형 볼트 EV 선공개, LFP 배터리 탑재..세련된 외관

쉐보레 신형 볼트 EV가 선공개됐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GMAuthority에 게재된 신형 볼트 EV는 부분변경으로 기존 볼트 EUV를 기반으로 한다. 신형 볼트 EV는 세련된 전면부 디자인을 특징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가 예정됐다. 올해 하반기에 공개된다. 볼트 EV는 지난 2017년 첫 출시 이후 2023년 생산 중단과 함께 미국, 한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단종됐다. 쉐보레는 소형 전기차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확인, 신형 볼트 EV의 올해 말 생산 및 출시를 확정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시승기] 쏘렌토 하이브리드, 5천만원에 모든 것을 담았다

[시승기] 쏘렌토 하이브리드, 5천만원에 모든 것을 담았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2WD를 시승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적당한 크기와 실내공간, 상품성에 하이브리드를 통한 경제성까지 더해져 국민 SUV로 자리매김 했다. 매년 꾸준히 오르는 가격으로 인해 저항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5천만원 미만에서 구입 가능한 최적의 선택지다. 기아 쏘렌토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다. 현행 모델은 4세대 쏘렌토 부분변경(MQ4 PE) 모델로 2023년 8월 출시됐다. 전후면 램프류 디자인을 변경하고, ccNC와 OTA, 파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을 시승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정숙성을 함께 만족하는 모델로,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인기가 좋아 카니발 디젤의 단종을 앞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SUV를 선호하는 트렌드와 대형 SUV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다인승 이동시 편의성은 독보적이다. 기아는 카니발 부분변경(KA4 PE)을 지난 2023년 11월, 하이브리드는 12월 출시했다. 사전계약에서 90%의 고객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며, 출고 대기가 1년을 넘어서기도 했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제네시스 G90 쿠페 양산되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

제네시스 G90 쿠페 양산되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

제네시스가 G90 쿠페, 엑스 그란쿠페 콘셉트(X Gran coupe concept)의 실차 이미지와 영상을 추가로 공개해 주목된다. 이탈리아 동부 마르케 지역에서 촬영된 이번 콘텐츠를 통해 엑스 그란 쿠페가 단순히 목업 차량이 아닌, 실제로 구동계가 탑재된 실차임을 보여줘, 양산 가능성을 높였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15년 11월 브랜드 론칭시 예고한 6개 모델 라인업에 '니어 럭셔리 스포츠 쿠페'를 포함하는 등 쿠페형 모델 출시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이후 2016년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닛산 신형 실피 공개,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아반떼급 세단

닛산 신형 실피 공개,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아반떼급 세단

닛산은 신형 실피(SYLPHY) 외관 디자인을 12일 공개했다. 신형 실피는 부분변경으로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풀사이즈 LED 라이트바와 독특하게 디자인된 주간주행등 등 과감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신형 실피는 내년 중국에 출시되며, 미국에서는 센트라로 판매된다. 실피는 닛산의 준중형 세단이다. 신형 실피는 4세대 부분변경으로 2026년 1분기 중국 시장에 투입된다. 실피는 미국에서 센트라로 판매되는데,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기아 K4, 혼다 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