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K3 GT 5도어를 시승했다. K3 GT는 K3 기반의 고성능 모델로 차별화된 디자인의 5도어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고속주행에 특화된 단단한 서스펜션과 최신 운전보조장치, 넓은 실내공간이 강점으로 소형 SUV를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눈여겨 볼 만하다.

K3 GT는 단종된 K3 쿱과 K3 유로를 계승하는 모델로 주행성능과 공간활용성을 함께 만족시킨다. K3 GT의 계약대수는 약 600여대로 5도어 구매자들의 비율은 80% 이상, GT 플러스 트림을 선택한 비율은 70% 이상으로 비교적 가격이 높은 모델의 선택이 집중됐다.

기아차는 국내에 5도어 패스트백 모델을 세단과 함께 선보였다. 국내 자동차시장, 특히 국산차 시장에서 해치백은 극히 낮은 판매를 기록해 혹자는 한국을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K3 GT는 디자인을 강조한 패스트백 스타일을 통해 차별화했다.

고성능 4형제 중 유일한 패스트백

K3 GT는 현대기아차의 고성능 소형차 라인업 중 유일하게 5도어 패스트백 스타일이 적용됐다. 벨로스터를 시작으로 i30 N라인, 아반떼 스포츠, 그리고 K3 GT는 동일한 엔진과 변속기를 적용해 유사한 특성을 갖는다. 3도어, 해치백, 세단, 패스트백 등 스타일은 다르다.

K3 GT 5도어의 외관은 K3 대비 후면에서의 변화가 크다. 평범한 세단과 달리 날렵하게 기울어진 리어 윈드실드와 전용 리어램프, 전용 범퍼, 듀얼 머플러팁이 적용됐다. 반면 전면에서는 다크크롬과 레드 포인트가 적용된 그릴과 엠블럼을 제외하면 차별화가 적다.

실내에는 D컷 스티어링 휠과 레드 파이핑이 적용된 전용 튜블러 시트가 적용돼 차별화됐다. 가변형 도트패턴 무드 조명이 적용됐지만 주간에는 확인이 어려웠다. 비교적 낮은 시트포지션과 도드라진 사이드 볼스터를 통해 코너링에서 몸을 효과적으로 지지한다.

세단 대비 130mm 짧은 패스트백

K3 GT 5도어는 전장 4510mm, 전폭 1800mm, 전고 1440mm, 휠베이스 2700mm의 차체로 세단의 전장 4640mm, 전고 1435mm 대비 전장은 30mm 짧아지고 전고는 5mm 증가했다. 해치형 트렁크도어와 2열 폴딩 기능을 지원해 부피가 큰 짐을 적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의외로 여유로운 2열 공간은 비슷한 가격대의 소형 SUV와 비교시 우위를 점한다. 적절한 등받이 각도와 넓은 헤드룸과 무릎공간이 특징이다. 다만 2열 방석 부분의 길이는 여느 소형차와 유사하게 다소 짧게 느껴진다. 해치백이지만 뒷쪽에서 잡소리는 전달되지 않는다.

K3 GT에는 1.6리터 T-GDI 터보엔진을 적용해 6000rpm에서 최고출력 204마력, 1500-4500rpm에서 최대토크 27.0kgm를 발휘한다. 급가속시 순간적으로 토크량을 높여 가속력을 끌어 올리는 오버부스트와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ESG)가 적용됐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

정차시 소음과 진동은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독특한 점은 아이들링시 엔진회전이 스포츠모드에서는 500rpm 가량 높아지는 점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즐겨 사용하는 방식인데 국산 소형차에도 적용된 것이 이채롭다. 런치 컨트롤은 별도로 지원하지 않는다.

주행모드는 총 4가지로 버튼을 통해 컴포트, 에코, 스마트를 선택할 수 있으며, 기어레버를 좌측으로 당기면 스포츠모드가 선택된다. 에코모드를 제외한 다른 주행모드에서는 사운드 제네레이터가 상시 동작한다. 부밍음에 가까운 사운드는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K3 대비 승차감은 단단하게 조율됐다. 벨로스터나 아반떼 스포츠와 유사한 설정이다. K3와 달리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및 튜닝 스프링이 적용됐다. 또한 전륜 브레이크 사이즈를 증대시키고 스티어링 기어비를 높여 조향 응답성을 높이는 등 전용 장비가 적용됐다.

가속력은 3000cc 준대형차 수준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에코모드가 가장 적합하다. 전자식 엔진음을 발생시키지 않아 정숙한 실내를 유지할 수 있다. 거친 노면에서 바닥 소음은 다소 유입되는 편인데 저편평비 타이어와 200여km 주행한 신품에 가까운 타이어, 그리고 출고용 타이어의 특성으로 생각된다.

평소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2000rpm 부근에서의 가속은 여유롭다. 1500rpm에서 이미 최대토크가 발생되기 시작하기 때문인데, 배기량 2000cc 중형차보다 부드럽게 가속하는 것이 가능하다. 공차중량과 엔진 토크를 고려하면 3000cc급 준대형차 수준이다.

가속페달을 적극적으로 다루면 저단 기어로 바뀌며 본연의 가속력이 드러난다. 특히 스마트모드에서는 주행패턴에 따라 에코와 컴포트, 스포츠를 오가며 최적의 기어로직을 제공한다. 에코모드에서도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면 고회전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고속주행시 안정감은 수준급

고속주행시의 안정감은 수준급이다. K3 기본형에서도 만족스러웠던 부분으로 단단하게 조여진 서스펜션으로 인해 노면과의 그립을 쉽게 놓치지 않는다. 범프 구간에서는 차체를 지면으로 강하게 끌어내리는 등 고성능차의 서스펜션과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서스펜션을 좀 더 느슨하게 풀어두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미 K3의 서스펜션에서도 다양한 부분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빌스타인 모노튜브 쇽업소버, 강화스프링, 스태빌라이저 바, 강화부시 컨트롤암의 튜온 패키지가 궁금하기도 하다.

고속에서의 빠른 차선변경에서는 움직임이 민첩하다. 타이트하게 변경된 스티어링 휠 기어비를 통해 차체 앞쪽의 이동이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리어쪽의 추종이 상당히 빠르다. 해치백 차체 구조로 견고해진 리어쪽 차체강성과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긍정적인 요소다.

1.0kgm 강력한 오버부스트

고속도로에서의 가속은 고단기어로 부드럽게 가속하는 것과 풀가속시의 적극적인 가속을 함께 만족한다. 풀가속시에는 3500rpm 부근에서 본격적인 파워가 발생돼 6000rpm을 살짝 넘기며 변속된다. 변속시 연료분사를 지연시켜 약간의 블리핑 감각도 연출한다.

K3 GT의 가속력은 기존 아반떼 스포츠 대비 다소 빠르게 느껴진다. 일시적으로 1.0kgm 토크를 더하는 오버부스트 때문인데, 벨로스터 보다는 다소 느린 수준이다. 공차중량은 K3 GT 1380kg으로 i30 N라인과 동일하다. 아반떼 스포츠 1350kg, 벨로스터는 1300kg이다.

K3 GT의 연비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12.0km/ℓ 부근에서 유지된다. 복합연비는 12.1km/ℓ(도심 10.8, 고속 14.0)다. 평균 100km/h에서는 16-18km/ℓ, 평균 90km/h에서는 19km/ℓ 수준까지 기록한다. 다만 가혹한 주행에서는 5-6km/ℓ 부근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K3 GT에 기본으로 적용된 전방충돌방지와 차로이탈방지보조, 하이빔보조는 매력적인 장비다. 드라이브 와이즈 선택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과 보행자감지가 추가된다. 차로유지보조의 경우 차선이탈이 감지되면 반대방향으로 조향해 차로중앙을 유지한다.

K3 GT는 소형차 고객들의 고성능과 스타일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시킬 대안이다. 특히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이 포함된 최신 운전보조장치와 넓은 실내공간은 비슷한 가격대의 소형 SUV가 갖지 못하는 강점이다. 다만 패키지 옵션 구성은 실구매가격을 높이는 요소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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