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름 중 우리말로 만들어진 차량은 어떤 것이 있을까? 최근의 국산차 모델명만큼 외래어가 폭 넓게 사용되는 경우도 드물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현재 판매되는 차량의 이름은 대부분 외래어다. 하지만 과거에는 한글을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최초의 국산 자동차 '시-바ㄹ'은 첫 출발을 의미하는 시발이라는 한자어를 한글 풀어쓰기를 통해 사용된 모델명이다. 순수 우리말이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차체에 표기된 로고에는 한글을 표기했다. 지프 윌리스MB 기반의 SUV로 1955년부터 1963년까지 생산됐다.

대우자동차의 전신이었던 새한자동차는 1983년 출시된 소형차를 '맵시-나'라고 이름지었다. 맵시나는 맵시의 2세대 모델로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양새의 맵시와 두 번째를 의미하는 나의 합성어다. 포니2의 경쟁차로 자체 개발한 85마력 1.5리터 엔진이 사용됐다.

대우자동차는 1997년 출시된 준중형차에 '누비라'라는 우리말을 사용했다. 누비라는 세계를 누비는 우리의 차라는 의미를 담았다. 누비라는 대우자동차가 1992년 GM과의 결별 후 에스페로 후속으로 독자 개발된 모델로 글로벌 판매를 위한 월드카로 출시됐다.

이외에도 삼성자동차에서 1998년 출시한 1톤 트럭 '야무진'이 있다. 야무지다의 형용사형 단어의 의미를 의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Yes! Mount the Zone of Imagin'의 음절을 조합한 단어다. 초기 삼성 SV110으로 불렸지만 이후 야무진이라는 모델명이 사용됐다.

1993년 출시된 쌍용차 '무쏘'는 코뿔소를 뜻하는 우리말 무소를 경음화해 이름지었다. 외관 디자인과 모델명의 어울림이 좋았다. 무쏘라는 모델명은 국내에서는 단종됐지만 유럽 등 해외에서는 최근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의 모델명으로 부활해 사용되고 있다.

자동차 이름에 한글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은 전기차 제조사 파워프라자가 이어가고 있다. 파워프라자는 독자 개발한 전기차에 '예쁘자나'라는 우리말 이름을 사용했다. 북한 평화자동차는 소형 세단에 휘파람, MPV에는 뻐꾸기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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