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S P100D와 P90D를 아주 잠깐 시승했다. 테슬라코리아는 경기도 김포시 한국타임즈항공에서 진행된 모델S P100D 출시행사와 함께 P100D의 정지가속 체험과 P90D 오토파일럿 체험을 진행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렬한 경험이었다.

이번에 출시된 모델S P100D는 테슬라 양산차 중 가장 강력한 모델이다. P100D에는 전륜 259마력, 후륜 503마력 듀얼 전기모터가 적용돼 합산출력 68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전륜 28.2kgm, 후륜 72.4kgm로 합산토크는 109.1kgm다.(미국 기준)

제동 시스템은 전후륜 모두 4-피스톤 브렘보 브레이크가 적용되며, 전륜 245/35R21, 후륜 265/35R21 규격의 미쉐린 파일럿 수퍼 스포츠 고성능 타이어가 기본이다. 전후 무게배분은 51:49로 차체 바닥에는 100kWh 배터리팩이, 각 차축에는 전기모터가 위치한다.

미래지향적인 내외관 디자인

모델S는 전장 4979mm, 전폭 1964mm, 전고 1445mm, 휠베이스 2960mm의 대형급 차체를 갖는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프레임리스 도어, 히든타입 아웃사이드 도어핸들 정도가 눈에 띈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보닛 아래에도 트렁크 공간이 마련된 점은 독특하다.

대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위치한 실내는 좋게 얘기하면 심플하고 미래지향적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단조롭다. 모니터와 스티어링 휠 만이 눈에 들어온다. 도어패널을 비롯한 실내 곳곳을 가죽과 알칸타라로 감싸고 있지만 추가 옵션인 부분이 의외로 많다.

조형미를 강조한 실내 도어핸들과 손잡이는 단조로운 도어패널의 유일한 장식 요소다. 방향지시등 레버, 텔레스코픽 레버, 윈도우 스위치는 벤츠 A클래스나 CLS에 사용된 것과 동일하다. 스티어링 휠 버튼류와 센터콘솔의 소재는 유난히 저렴해 보인다.

오토파일럿 작동법

실내에 위치한 시트는 모두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가 적용됐다. 세미버킷 타입인데 앉았을때 몸을 조이는 느낌이 독특하다. 체구가 크지 않아도 몸을 타이트하게 고정시킨다. 센터터널이 전혀 없는 2열 플로어와 완전히 편평한 벤치식 2열 시트가 독특하다.

먼저 시승한 모델인 모델S P90D로 잠깐의 시승과 한국타임즈항공 인근 국도에서의 오토파일럿 시연이 가능했다. 계기판에 스티어링 휠 아이콘이 나타날때 방향지시등 레버 하단의 오토파일럿 레버를 앞으로 두 번 당기면 오토파일럿이 활성화된다.

맵데이터를 기반으로 규정속도 혹은 규정속도 보다 10km/h 높은 속도까지 설정할 수 있다. 시승 구간은 60km/h 구간으로 오토파일럿은 정확히 60km/h를 유지하며 주행한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뗄 경우 30초 전후로 경보가 울려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레벨4 수준의 하드웨어 구성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구글과 함께 가장 진보된 반자율주행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먼저 테스라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하드웨어 구성에 있어 타사를 앞선다. 8개의 전방위 카메라가 최대 250미터 주변을 탐색한다. 윈드실드에만 3개의 카메라가 위치한다.

12개의 초음파 센서와 라이다는 차량 주변의 물체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전방충돌경고, 비상브레이크, 차선유지보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등 운전보조장치는 오토파일럿 내에 모두 포함된다. 양산차 중 레벨4 자율주행 하드웨어에 가장 가까운 구성이다.

자율주행차라고 말하는 진짜 레벨4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차와 신호체계, 차와 차, 차와 지형지물 간의 상호 통신이 가능한 car-to-x와 이를 위한 정밀한 맵데이터가 구축돼야 한다. 이같은 인프라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차로유지기능은 최상급

모델S P90D 오토파일럿의 인상적인 점은 차선이 희미한 도로에서도 차선내 주행을 이어가는 능력이다. 바깥쪽 차선이 희미한 오래된 2차선 도로임에도 차선내 주행을 유지한다. 동승한 테슬라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선 만으로도 차로를 인식한다고 한다.

또한 오토파일럿 주행중 계기판에는 차량 우측면과 후측 후방을 센서로 감지하는 애니메이션이 나타나는데, 전방 감지 중심의 과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구분되는 부분이다. 고속도로에서는 차량 스스로 차선변경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은 오토파일럿을 끄고 주행했다. P90D에는 컴포트와 노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컴포트 모드는 전기모터의 힘을 아끼고 회생제동이 강조돼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 시원스러운 가속을 위해서는 노멀 모드를 선택해야 한다.

비현실적인 발진 가속력

주행모드는 중앙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변경해야 하는데, 이같은 인터페이스는 운전시 시선과 집중력을 분산시켜 안전 운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시적으로 제공되는 무료 전기충전을 미래에도 이용하려면 대형 모니터를 통해 광고를 시청해야 할 것 같다.

모델S P100D 모델로는 정지가속 체험이 이어졌다. 한 번은 뒷좌석에서, 한 번은 직접 운전석에 앉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뒷좌석에서 경험한 250미터 정지가속은 충격이었다. 오토홀드 상태에서 풀가속 만으로 3초 이내로 100km/h를 주파한다.

듀얼 전기모터를 통한 사륜구동 특유의 강력한 발진가속과 휠 스핀 없는 그립 컨트롤, 초반부터 109.1kgm를 쏟아내는 전기모터는 드래그 레이스를 위해 만들어진 차로 보여진다. 루디크러스 플러스 모드를 통해 최적의 조건에서 2.4초 만에 100km/h에 도달한다.

루디크러스 플러스 모드의 조건

이는 제원상 정지가속 2.7초 보다 빠른 수치로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됐다. 루디크러스 플러스 모드를 위해서는 배터리 온도를 50도까지 끌어올려야 하는데, 루디크러스 모드로 대기시 코일로 배터리 온도를 높이거나, 주행을 통해 적정 온도까지 상승된다.

특히 정지상태에서 50km/h 부근까지의 초반 가속력은 가공할 수준이다. 실제로 모터트렌드 미국판의 테스트에서 모델S P100D의 30mph(약 48km/h) 정지가속은 포르쉐 911 터보S,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50-4 SV, 라페라리, 맥라렌 P1을 앞섰다.

운전석에 앉아 두 번째로 경험한 정지가속은 뒷좌석에서 보다는 밋밋했다. 운전석에서의 속도감이 낮게 느껴지고, 반복된 발진가속으로 인해 성능이 저하된 것으로 생각된다. 가속시 전달되는 전기모터 특유의 사운드가 의외로 스포티하게 느껴졌다.

테슬라 모델S는 슈퍼카 수준의 퍼포먼스, 진보된 오토파일럿, 원격주차 등의 매력을 지녔다. 출발지와 목적지 부근에 테슬라 충전소가 있다면 충전비까지 공짜다. 전기충전을 위해 이동 계획을 세울 정성이 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모델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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