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티볼리 아머 1.6 디젤을 시승했다. 티볼리 아머는 SUV 고유의 운전감각과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통한 다양한 개인화가 특징이다. 또한 긴급제동장치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 하다. 반면 경쟁차 대비 낮은 연비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쌍용차는 지난 7월 상품성 개선 모델 티볼리 아머를 출시했다. 현대차는 코나, 기아차는 스토닉을 출시한데 대한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다. 티볼리 아머 출시 이후 르노삼성은 QM3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여 국산 소형 SUV 5개 차종은 모두 출시 1년 이내의 신차다.

티볼리는 이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난 7월 총 4479대를 내수시장에서 판매해 세그먼트 1위를 기록했다. 월등한 경쟁사 판매 네트워크를 상대로 거둔 의미 있는 성적이다. 티볼리(2994대)와 티볼리 에어(1485대)가 함께 싸웠지만 다양한 라인업 역시 경쟁력이다.

신선함을 더한 외관 디자인

티볼리 아머는 전면 범퍼 디자인을 변경하고 LED 안개등을 새롭게 적용했다. 아머(Armour)라는 서브 네임을 추가하며 SUV 고유의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 핵심이다. 기어 에디션을 통해 다양한 아이템의 조합도 가능하다.

티볼리의 외관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특히 여성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강점이다. 면을 강조한 매끈한 보디라인과 적당한 차체 사이즈, 그리고 유채색 보디컬러에도 어울림이 좋아 소비자들이 소형 SUV에 요구하는 것들을 만족시킨다.

실내는 퀼팅 브라운 가죽시트를 적용됐다. 기어 에디션에 기본으로 적용되는 사양으로 차별화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각적인 만족감과 착좌감은 높게 평가되나 가죽은 다소 뻣뻣하다. 그러나 경쟁차 대부분은 인조가죽시트만 제공돼 상대적인 경쟁력은 높다.

SUV 감각의 시트포지션

티볼리의 시트 포지션은 SUV 특유의 감각이 짙다. 중형 SUV 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동급 모델 대비 다소 높은 위치를 갖으며, 머리 공간에서도 여유롭다. 바짝 세운 A-필러도 SUV다운 운전감각을 돕는다. 특히 동급 유일의 2열 리클라이닝 기능은 티볼리의 강점이다.

시승한 모델은 1.6 디젤엔진과 4WD 시스템이 조합된 사양이다. 4000rpm에서 최고출력 115마력, 1500-2500rpm에서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하며,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공차중량은 1495kg, 복합연비는 13.9km/ℓ(도심 12.5, 고속 16.1)다.

디젤엔진과 사륜구동이라는 조합은 동급 모델 중 티볼리만 제공한다. 코나 사륜구동은 가솔린엔진에서만 선택할 수 있고, 스토닉, 트랙스, QM3는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없다. 기본형 기준 2240만원부터 사륜구동 디젤엔진의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

여유로운 저중속 가속력

아이들링시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나 디젤 특유의 감각은 전달된다. 티볼리 아머로 진화하며 언더코팅 범위를 확대해 NVH 성능이 일부 향상됐다. 정차시 시동을 꺼주는 아이들링스탑 기능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일상적인 도심주행에서 티볼리는 여유로운 저회전 토크를 통해 경쾌하게 가속된다. 제원상 1500rpm, 체감상은 2000rpm 부근부터 30.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가솔린엔진 기준 3000cc 엔진에 육박하는 토크는 일상적인 가감속에서 수월한 가속을 돕는다.

고속도로에서도 160km/h 부근까지는 손쉽게 가속된다. 다만 저회전에 토크가 몰려있어 3500rpm부터는 토크의 하락이 눈에 띈다. 고회전을 활용한 가감속이 잦은 고속주행에서는 힘의 갈증이 느껴질 수 있다. 지그시 가속페달을 다뤄야 충분한 힘을 전한다.

경쟁차 대비 아쉬운 연비

시승 기간 동안의 연비는 평균 13.0km/ℓ를 기록했다. 도심주행의 빈도에 따라 12~14km/ℓ를 오가는 수준으로 평균 90km/h의 고속에서는 16km/ℓ를 기록했다. 제원상 연비에 가까운 무난한 연비지만 경쟁차들의 연비가 워낙 높아 상대적인 약점으로 지적된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된 시승차는 묵직한 승차감을 전한다. 가솔린엔진이나 2륜구동 티볼리와는 다른 모습인데, 경쟁차와 비교해도 반등급 상위 모델을 타는 감각을 전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2열 승차감은 통통 튀는 감각이다.

티볼리는 고속주행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속도감이 높지 않고 요철에서도 노면을 쉽게 놓치지 않는다. 특히 고속에서의 제동력이 인상적인데, 초반 답력이나 제동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힘을 더하는 BAS 시스템의 동작을 통해 신속히 속도를 줄인다.

인상적인 제동력과 제동감각

서스펜션은 독특한 설정인데 전반적으로 단단하게 설정된 것과 달리 롤을 억제하는 능력은 부족하다. 그러나 낮은 무게중심과 밸런스가 좋아 예측 가능한 움직임을 보인다. 스티어링 휠은 반 템포 느린 설정이다. 이런 특성들이 모여 SUV다운 감각을 만들어 낸다.

그 밖에 티볼리 아머에 적용된 긴급제동시스템은 매끄럽게 동작하도록 진화했다. 자동브레이크를 통한 고속에서의 갑작스러운 제동은 차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기도 하는데, 티볼리의 것은 개입과 감속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완성도가 높다.

티볼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번에는 코나와 스토닉이 새롭게 가세했으며, QM3와 티볼리는 각자의 매력을 더했다. SUV다운 면모는 여전히 티볼리가 가장 앞선다. 역대 가장 치열한 소형 SUV 경쟁에서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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