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고성능 디비전 폴스타 S60과 V60을 시승했다.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만나본 폴스타는 막강한 퍼포먼스와 안정감 넘치는 주행감각으로 퍼포먼스 세단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볼보에 대한 시선은 폴스타 이전과 폴스타 이후로 구분돼야 한다.

폴스타는 모터스포츠에 뿌리를 둔 튜닝업체로 1996년부터 각종 모터스포츠에 참가했다. 폴스타는 2009년부터 볼보의 튜닝파츠 등 볼보와의 비즈니스를 시작했으며, 2015년에는 볼보에 인수되며 이듬해 볼보의 정식 퍼포먼스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볼보의 폴스타 인수는 AMG를 인수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사례와 유사하다. 폴스타는 볼보 양산차를 기반으로, AMG는 벤츠 양산차를 기반으로 모터스포츠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폴스타는 20여년간 스칸디나비아 투어링카 챔피언십(STCC)에 출전했다.

모터스포츠에서 시작된 폴스타

폴스타에 대한 과거를 되짚어보는 이유는 폴스타가 어느날 갑자기 이름지어진 브랜드 네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극성, 지도자 등을 의미하는 폴스타는 볼보차에 대한 오랜 튜닝 경험을 바탕으로 퍼포먼스 극대화를 위한 강화된 파츠와 세팅을 적용했다.

2014년 한정판으로 처음 선보인 일반도로 주행용 폴스타는 2016년 기준 판매지역은 기존 13개국에서 47개국으로, 연간 판매량은 750대에서 1500대로 확대됐다. 국내에 30대 한정판으로 선보인 폴스타는 지난해 4월 정식 라인업으로 글로벌에 출시됐다.

2016년 새롭게 선보인 폴스타 S60과 V60은 배기량 2000cc의 작은 엔진에 터보차저와 수퍼차저를 함께 적용해 364마력을 만들어냈다. 특히 2016년 이전의 폴스타 대비 전륜액슬에서 24kg, 총 중량 20kg의 무게를 덜어내 밸런스와 주행성능을 높였다.

레벨블루 폴스타는 완판

폴스타의 외관은 볼보 고유의 레벨블루 컬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볼보의 R-디자인 적용시 선택할 수 있는 레벨블루 컬러는 폴스타 고유의 컬러로 산뜻하면서 세련된 색감이 특징이다. 국내에 선보인 폴스타 30대 중 레벨블루 폴스타는 이미 완판됐다.

실내는 카본 소재를 적용한 센터콘솔, 일루미네이티드 폴스타 기어노브, 싸이언 레이싱 블루컬러의 스티치가 적용됐다. 그립감을 강조한 누벅가죽을 스티어링 휠과 도어트림, 센터암레스트에 적용해 스포티한 분위기와 실제 조작감을 높였다.

운전석에 오르면 세미버킷시트가 몸을 감싼다. 강조된 사이드볼스터로 인해 편안하면서 몸의 좌우 움직임을 가둬주는 감각이 일품이다. 시트에 관련해 볼보차에서 불만을 갖기란 쉽지 않다. 폴스타의 시트는 고성능 차량 중에서도 안락함을 강조했다.

독특한 스포츠+ 설정법

스타트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우면 고성능 모델 특유의 박력있는 시동음이 연출된다. 4기통 엔진에서으로 만들어냈다고 생각되지 않는 매력적인 사운드다. 서킷주행은 스포츠+ 모드로 진행됐다. 수동모드에서 +로 한번, -로 두번 당기면 스포츠+ 모드에 진입한다. 전자장비 개입의 최소화와 엔진의 반응성이 날카로워진다.

30단계로 조절이 가능한 올린즈 쇽업쇼버는 중간인 15단계로 세팅됐다는 인스트럭터의 설명이 이어진다. 단단함과 승차감이 타협된 단계로 잔진동은 흡수하고 롤은 억제하는 세팅이다. 단단하기만 한 쇽업쇼버는 노면과의 그립에서 오히려 손해다.

피트로드를 풀가속으로 벗어나며 잠시나마 가속감을 확인했다. 엄청난 토크감이 예사롭지 않다. S60과 V60 폴스타에는 2.0 4기통 트윈차저 엔진이 적용돼 6000rpm에서 최고출력 367마력, 3100-5100rpm에서 최대토크 47.9kgm를 발휘한다. 1500rpm 부근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엔진은 마실용 차량에나 쓰이는 세팅이다.

트윈차저=수퍼차저+터보차저

아이들링을 벗어난 저회전에서는 수퍼차저가, 중고회전 영역에서는 대용량 터보차저가 힘을 더한다. 볼보 S60 T6의 엔진과 유사한 구성으로 출력과 토크, 냉각성능이 강화됐다. 엔진의 힘으로 구동되는 수퍼차저는 이론적으로 터보랙이 없다.

서킷에 진입한 후 차와의 친밀감을 높여갔다. 저속으로 선행차량을 따르며 운행하는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S60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허리를 고문하는 바운스도, 고출력 모델 특유의 진동과 부밍음도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편평비 35의 20인치 휠을 감안하면 승차감은 최상급 수준이다.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코너링 속도를 높여갔다. 그런데 차가 이상하다. 크게 높지 않은 속도로 코너를 탈출하는데 움찔거리며 전자장비가 개입된다. 겨울용 타이어로 바꾼 탓이다. 서킷에서 달릴 차에 사계절타이어 보다 그립이 현저히 떨어지는 겨울용 타이어란.. 출고용 고성능 타이어가 적용된 차량은 1대에 불과했다.

활발한 사륜으로의 구동배분

하지만 타이어의 낮은 한계에 적응하고 나니 오히려 즐겁다. 그룹주행에서 차의 성능을 한계까지 끌어올릴 일은 만무하기 때문이다. 낮은 그립의 타이어는 차의 움직임을 느끼기 좋은 조건이다. 고성능 타이어는 운전자의 실수를 대부분 숨겨준다.

코너진입시 충분히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언더스티어가 일어난다. 전륜구동 모델 중에서는 코너링이 날카로운 그룹에 속하는 S60이지만 겨울용 타이어의 허당 그립에는 장사가 없다. 서킷에서 전륜구동 차량은 전륜 타이어에 대한 부하가 대단히 높다.

그러나 폴스타에는 보그워너사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된다. 폴스타는 후륜의 토크배분과 전자식 안정화장비의 최적화를 진행해 퍼포먼스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낮은 타이어 한계로 언더스티어 성향의 코너링은 탈출시 후륜, 그리고 외측바퀴에 힘을 더하는 구동력 배분을 통해 코너를 파고든다.

400마력에 가까운 체감출력

이런 감각을 느껴보라고 겨울용 타이어를 끼우고 나타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반면 세션이 끝날 무렵 어렵게 경험한 미쉐린 파일럿 슈퍼스포트의 폴스타 V60은 머신이다. 풀가속과 풀제동, 충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에 내던져도 밸런스가 탁월하다. 특히 제동력은 고성능 모델 중에서도 최상급 클래스다.

최고출력 367마력은 수치상으로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300마력이 국민마력이 된 상황에서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풀가속과 감속 뒤 재가속에서의 감각은 400마력에 가깝다. 저회전 토크가 강조된 최근의 터보엔진과 달리 3100-5100rpm까지 이어지는 최대토크가 6000rpm의 최고출력과 이어지며 쉬지 않고 힘을 뽑아낸다.

하지만 폴스타 S60에도 단점이 있다. 사륜구동차 특유의 무딘 코너링 감각은 후륜구동 스포츠세단의 날카로움과는 거리가 있고, 전 영역에서 전륜에 가해지는 부담이 크게 느껴진다. 전용로직이 적용된 8단 자동변속기는 신속하나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신속함과 직결감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시트포지션은 상대적으로 높다.

폴스타 S60과 V60의 국내 판매가격은 각각 7660만원과 7880만원이다. S60 6만달러(약 6933만원)과 V60 6만1600달러(약 7117만원)로 판매되는 미국내 가격과 차이가 크지 않다. 미국 현지에서 유사한 가격의 경쟁차는 BMW M3로 6만4000달러(약 7395만원)에서 시작된다. 폴스타는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내놓은 한정판 서비스 모델에 가깝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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