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GLS 350d 4매틱을 시승했다. GLS 350d는 SUV 답지 않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락함이 매력이다. 특히 GLS는 독일 프리이엄 브랜드 중 유일한 대형 SUV 차체와 1억원 초반의 가격 책정으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최근 출시한 GLS와 GLE 쿠페를 통해 국내 SUV 라인업을 완성했다. 현재 양산중인 SUV는 체급별로 모두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내년에는 GLC 쿠페가 추가로 선보인다. 이같은 벤츠의 SUV 라인업 강화는 1년 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로 부임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의 SUV 판매확대 전략으로 인함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10월 누적판매 기준 7454대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시 2.7배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또한 벤츠의 전체 국내 판매량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년 7.1%에서 올해 16.6%로 뛰어 오르며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했다. 이는 고성능 모델인 AMG의 판매 확대와 함께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에 소개된 벤츠 GLS와 GLE 쿠페는 전량 미국 알라바마주 투스칼루사 공장에서 생산된다. 투스칼루사 공장은 GLS, GLE, GLE 쿠페를 생산하는 벤츠의 SUV 핵심 거점이다. 이로 인해 GLS와 GLE 쿠페의 헤드램프에는 북미형 모델에서 볼 수 있는 호박색 전면 미등과 브레이크등과 동일한 색상의 후면 방향지시등이 탑재됐다.

S클래스 수준의 전장과 휠베이스

먼저 시승한 GLS350d 4매틱은 SUV 중에서도 상당한 차체 크기를 자랑한다. 제원상 전장 5130mm, 전폭 1980mm, 전고 1880mm, 휠베이스 3075mm로 전고를 제외하면 S클래스 노멀 휠베이스 보다 크고, 롱휠베이스 보다 작은 수치다. 이를 통해 3열 7인승 구조의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GLS350d에는 AMG 익스테리어 패키지와 21인치 휠이 기본으로 적용돼 스포티함이 강조됐다. 대형 그릴 중앙에 위치한 벤츠 마크는 어린아이 머리만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해당 부분은 GLS350d에 기본으로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이더를 겸한다. 전체적으로 면과 선이 강조된 담백한 스타일로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실내는 다소 높은 시트포지션을 통해 SUV 특유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계기판과 스탠드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의 해상도가 높아 깨끗한 화질을 보인다. 대시보드 상단과 도어트림 등 손에 닿는 부분에 모두 가죽 커버링을 적용해 고급감을 강조했으며, 1열 착좌감은 안락하다. 다만 A클래스 라인업과 공유하는 스위치류가 많은 점은 아쉽다.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63.2kgm

GLS350d 4매틱은 3.0 V6 디젤엔진으로 3400rpm에서 최고출력 258마력, 1600-2400rpm에서 최대토크 63.2kgm를 발휘하며, 9단 자동변속기와 4매틱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조합된다. 최고속도는 222km/h,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7.8초다. 공차중량은 2655kg으로 국내 복합연비는 9.5km/ℓ(도심 8.6, 고속 10.8)다.

공차중량 2655kg이 눈에 띄는데, 아랫급인 GLE350d의 2350kg 대비 305kg 무겁다. 최근 자동차 경량화로 인해 2톤을 상회하는 무게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으나, 비슷한 체급의 독일 SUV는 대부분 2.5톤에 가까운 무게를 보인다. 오버 엔지니어링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2톤급 SUV의 주행감각은 고속주행과 험로 승차감에서 잇점이 많다.

GLS350d의 발진감각은 경쾌함도 무거움도 아닌 무난한 감각이다. 낮은 회전에서 발생되는 여유있는 토크로 인해 대부분의 가속은 1000-1500rpm 구간에서 해결한다. 진화를 거듭한 9단 변속기는 변속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만큼 완숙미가 느껴진다. 거대한 차체와 무거운 중량과는 달리 일상주행에서의 감각은 부담스럽거나 무겁지 않다.

SUV답지 않은 승차감

GLS의 승차감은 SUV 중에서는 최상급 수준이다. 에어매틱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적용돼 과속방지턱이나 노면의 요철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기본적인 셋팅은 부드러움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차체의 바운딩을 빠르게 수습하는 등 안정적인 요소도 함께 만족시키고 있다. 벤츠나 경쟁사의 중형 SUV 대비 승차감과 주행질감 면에서 차이가 분명하다.

GLS350d에는 에어매틱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6가지 주행모드와 함께 최저지상고의 수동 조절이 가능하다. 최저지상고의 조절은 형식적인 수준의 것을 벗어나 최저 306mm에서 최대 600mm까지 폭 넓게 조절되며, 고속에서는 평소보다 15mm 낮아진다. 특히 오프로드 플러스 모드에서는 로우레인지 기어박스가 적용돼 험로주파력이 강화된다.

GLS350d는 일반적인 고속주행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스포츠모드에서는 2000rpm 이상의 높은 엔진회전에서 대기하며 가속페달 입력에 따른 반응도 빠르게 변경된다. 차량이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차체 크기가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타이트한 주행감각도 갖는 등 다양한 주행감각으로의 선택이 가능하다.

여유로움이 주는 매력

굽이진 와인딩로드에서 GLS350d는 한계그립 내에서 정직한 회두성을 보인다. 큰 덩치의 SUV라고 거드름을 피우지 않는다. 고속에 접어들거나 스포츠모드에선 차고가 낮아지며 안정감을 강조하는 성격을 드러내나, 본격적으로 단단해지진 않는다. 여전히 여유로움과 승차감을 강조하면서 주행안정장치를 개입시킨다.

GLS350d는 급격한 코너에서 타이어 그립의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외측 바퀴에 동력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구동력을 제한하며 속도를 줄인다. 벤츠다운 설정이다. 그러나 주행안정장치의 개입시점이 예전보다 상당히 늦춰졌다. 또한 GLS350d에는 295/40R21 사이즈의 고성능 피렐리 피제로 타이어가 적용돼 횡방향으로 버텨내는 힘이 상당하다.

일부 구간에서 세차게 몰아붙이기도 했지만, GLS350d의 가치는 일상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노면의 요철을 소화하는 상황과 고속에서의 주행감각은 한급 아래의 GLE와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GLS의 매력은 바로 이 부분으로 차의 전체적인 감각에서 진중함과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GLS350d의 가격을 1억2500만원으로 책정했다. GLE350d의 9610만원과 S350d 4매틱의 1억3950만원 사이의 가격이다. GLS350d는 S클래스 보다 젊은 감각과 GLE 보다 진지한 차를 원하는 고객에게 어울린다. 일반적으로 SUV가 동급 세단 대비 비싼 것을 고려하면 1억원이 넘는 GLS350d의 가격대비 성능비가 높다는 착각도 든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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