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차는 동일한 플랫폼으로 같은 체급에서 각기 다른 차량을 판매한다. 대표적인 모델은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다. 동일한 파워트레인, 비슷한 가격대에 포진해 있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형제 모델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는 차가운 시장 반응이, 니로에는 비교적 성공적인 판매가 나타나고 있어 그 이유를 살펴봤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니로의 국내 판매량은 기아차 니로의 완승이다. 니로는 지난 9월 월간 판매량 2054대를 비롯해 지난 6개월간 누적 판매량 1만3793대를 판매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9월 228대를 판매했으며, 최근 6개월간 누적 판매량은 3146대를 기록하며 니로 판매량의 22.8% 수준에 머물렀다.

이같은 아이오닉과 니로의 온도차에 대해 업계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이브리드카의 중요한 선택 기준인 연비의 경우 니로의 19.5km/ℓ는 아이오닉 22.4km/ℓ과 3km/ℓ의 차이를 보인다. 가격에서는 아이오닉 2195만~2655만원으로 니로의 2335만~2755만원으로 오히려 니로의 가격이 100만~140만원 높다.
 

수치상 정보로 접근하면 니로를 구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두 모델은 가망고객이 전혀 다르다. 아이오닉의 가망고객은 2천만원 미만의 준중형차를 구입하려는 고객으로 아이오닉의 가격은 지나치게 높다. 반면, 니로의 가망고객군은 2500만원 미만의 소형 SUV를 고려하는 그룹으로 가격적인 부담이 적다.

옵션 구성에서 니로는 2335만원의 기본형 트림에 인조가죽시트를 적용하고, 스마트키를 30만원짜리 단일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또한 2545만원의 중간트림 프레스티지에 통풍시트를 비롯한 다양한 옵션을 적용하고, 18인치 휠을 옵션으로 제공하는 등 선호되는 옵션 선택에 있어 제약이 적어 아이오닉 대비 실구매 가격에서 큰 차이가 없다.
 

현대차는 최근 아이오닉에 고객 선호 옵션을 적용하고 2245만원을 책정한 밸류 플러스 트림을 추가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17인치 휠, 미쉐린 타이어, HID 헤드램프, LCD 계기판, LED 주간주행등을 50만원에 추가해 주는 파격적인 구성이다. 그러나 스마트키를 추가하려면 120만원짜리 패키지 옵션을 선택해야 하는 점은 일종의 함정과 같다.

그 밖에 아이오닉의 경우 2열 헤드룸 확보가 어려운 패스트백 스타일로 2열 공간에 대한 불만이 많은 반면, SUV 스타일의 니로에서는 2열 헤드룸에서 부족함이 없고 높은 실내고로 인해 실내가 넓게 느껴진다. 또한 최근 SUV에 대한 높은 인기와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적용하고도 동급 경쟁모델과 유사한 가격구성 역시 니로의 강점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