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전륜구동 스포츠카는 후륜구동 스포츠카 보다 느리다. 전후 무게배분과 토크스티어, 코너 탈출시의 동력 전달 등 구조적인 핸디캡 때문인데, 혼다 시빅 타입-R은 이런 상식을 뛰어 넘는다. 이전 세대 시빅 타입-R의 뉘르부르크링 북쪽코스의 랩타임은 7분50초로 후륜구동인 BMW M4의 7분52초나 사륜구동 아우디 RS5의 7분59초를 앞선다.

혼다 브랜드는 최근 10세대 시빅 타입-R을 공개했다. 혼다 측은 이번에 공개한 타입-R이 프로토타입이라고 못박았지만 업계에서는 양산형 모델과 99% 동일할 것으로 예상했다. 타입-R은 공력성능을 강화한 에어로파츠가 적용됐으며, 파워트레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10세대 시빅 타입-R은 디자인 밸런스가 좋아진 10세대 시빅 해치백을 기반으로 한다. 짧고 몽툭했던 보닛은 길고 편평하게 변경돼 더 이상 경차나 소형 미니밴처럼 보이지 않는다. 특히 날렵한 LED 헤드램프와 블랙컬러로 변경된 전면그릴, 그리고 타입-R 고유의 붉은바탕 혼다 엠블럼은 범상치 않은 포스를 연출한다.
 

경쟁모델인 르노 메간 RS 275 트로피나 포드 포커스 RS, 폭스바겐 골프 R과 달리 시빅 타입-R은 공력성능에 가장 큰 공을 들이는 모델이다. 오버펜더를 적용해 좌우 바퀴 사이의 거리를 넓히고, 넓어진 펜더에는 공기흡입구와 배출구를 마련, 공기흐름을 원활히 하고 제동장치에 대한 냉각효율을 높였다.
 

타입-R에는 245/30R20 규격의 컨티넨탈 컵타이어를 매칭했다. 그 안에 위치한 붉은색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와 타공 디스크는 성능은 물론 시각적인 만족감까지 충족시킨다. 전면과 측면, 그리고 후면까지 두른 립 스포일러는 원활한 공기흐름을 유도한다. 특히 페라리 458 스타일의 트리플 머플러는 가변형 배기 적용을 예상케 한다.
 

10세대 시빅 타입-R의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세대 타입-R의 수치를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신형 타입-R에 적용될 파워트레인으로 2리터 4기통 터보엔진은 확정적이며, 밸런스를 깨트리는 큰 폭의 출력상승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의 적용도 예상했다.
 

지난 세대 시빅 타입-R은 2리터 4기통 터보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된 FF 레이아웃으로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40.8kgm, 최고속도 269km/h,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5.7초를 나타낸다. 특히 뉘르부르크링 북쪽코스 랩타입 7분50초는 르노 메간 RS 275 트로피의 7분54초를 앞서며 가장 빠른 전륜구동 해치백으로 기록돼 있다.

10세대 시빅 타입-R은 내년 유럽을 시작으로 판매가 시작되며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행 시빅 타입-R의 가격은 영국시장 기준 3만 파운드(약 4298만원)에서 시작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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