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렉서스, GS F

렉서스의 퍼포먼스 세단 GS F와 하이브리드 세단 GS450h를 서킷에서 시승했다.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된 이번 시승은 페이스리프트 된 GS의 주행성능에 촛점이 맞춰져 가속과 제동, 코너에서의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에 선보인 GS는 4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지난 1993년 미국에 진출한 렉서스 GS는 1997년 2세대, 2005년 3세대를 출시했다. 3세대 GS는 이후 하이브리드 모델인 GS450h를 추가해 최초의 후륜구동 하이브리드 모델로 기록됐다. 2012년 출시된 4세대 GS는 역동성을 강조한 모델로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공격적인 스핀들 그릴을 적용했으며, GS 최초의 퍼포먼스카 GS F를 출시했다.

렉서스는 최근 공격적인 외관 디자인과 주행성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도서관과 같은 실내 정숙성을 전면에 내세우던 기존의 모습과는 상반된 방향이다. 이런 방향성의 중심에 있는 모델이 바로 렉서스 GS다. 렉서스는 후륜구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GS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와 같은 유럽 프리미엄 세단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 렉서스, GS F

GS가 경쟁할 세그먼트의 소비자 요구사항은 까다롭다. 플래그십 모델의 안락함과 고급스러움, 그리고 엔트리 세단의 역동적인 운동성능은 물론,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확보해야 하며, 비즈니스 세단과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역할을 함께 소화해야 한다. 이런 다양한 요구를 확보하기 위해 기획된 모델이 렉서스 GS다.

신형 GS 변화의 핵심은 전면 디자인이다. LED 헤드램프를 적용해 사이즈를 줄인 헤드램프 아래에는 번개 형상의 LED 주간주행등을 위치시켰다. 전면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를 하나로 연결한 스핀들 그릴은 새로운 렉서스의 상징으로 과감한 디자인이다. 입체감이 강조된 그릴과 범퍼의 디자인은 사진 보다는 실물에서 고급감이 강조된다. 후면에서는 리어램프의 디테일을 강조해 하이테크 이미지를 연출했다.

실내에서는 GPS 기능이 추가된 시계와 에어벤트의 디자인, 그리고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 클러스터, 기어노브, 리모트 컨트롤러, 윈도우 컨트롤러의 디자인이 변경됐다. 또한 대시보드와 도어패널의 인레이 소재가 변경됐으며, 기어노브와 도어핸들에는 촉촉한 감촉의 새틴 도금이 적용됐다.

▲ 렉서스, GS F

순수한 퍼포먼스 GS F

먼저 시승한 모델은 렉서스 최초의 퍼포먼스 세단 GS F다. 신형 GS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모델로 메르세데스-AMG E63, BMW M5를 타겟으로 한다. 이제는 터보로 전향한 경쟁 모델과 달리 자연흡기 V8 엔진을 채택했다. 토요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이산화탄소 총량제에서 가장 자유로운 브랜드이기도 하다.

GS F는 5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으로 7100rpm에서 최고출력 473마력, 4800-5600rpm에서 최대토크 53.7kgm를 발휘한다. 7300rpm가지 회전하는 고회전을 위해 단조 커넥팅 로드와 티타늄 흡배기 밸브가 적용된 스페셜 엔진이다. 특히 일상주행 영역에서는 연소효율을 높이는 앳킨슨 사이클이 지원돼 연료 소비량을 줄이는 등 극단적인 양면성을 동시에 담은 엔진이다.

특히 GS F에는 8단 SPDS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는데 변속 스피드와 변속 로직에 있어 양산 모델 중 가장 진보된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다. RC F를 통해 먼저 선보인 8단 SPDS 변속기는 빠른 레브매칭을 통해 급격한 코너에서도 고회전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차체 각 부분에 내장된 G센서는 스티어링 휠의 입력신호와 함께 코너 진입까지도 인식한다.

▲ 렉서스, LFA

인스트럭터의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차안에는 렉서스 F 라인업 특유의 아이들링 사운드가 일품이다. 앙칼진 배기사운드로 유명한 LFA의 사운드를 닮았다. 중저음의 바리톤 배기음을 강조한 AMG나 엔진음을 강조한 M과는 다른 설정이다. 양산차 중에서는 마세라티의 감각과 닮아있다. 출발과 함께 급하게 가속페달을 조작하면 리어측을 살짝 옆으로 흘리는 머슬카 같은 움직임도 보인다.

본격적으로 가속을 시작하면 엔진은 빠른 속도로 최고 회전수로 치닫는다. 매끄럽고 빠르게 상승하는 엔진의 회전 질감은 동급 경쟁모델과는 다른 설정이다. 고회전에서 완전한 힘을 쏟아내는 특성의 GS F는 저회전에서 비슷한 출력의 터보엔진 대비 토크감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엔진회전 상승이 빠르고 리니어하게 출력이 상승한다. 순수한 감각이다.

GS F에 기본으로 탑재된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 시스템은 주행하는 내내 기분 좋은 배기음과 흡기음을 연출한다. 노멀이나 에코모드에서는 정숙함을 유지하는 반면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엔진 회전수에 따라 다양한 배기 사운드를 연출한다. 완전한 페이크 사운드가 아닌, 대배기량 V8 엔진에서 발생되는 사운드를 정제하고 증폭한 것으로 배기음 만큼은 고가의 LFA가 부럽지 않다.

▲ 렉서스, GS F 토크 벡터링 디퍼렌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에 가깝다. 큰 엔진을 전면에 올렸음에도 코너에서 머리를 찔러넣는 동작이 민첩하다. 일부 보급형 모델에서 연출하는 인위적으로 민첩한 회두 감각을 적용하지 않아 직관적이다. 고회전에서의 파워는 차고 넘치는데, 코너에서 액셀링을 통해 리어를 이리저리 흔들어 놓는 것이 가능하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의 특성인데, 노멀 모드와는 상당히 다른 거동이다.

특히 GS F에는 토크 벡터링 디퍼런셜이 적용돼 코너에서의 좌우 구동륜의 출력이 개별적으로 조율된다. 코너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주파하도록 돕는 아이템으로 코너에서의 가속 상황에서 단순히 안쪽 구동륜에 힘을 빼는 것을 넘어 바깥쪽 구동륜에 힘을 더한다. 서킷에서 토크벡터링이나 기계식 LSD가 적용된 차량과 적용되지 않은 차량의 움직임은 기대한 것 이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 렉서스, GS

이상적인 조합 GS450h

다음으로 오른 차량은 GS450h다. GS 라인업 중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모델로 GS F를 제외하면 가장 고사양의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모델이다. 한국토요타는 페이스리프트 GS를 론칭하며 GS450h에 힘을 실었다. GS450h는 기존 이그제큐티브 트림을 대신해 스포티한 감각의 F 스포츠와 7천만원대로 가격을 낮춘 슈프림 등급을 추가했다.

렉서스 GS450h에는 3.5리터 V6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된다. 가솔린엔진은 6000rpm에서 최고출력 290마력, 4500rpm에서 최대토크 35.5kgm를 발휘하며, 전기모터의 출력은 200마력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합산 시스템출력은 343마력을 기록한다. 복합연비는 12.7km/ℓ(도심 11.9, 고속 13.7)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됐음에도 인증된 연비가 기대보다 낮게 보인다. 기본 엔진으로 3.5리터 V6 엔진이 적용됐기 때문인데, 350마력급 엔진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비슷한 파워의 경쟁 모델의 경우 복합연비는 한 자리수에 불과하다. 연비를 극대화하기 보다는 여유로운 출력을 합리적인 연비로 만들어내는 모델에 가깝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 퍼포먼스 주행이 가능하다.

▲ 렉서스, GS

GS450h에 오르니 서킷과는 어울리지 않는 정숙한 실내가 이질적이다. 차 안에는 더운 날씨 탓에 풀 가동시킨 에어컨 숭풍소음 만 가득하다. GS450h에는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달리 6기통 엔진을 적용하고 있어 배터리 충전을 위한 아이들링 사운드와 진동도 고급지다.

GS450h의 시승은 배터리 잔량이 30% 수준에서 시작됐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누르니 엔진과 모터가 함께 힘을 더한다. 가솔린엔진 만의 출력도 290마력에 달하는데, 모터의 힘까지 더해져 묘한 정숙성과 함께 속도를 높여가는 감각이 독특하다. 스포츠모드에서는 GS F에서 들어본 하이톤 엔진음이 더해지고, 엔진은 고회전을 오르내린다. 최고회전에 고정된채 가속되지 않아 무단변속기 특유의 밋밋함이 사라졌다.

풀 가속과 풀 제동이 반복되는 주행에서 배터리는 빠르게 소진된다. 일정 가속도 이상으로 감속하면 제동력으로 인한 회생에너지의 회수 한계를 넘어서 충전 효율이 크게 떨어져 충전도 여의치 않다. 하지만 대열 정리를 위한 웜업 주행에서는 배터리가 빠른 속도로 충전된다.

▲ 렉서스, GS

이는 직병렬 방식의 렉서스 하이브리드 구조로 인함인데,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서 렉서스나 토요타의 배터리 충전 속도는 눈에 띄게 빠르다. 배터리가 충전된 상황에서 GS450h의 가속력은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상태 대비 월등히 빠르다. 대용량 모터로 인해 200km/h 부근의 가속에서도 모터가 힘을 더한다.

GS F와 GS450h, GS350, GS200t가 함께 달린 주행에서 GS450h는 코너 탈출 직후의 가속에서 다른 GS 모델을 압도했다. 이론적으로 랙이 없는 모터가 순간적으로 힘을 더하기 때문인데, GS F가 엔진회전을 끌어올리기 전까지는 GS F의 꼬리를 놓치지 않는다.

GS450h의 서킷주행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핸들링 특성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인해 무거워진 차체에도 불구하고 회두성이 상당히 민첩하다. F 스포츠 모델에 적용된 렉서스 다이내믹 핸들링으로 인함인데, 반복되는 코너에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롤의 억제와 민첩함이 일품이다. 특히 한계주행에서도 차체와 내장재에서는 삐걱이는 소음하나 없이 정숙하다.

▲ 렉서스, GS

렉서스 다이내믹 핸들링은 이번 GS 라인업에 확대 적용된 시스템으로 GS350 F 스포츠와 GS450h F 스포츠에 적용된다. 차량 속도에 따라 후륜도 함께 조향시키는 시스템으로 저속에서는 전륜과 반대방향으로, 고속에서는 전륜과 같은방향으로 조향돼 차량의 운동성능과 안정성을 높인다.

서킷에서 경험한 GS 라인업 GS F, GS450h, GS350, GS200t 중 가장 인상적인 모델은 GS450h였다. GS450h는 모터가 힘을 더해 연비 뿐만 아니라 여유로운 출력을 확보했으며, F 스포츠 트림이 적용되며 민첩한 주행성능까지 담아냈다. 주머니 사정만 허락된다면 GS450h는 가장 이상적인 선택으로 생각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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