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탈을 쓴 늑대’는 엑센트를 비유하는 말이다. 과거 ‘베르나’를 후속으로 맞았다가 다시 그 ‘베르나’의 후속모델로 돌아온 엑센트는 소형차의 탈을 썼지만 준중형에 가깝다. 패밀리룩을 적용하면서 커진 외관과 1.6GDi로 강해진 엔진까지, 베르나가 아닌 아반떼와 닮은 엑센트는 베르나의 흔적을 완벽하게 지웠다.
별종 엑센트의 흥행에 두 가지 추측이 존재한다. 먼저 자충수가 될 수 있는 예상이다. 월등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비싼 몸값은 엑센트 스스로를 옭죄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차종 내 1위인 기아차 프라이드가 아닌 아반떼가 경쟁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위험요소다. 소형차시장을 지배할 수도 있지만, 브랜드가치가 더 큰 아반떼로 선택이 몰릴 수도 있고,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타사의 소형차로 이동할 수도 있다.

반대로는 현대차의 이상처럼 준중형과 소형차 시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것이다. 분명히 엑센트가 동급에 비해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성능 역시 우월하다. 또한 비싼 가격이라고는 하지만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이 시장1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초기부담을 줄여줄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오히려 우려되는 점은 아반떼와의 명확한 포지셔닝의 경계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만약, 인지도면에서 엑센트와 아반떼의 포지셔닝이 명확하게 구분된다면 두 개의 차급을 모두 석권할 수도 있다.
중고차시장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높아진 가격으로 기존모델인 중고 베르나의 중고차가치를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해 투싼ix가 출시되었을 때, 기존 모델과 신모델간의 큰 판매가격 차이는 오히려 기존모델의 중고차가격을 끌어올렸다.
투싼ix가 출시된 지난해 8월을 전후로 구형 투싼의 중고차가격은 신모델 출시로 하락세에 있었다. 하지만, 가격이 공개되고 2개월 가량 지나자 오히려 중고차가격이 올랐다. 이는 스포티지R이 출시되기 전인 올해 3월까지 경쟁모델인 스포티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10~30만원 더 높은 가격에서 거래가 되었다.
현재 베르나 중고차가격은 2010년식 베르나 트랜스폼 가솔린 1.4 기준 950~1,050만원대에 3개월 이상 머물러 있다. (중고차사이트 카즈 http://www.carz.co.kr 거래가격 기준). 중고차시장에서는 신형 엑센트와 베르나의 관계 변천사를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의 경우, 두 모델을 전혀 다른 모델로 인지할 수 있는 점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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