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볼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바로 안전이다. 전세계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 가장 안전의 철학을 가장 중요시하는 볼보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안전 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때로는 볼보의 다른 장점이 가려지기도 했다.

안전을 제외한 볼보의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함이라고 생각한다. 안전이라는 요소가 일반적인 주행에서 경험하기 힘들다면 시동 걸고 운전하는 순간 볼보의 엔트리 모델인 V40부터 기함 급 모델인 S80과 XC90까지 한결같은 동질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볼보라는 브랜드의 장점이며 이러한 특징은 볼보 이외에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서 찾기 힘들다.

서킷, 와인딩 로드에서 짜릿한 고성능 모델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고성능 모델들은 더욱 자극적이고 짜릿한 스포츠주행 감각과 빠른 리스폰스를 위해 일반 모델보다 더욱 단단한 서스펜션과 더 빠른 변속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일부 모델은 더 크고 웅장한 배기사운드를 구현하기도 한다. 덕분에 서킷과 와인딩 주행에서 운전자는 더욱 자극적이고 짜릿한 스포츠주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주행이 아닌 일상적인 주행을 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짜릿한 배기사운드는 귀에 거슬리는 소음으로 변질되고 단단한 서스펜션 때문에 과속방지턱, 요철 구간을 지날 때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 때문에 운전석에서 빨리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며 민감한 스티어링휠은 고속도로 정속주행 시 피로도가 증가하게 된다.

물론 모든 고성능 모델에 해당되진 않고 메르세데스-벤츠 S 63 AMG 같은 모델은 일반적인 도로 주행에서도 편안한 주행을 보장한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A 45 AMG 등의 컴팩트 고성능 모델은 일상적인 주행에서 편안함을 아예 배재한 케이스이다. 따라서 월등히 높은 출력만 보고 고성능 모델을 구매 후 데일리카 용도로 쓰게 된다면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할 것이다.

편안한 주행을 보장하는 고성능 모델 볼보 S60 T6

그렇다면 서킷, 와인딩 로드에서 힘이 넘치는 스포츠주행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일상 주행에서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모델은 무엇이 있을까? 볼보 S60의 탑 퍼포먼스 모델 볼보 S60 T6는 서킷, 와인딩 로드에서 짜릿한 스포츠주행과 동시에 일상 주행에서도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다.

보통 탑 퍼포먼스 모델은 해당 모델의 가장 최고의 성능을 내기 때문에 하위 모델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인, 익스테리어 디자인이나 재질 등을 변경해 차별화를 두는 경우가 많지만 볼보 S60 T6 R-디자인 패키지를 제외하면 크게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는다.

S60 T6는 S60 탑 퍼포먼스 모델이지만 S60 T5, D4 등의 모델과 비교해서 특별히 차별화된 부분이 없다. 다만 트렁크에 붙은 T6 앰블럼 때문에 306마력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S60 고성능 모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인테리어 또한 작년에 시승한 S60 T5와 비교해서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었다. 엄밀히 말해서 S60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T6, T5, D4 등 S60 모델별 차이 보다는 R-디자인 패키지 적용 유무 차이가 더 크다.

수퍼차저 + 터보차저가 결합된 306마력 트윈차저 가솔린 엔진

볼보 S60 T6는 S60 시리즈 중에서 가장 높은 파워를 내는 고성능 모델이며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내는 2.0L 트윈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트윈차저라는 용어가 생소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설명하자면 수퍼차저와 터보차저가 결합된 걸 트윈차저라고 한다.

사실 트윈차저는 이미 과거 폭스바겐 등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 먼저 선보인 사례가 있다. 트윈차저는 수퍼차저와 터보차저의 장점만을 결합하여 자연스러운 엔진 반응과 높은 파워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먼저 수퍼차저는 엔진의 동력을 이용해 공기를 과급하여 출력이 올라간다. 직접 엔진의 동력을 이용해 과급하기 때문에 터보랙 같은 엔진 반응이 지연되는 현상이 없으면서도 엔진의 파워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터보차저의 경우 낮은 rpm에서 배압이 낮기 때문에 리스폰스가 떨어지고 토크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그러한 단점을 수퍼차저가 해결해 주는 셈이다.

수퍼차저는 3,500rpm까지 활성화되고 3,500rpm 이후는 터보차저가 공기를 밀어 넣어 출력을 더욱 끌어올린다. 내구성 측면에서는 수퍼차저가 터보차저보다 더욱 유리하기 때문에 모든 rpm 영역에서 터보가 작동하는 일반적인  가솔린 터보 엔진과 비교해서 터보차저의 수명을 더욱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응이 빠르고 낮은 rpm부터 강한 힘을 내주는 수퍼차저 덕분에 어떠한 주행 상황에서도 여유로운 힘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출력이 높은 가솔린 터보 엔진의 경우 대체로 1,500rpm 이하 낮은 rpm에서 토크가 크게 낮다는 단점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A 45 AMG가 대표적인데 2,000rpm 이후 폭발적인 힘을 느낄 수 있지만 2,000rpm 이하에서는 힘이 거의 없다는 단점도 있다. 터빈 하나만으로 공기를 연소실에 밀어 넣는데 터빈을 돌릴 만한 배압이 낮은 rpm에서 충분하지 않다는 증거다.

반면 볼보 S60 T6는 1,500rpm 이하 구간에서도 완만하게 가속할 수 있을 만큼 높은 토크를 낸다. S60 T6는 시속 100km/h 8단으로 주행 시 약 1,500rpm을 유지하는데 수동모드로 8단 고정한 상태에서도 꾸준하게 가속할 수 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 낮은 rpm으로 충분히 힘을 낼 수 있는 증거이며 힘이 좋을 수록 운전자가 엑셀레이터 페달을 상대적으로 덜 밟게 되어 연비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훌륭한 트랙션 컨트롤, 기대 이상의 정속주행 연비

300마력 이상 대부분의 고성능 모델들은 후륜구동 또는 AWD이며 전륜구동 모델은 흔하지 않다. 그 이유는 전륜이 조향과 동력전달 둘 다 담당하는데 스포츠주행이 빈도가 높을 경우 전륜타이어 마모가 빨리 촉진된다. 특히 전륜구동은 한정된 엔진룸 공간에 엔진과 변속기를 같이 탑재하기 때문에 좌측과 우측 샤프트가 다른 경우가 많아 정지 상태에서 급 출발할 때 타이어만 미끄러지고 가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토크스티어 현상이 쉽게 발생한다.

하지만 S60 T6는 300마력이 넘는 고성능 모델임에도 AWD가 아닌 전륜구동을 그대로 적용했다. 토크스티어 현상을 크게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AWD를 굳이 탑재하지 않았던 걸까? 그 점이 궁금해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브레이크, 엑셀레이터 페달 둘 다 꾹 밟은 상태에서 스톨스타트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ESC를 해제한 경우와 해제하지 않은 경우 둘 다 진행했다. 참고로 볼보 S60 T6는 ESC를 해제하는 별도의 버튼이 없고 센터페시아의 MY CAR 다이얼을 통해 자동차 메뉴에서 ESC를 해제해야 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젖은 노면에서 급 출발하면 마치 ABS가 작동되는 것처럼 전륜타이어는 최대한 노면과 밀착해 최적의 트랙션을 확보하며 가속을 한다. 비가 내려 마찰계수가 낮은 젖은 노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수준이다. 시승차에 장착된 타이어가 브리지스톤 S001 타이어인데 타이어 마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임을 감안하면 S60 T6 트랙션 컨트롤은 매우 뛰어난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다.

가속력은 훌륭하지만 급 가속 시 처음에는 306마력이라는 수치가 체감적으로 확 닿지 않는다. A 45 AMG, S3 등의 고성능 모델이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탑재 되었지만 반해 S60 T6는 8단 자동변속기가 그대로 적용되었다. 빠른 반응 보다는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추구하지만 급 가속 시 6,500rpm 부근에서 빠른 속도로 변속되는데 이때 약간의 변속 충격이 동반된다. 하지만 기분 나쁜 느낌은 아니며 스포츠주행 시 운전자에게 더욱 자극적인 느낌을 가미한다.

306마력에 달하는 고출력 모델이기 때문에 연비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연비는 기대 이상으로 좋다. 국내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0.6km/l, 시내 9.1km/l, 고속도로 13.4km/l의 연비를 인증 받았다. 하지만 고속도로 주행 시 8단으로 고정한 상태에서 시속 80-140km/h를 주행할 경우 연비는 약 15km/l에 근접하는 등 전반적으로 공인연비 이상의 실제 연비를 보였다. 위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시속 82-84km/h 주행 시 트립에 표기된 연비는 22km/l나 된다.

시승하는 동안 비가 계속 내려 서킷, 와인딩 테스트는 진행할 수 없었다. 특히 S60 T6에는 2세대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이 탑재되어 있어 가로등 없는 어두운 구간에서 자동으로 하이빔이 활성화되고 가로등이 있는 구간 또는 마주 오는 자동차가 접근하면 하이빔이 꺼진다.

2세대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은 여기에 더해 좌, 우 하이빔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살아있는 생명체의 눈처럼 더욱 효과적으로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한다. 위 영상을 보면 2세대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알 수 있다.

편안함 그것은 선택이 아닌 기본

S60 T6는 짜릿하고 파워 넘치는 스포츠주행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편안함까지 고루 갖춘 고성능 모델이다. 거기에 연비도 기대 이상으로 좋아 데일리카 위주로 운행해도 큰 부담이 없다.

우리는 볼보를 안전을 중시하는 브랜드라고 생각 하겠지만 안전 뿐만 아니라 탑승자들의 편안함과 쾌적함을 최대한 보장하는 브랜드이며 새차 구매 후 실내에서 발생하는 새차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새차냄새는 보통 프탈레이트, 폴리브롬화 비닐 등의 환경호르몬 냄새인데 볼보는 이러한 환경호르몬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탑승자들의 안전과 배려 편안함을 잃지 않은 중 하나인 S60 T6 국내 판매가격은 5,750만원 이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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