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준으로 소형, 준중형, 중형, 준대형, 대형으로 자동차 급을 나누고 있으며 유럽은 A, B, C, D 세그먼트 순으로 미국은 마이크로카, 컴팩트카, 미드사이즈, 엔트리 레벨 럭셔리, 풀사이즈 등으로 자동차 급을 구분한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의 최하위 모델 그리고 최상위 모델을 감히 비교할 수 있을까? 쉽게 말하자면 현대차 기준으로 엑센트하고 에쿠스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며 당연히 성능, 주행감성, 인테리어 재질, 정숙성 등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에쿠스가 우위에 있고 비교를 못하는 것이 정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자동차 메이커의 경우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주행성능, 정숙성, 등에서 최상위 모델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자동차 메이커에서 최초로 개발한 신기술을 최상위 모델부터 우선 적용하지만 최상위 모델과 최하위 모델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다.

▲ 출처-GM MEDIA

캐딜락에서 폭넓게 탑재되는 엔진이 V6 3.6L 엔진인데 우리나라에 수입 판매되는 캐딜락의 엔트리 모델 ATS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만 탑재되지만 북미에서는 V6 3.6L 엔진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 엔진은 캐딜락 하위 모델 ATS부터 최상위 모델 XTS까지 탑재되고 있다.

따라서 캐딜락 ATS는 국내 완성차 메이커 기준의 하위 모델로 접근하면 안 된다. 캐딜락 모델 라인업에서 크기만 가장 작을 뿐 상위 모델에 탑재된 대부분의 전자 장비들이 기본적으로 탑재되거나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젊은 운전자들을 겨냥한 캐딜락 입문용 모델 ATS

ATS는 크기가 가장 작은 만큼 캐딜락 모델 라인업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 ATS 세단의 경우 4,450만원부터 구매 가능하며 ATS 쿠페는 5,300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ATS 세단과 쿠페의 직접적인 경쟁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 BMW 3 시리즈, 혹은 4 시리즈 모델이다.

캐딜락을 포함한 프리미엄 자동차 메이커들이 출시한 하위 모델들은 젊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학교 졸업 후 취직한 신입사원들이 바로 구매하기엔 벅차다. 캐딜락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구매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성공한 자영업자 아니면 아직 선뜻 구매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수입차시장에서 독일 자동차 브랜드가 대세인 우리나라 현실에 캐딜락은 일단 희소성이 높다.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 다운 디자인, 아낌없이 적용한 가죽 인테리어 재질 그리고 성능에 한번 매료되면 다른 브랜드로 바꾸기 힘들다는 장점도 있다. 캐딜락은 입문하기엔 여전히 힘들지만 한번 입문하면 높은 만족도를 선사한다.

다만 ATS는 쿠페나 세단 둘 다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 BMW 3 시리즈와 비교해서 뒷좌석 공간이 좁다는 단점이 있다. ATS 쿠페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뒷좌석 공간 넓이에 신경을 쓰진 않겠지만 세단 구매자 중에서 넓은 뒷좌석 공간을 희망한다면 위 급 모델인 CTS를 구매해야 한다. 뒷좌석 공간이 좁기 때문에 ATS는 세단보다 뒷좌석 탑승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쿠페가 더 낫다고 생각되며 따라서 기혼자 보다는 젊은 미혼남녀가 구매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자동차 메이커들이 익스테리어는 물론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유사한 패밀리룩을 이루고 있으며 캐딜락 또한 대세를 따르고 있다. 특히 위 급 4도어 세단 모델인 CTS 그리고 ATS의 디자인을 비교해 보면 익스테리어는 물론 공조용 터치 버튼, 에어벤트 디자인 배치를 제외하면 인테리어 디자인도 유사하다.

참고로 ATS 쿠페는 세단과 다르게 뒷좌석에 2명만 탑승 가능한 4인승 모델이다. 뒷좌석 가운데 시트 대신 컵홀더로 대체되었으며 후륜구동 모델이기 때문에 드라이브 샤프트가 지나가는 센터 터널이 불룩 솟아올라 있다. 따라서 뒷좌석에 3명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해도 가운데 시트에 탑승할 경우 상당히 불편할 것이며 그럴 바에는 어설프게 뒷좌석 3명이 타는 것 보다는 ATS 쿠페처럼 뒷좌석 시트를 좌, 우로 분리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높은 rpm에서 강력한 힘을 내뿜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

위 급 모델인 CTS에도 탑재되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근 스펙이 변경되어 최대토크를 36kg.m에서 40.7kg.m로 끌어올렸다. 다만 1,800rpm부터 최대토크가 터지는 종전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다르게 현재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의 최대토크는 3,000rpm부터 터지도록 설계되었다.

그래서인지 2,000rpm 이하 낮은 rpm 상태에서는 힘이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으며 스톨스타트를 시도해도 마른 노면에서는 타이어가 스핀 하지 않아 정지 상태에서 번아웃이 힘들다. 다만 이러한 셋팅 때문에 일상적인 주행에서 상대적으로 운전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2,000rpm 이하에서는 약간 굼뜨지만 2,000rpm 이상 올라가게 되면 272마력 이라는 수치에 걸맞게 등을 떠미는 듯한 힘과 맹렬한 가속력을 느낄 수 있으며 시속 200km/h까지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작년 하반기 ATS 쿠페와 같은 엔진을 탑재했지만 더 크고 무거우며 AWD 시스템까지 갖춘 CTS의 가속력도 가공할 만한 수준이었는데 CTS보다 작고 가벼우며 후륜구동 모델인 ATS 쿠페는 말이 필요 없다.

다만 잦은 급 가속을 하게 되면 그만큼 연비가 크게 떨어진다.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이 유행하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터보 엔진은 급 가속할 때마다 연비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기 때문에 연비에 신경을 쓴다면 보다 섬세하게 엑셀레이터 페달을 조작해야 한다.

스포츠쿠페 모델에 걸맞게 서킷, 와인딩 로드에서 캐딜락 ATS 쿠페는 짜릿한 성능과 운전재미를 보장한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는 일부 가솔린 터보차들이 열 때문에 ECU에서 rpm 제한을 하거나 파워를 낮추는 세이프 모드가 활성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캐딜락 ATS 쿠페는 낮 기온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에서도 출력저하 없이 강력한 성능을 유지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MRC 탑재되지 않았음에도 뛰어난 주행안전성은 여전

캐딜락의 전매특허 중의 하나인 MRC(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는 노면 상황을 0.001초마다 감지하여 최적의 댐핑 감쇄력을 설정하여 어떠한 주행 상황에서도 높은 주행안전성을 보장한다. 이미 작년 하반기 MRC가 탑재된 캐딜락 CTS를 시승했었는데 가혹한 주행상황에서 롤링, 피칭, 바운싱을 크게 억제해 인상적인 주행안전성을 경험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ATS 쿠페는 MRC가 탑재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MRC가 탑재된 CTS와 비교해서 승차감이나 좌우 롤링, 바운싱, 피칭 등이 미묘하게 다르다. 그렇다면 주행성능이 좋지 않다는 걸까? 그건 아니다. ATS의 경쟁모델인 BMW 428i와 비교해 보면 428i는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어 있음에도 서스펜션이 ATS 쿠페보다 부드럽고 스티어링휠 반응이 의외로 ATS보다 둔한 기억이 있다. MRC가 탑재되지 않았을 뿐이지 캐딜락의 날카로운 주행성능은 여전하다.

잘 서고, 잘 달리고, 잘 도는 ATS는 일상주행 뿐만 아니라 트랙데이 등 서킷에서 즐거운 주행을 보장한다.

정장부터 레이싱슈트까지 무엇이든 어울리는 캐딜락 ATS

보다 더 젊은 고객을 위한 캐딜락 ATS 쿠페는 성공한 젊은 미혼 남녀를 위한 희소성 높은 럭셔리 쿠페이며 정장을 입고 일상적인 출, 퇴근부터 서킷에서 레이싱슈트를 입고 짜릿한 스포츠주행까지 즐길 수 있는 만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서킷주행에 관심이 많다면 ATS 쿠페는 높은 만족도를 선사할 것이다.

예전에 작성한 캐딜락 CTS 시승기에서 시승기 말미에 직접 시승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고 작성한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시승한 ATS 쿠페를 포함해서 국내 수입 판매되는 모든 캐딜락 모델에 관심 있다면 직접 시승, 동승하는 체험을 해봐야 캐딜락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은 주도하는 브랜드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현재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은 탑 퍼포먼스 모델이나 스포츠 패키지 모델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노멀 모델은 주행성능 보다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편리한 운전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과거 단단한 서스펜션, 무거운 스티어링휠과 페달 감각을 기억하는 자동차 매니아들은 과거 독일차 특유의 감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캐딜락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타협한 독일 브랜드들과 반대로 대부분의 캐딜락 모델 서스펜션 셋팅이 단단해지고 있으며 어떠한 주행 상황에서도 잘 달리고 잘 돌며 잘 서는 주행안전성에 치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캐딜락의 승차감이 떨어지는가? 부드러운 승차감은 아니지만 하지만 엉덩이와 허리에 부담을 주진 않는다.

ATS 쿠페는 이러한 캐딜락의 지향점을 충분히 반영한 엔트리 모델이며 독일 자동차 브랜드에 식상하거나 희소성 그리고 캐딜락을 경험해 보고 싶은 젊은 고객들을 포섭하는 역할을 하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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